"매국 좀비" vs "국민 일깨운 계몽령" …광주서 尹 탄핵 찬반집회(종합)
황현필, 전한길 집회 참석…두 쪽 입장 대변
경찰, 차 벽 설치…양측 충돌 원천 봉쇄
5·18민주화운동 역사적 현장인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로 두 쪽이 났다.
180여개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15일 오후 4시부터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일대에서 14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이날 총궐기대회는 시민 2만여 명이 참여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 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내란 동조 세력 처벌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무대 앞에 모여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인용을 촉구했다.
이날 총궐기대회 무대에는 한국사 강사 황현필 씨가 올라 "고등학교 시절 윤상원 열사는 아버지에게 '내가 좋은 대학을 간다고 하더라도 세상이 바뀌겠느냐'라며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에 남았다"며 "5·18 당시 전남도청과 금남로 일대에서 열사들이 민주주의를 지켰다. 그 피가 뿌려진 금남로에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내란 수괴를 지지하는 자들이 집회한다는 것은 홀로코스트가 행해진 곳에 나치 추종자들이 집회한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극우는 자국 국가 이익만을 챙기는 국수주의와 전체주의가 만나 생긴 것이라 하는데, 저들은 같은 민족을 학살했던 자들을 추종하고 있어 극우라 할 수 없다"며 "아무리 죽이려 해도 죽지 않는 매국 좀비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의 탄핵이 기각되면 비상계엄 공포 속에 살아야 한다"며 "설령 2년간 비상계엄을 선포하지 않더라도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갈 것 같으면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약무호남시무국가'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며 "역사를 돌이켜보면 지금껏 광주는 한 번도 정의로움에서 비켜서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후 1~5시 보수성향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이날 오후 주최한 국가비상기도회에는 경찰 추산 1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행사 1시간 전부터 삼삼오오 모여 윤 대통령의 탄핵 반대 팻말을 들고 거리 곳곳을 메웠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윤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외치는 이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경남 창원에서 온 송 모(59) 씨는 “광주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다고 해서 왔다”며 “엄중한 시국이 계속되는데 속히 정상 국가로 가면 좋겠다”고 했다.
무대에 오른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는 "광주 시민들께서 45년 전, 이곳 금남로에 모여 군부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피 흘리고 희생하신 것을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오늘 붉은 셔츠를 입었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며 "우리가 자유 민주주의를 누리게 된 것은 1980년 5월 군부독재에 맞서 싸웠던 정의로운 광주시민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전 씨는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통합과 화합으로 뭉쳐야만 한다"며 "오늘부로 지역 갈등의 역사를 종식하자. 모두 하나 된 대한민국을 우리 2030과 미래세대들에게 통합된 대한민국에 물려주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몽령을 통해 국민들 일깨워준 윤 대통령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비슷한 시간대 금남로 일대에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면서 두 집회 중앙 무대 사이에 100m가량의 차 벽을 설치해 양측 집회 참가자 간 충돌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집회 도중 세이브코리아 집회 참여자가 탄핵 찬성 궐기대회 쪽으로 넘어와 '이재명 구속', '윤석열 탄핵 반대', '5·18은 폭동' 등을 외치며 소동이 발생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으나, 경찰의 중재에 일단락됐다.
집회 종료까지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다툼이 지속되자 경찰은 한때 두 집회를 연결하는 도로 통행을 차단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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