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편'인 남편, 역대급 '보살' 아내의 눈물
[이준목 기자]
아내와 가족에게는 소홀하면서, 남들에게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남의 편'이 되어버린 남편의 만행이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13일 방송된 JTBC 부부솔루션 <이혼숙려캠프>에 8기 출연자인 '탁구 부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탁구 부부(김현탁-조윤희)는 불과 결혼 2년 차로, 13개월 된 딸을 키우는 40대 동갑내기 부부였다. 이혼의사가 없다는 남편과 달리, 사연을 신청한 아내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남편의 행태에 지쳐 이혼을 고민중 이라고 밝혔다. 과연 이 부부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독박 육아 하는 아내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아내는 고질적인 갑상선 환자로 수술까지 받았고 현재도 약을 복용하며 투병 중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휴식을 핑계로 직장을 그만둔 후 6개월째 무직으로 지내고 있었다. 가족은 현재 육아 휴직 급여와 부모 급여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남편은 살림과 육아를 아내에게만 떠넘겼다. 아내의 간절한 도움 요청에도 남편은 귀찮아하며 오히려 짜증을 냈다. 어려워지는 가계 사정을 호소하는 아내 앞에서 혼잣말로 욕설을 내뱉거나 대화를 회피했다.
남편은 '탁구'를 즐겨 했다. 부부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도 탁구선수 출신이었던 아내에게 남편이 호감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남편은 현재 생활체육 탁구선수로 활동하고 있었다. 무직으로 지내면서도 탁구 일정만큼은 절대 빼먹지 않으며 주말 경기가 있을 때마다 가족까지 동행시켰다. 정작 남편은 아이의 돌잔치보다도 탁구 선약을 더 중요시하기도 했다.
남편은 자신의 가족은 방치하면서도 동호회원들에게는 선물을 나눠주고 환심을 사면서 스스로 뿌듯해했다. 이를 보고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아내는 "쉬고 싶다. 현재로서는 이혼 의사가 100%다. 이대로는 못살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역대급 '보살'
이번엔 남편 측 영상이 공개됐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발생했다. 그동안 캠프 출연자들은 경중을 떠나 부부 양쪽에게 모두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 부부는 출연자 중 최초로 아내 측의 문제점을 고발한만한 내용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은게 반전이었다. 체육인 출신으로 인내심과 책임감이 강했던 아내는 흠결이 발견되지 않으며 '보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남편 본인조차 아내에 대한 불만이 솔직히 '없다'고 인정했다. 남편은 "아마 아내는 이혼의사가 100%일 것이다. 제가 바뀌면 아내의 이혼 의사가 줄어들지 않을까"라며 본인을 개선하고자 캠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남편은 본인의 영상을 보고서도 웃어넘기거나 진지하지 못한 태도로 개선 의지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남편은 경제관념이 아예 없었고, 본인은 무직임에도 남에게는 한없이 퍼주는 소비습관까지 있었다. 남편은 아는 지인의 밀린 휴대폰 요금과 인터넷 해지 위약금까지 대신 내주기도 했다. 또한 빡빡한 살림살이에도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사재기하는 '쇼핑 중독'에 깊이 빠져 있었다.
정작 부부의 가계 상태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부부는 현재 약 2억에 이르는 큰 빚을 지고 있었다. 빚의 시작은, 결혼 전에 남편이 암호화폐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받은 대출에서 비롯됐다.
설상가상 남편은 늘어난 빚과 생활비를 또다시 무분별한 대출-카드 돌려막기로 메꾸기를 반복하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연애 초창기에는 아내가 4천만 원에 이르는 남편의 대출빚 일부를 대신 갚아주기도 했다. 아내는 남편이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고가의 당구 큐대를 구입했던 일화를 폭로하며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결국 가정은 파탄에 이르렀고 부부는 함께 신용불량자가 되어 개인회생 신청을 해야 했다. 아내는 "내 팔자를 내가 이렇게 만들었다"며 크게 후회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개선 의지가 없는 무책임한 남편에게 폭발한 아내는 "나 혼자만 허덕이고 있지 않나. 나도 여자다. 나도 꾸미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다"고 쌓인 울분을 터뜨리며 눈물을 쏟아냈다.
고심 끝에 아내는 시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하자고 남편에 제안했다. 시아버지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었고 며느리와도 관계가 좋았다. 하지만 남편은 "제가 살면서 제일 무서운 게 아빠"라며 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굳었다. 알고 보니 남편은 예전에도 몇 차례 금전 문제로 사고를 친 전력이 있었기에 또다시 사실을 고백했다가 아버지의 신임을 잃을 것을 두려워했다. 아내의 제안에 남편은 짜증을 내며 대화를 회피했다.
서장훈은 "급하면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남편이 스스로 난관을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것"며 시댁의 지원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내는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한편으로 "아기도 있으니까 신랑이 조금만 바꿔주면 제가 마음이 행복할 것 같다"며 아직은 가정을 지키고 싶은 속마음을 피력했다.
서장훈은 재차 남편에게 "진짜 본인과 가족이 도움이 안 되는 일만 하고 있다. 아내의 눈물을 뒤로 하고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쓸데없는 짓만 하고 돌아다닌다면, 남편의 인생은 남는 것 없이 망가질 것"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하지만 남편은 가사조사를 마친 후에도 본인의 잘못이 너무 과장되었다고 억울함을 드러내며 언짢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
|
| ▲ JTBC <이혼숙려캠프> 갈무리 |
| ⓒ JTBC |
아내는 심리검사 결과 우울 척도가 역대 출연자 중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아내의 우울감에 대비하여 남편이 너무 해맑다"고 지적하며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혀에서만 이야기할 뿐 감각으로 느끼질 않는다"고 독설을 날렸다. 생각보다 더 심각한 아내의 상태를 알게 된 남편은 충격에 빠졌다.
전문가는 아내에 대하여 "그동안 캠프에 왔던 아내 중에 가장 불행한 여인"이라고 진단하며 안타까워했다. 아내는 상담 시작부터 끝까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알고보니 아내는 어린 시절 이혼 가정에서 자랐던 아픔이 있었고, 그래서 되도록 아이와 가정을 지켜야겠다는 책임감이 강했다. 심리검사에서 아내는 자신을 '버티는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절망스러운 상황속에서 이 아내를 버티게 하는 유일한 힘은 아이였다.
전문가는 아내를 "상처 입은 치유자"라고 진단하며 자신의 상처를 통하여 내 상처뿐 아니라 타인의 상처로 돌보려는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를 지키려는 아내의 마음은, 곧 본인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과정이기도 했다.
남편에 대해서는 "남편이나 아빠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른다. 사고뭉치 아들로만 살아가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전문가는 "이제는 아빠이자 남편이라는 가장으로 살아가라"고 주문했다. 우울도가 높은 아내에게는 지속적인 상담을 받을 것, 남편에게는 아내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솔루션으로 전했다.
그런데 남편은 솔루션 이후 오히려 이혼 이사가 높아졌다며 고민에 빠졌다. 남편은 스스로에 대한 자책감과, 과연 본인이 변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는 이유로 마음을 잡지 못했다.
이어 부부는 심리극 치료 시간을 가졌다. 아내는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을 털어놓았다. 아내는 어머니는 집을 나가버리며 할머니 손에서 자라야 했다. 심리극에서 아내는 "절대 엄마처럼 안 살 거야"라고 다짐하며 자신을 버린 부모와는 다르게 책임감 있는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지켜보던 남편도 아내의 상처에 처음으로 깊이 공감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남편은 아내를 따뜻하게 포옹하며 "그동안 아내에게 짐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조금이라도 발전되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한편 걱정부부는 최종 이혼 조정을 앞두고 법률상담에 돌입했다. 부부는 이혼에 대한 유책 사유를 놓고 상담을 진행했다. 줄곧 본인이 일방적인 피해자라고 주장하던 아내는 자신이 제시한 남편의 유책 사유 대부분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변호사의 분석에 큰 충격을 받았다. 부부는 이구동성으로 이혼하더라도 아이들에 대한 양육권만은 절대 포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다음 주로 예고된 최종조정을 앞두고 긴장감을 높였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성 주연' 많아진 할리우드, 나이 들면 역할 없네
- 개천에서 난 용, 새 '캡틴 아메리카'는 어떻게 미국 구할까
- 모두가 극찬하는 미국 영화, 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
- 30년 케미 유재석·송은이의 '도시탐방' 재밌네
-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부상 딛고 아시아 정상 오른 차준환
- 윤석열 내란 예견? 자막부터 소름 돋는 22년 전 코미디
- 커서도 엄마랑 잘 지내는 샤이니 키... 둘을 이어준 '이것'
- '내가 캡틴 아메리카 해도 될까'... 평범한 영웅의 매력
- 명장 최성용도 무소용? '골때녀' 개벤져스 복귀전 참패 요인
- 피자 먹으려고 병원 나갔다가... 시한부 그녀의 운명 같은 만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