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란 예견? 자막부터 소름 돋는 22년 전 코미디

임병도 2025. 2. 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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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MBC <코미디하우스> '역사뉴스' 재조명... 비상계엄·무속 논란 맞물려 화제

[임병도 기자]

 MBC <코미디하우스>의 '역사뉴스' 코너에서 연산군이 갑자기 계엄을 선포하는 장면
ⓒ 웨이브 화면 갈무리
무려 22년 전에 방송된 코미디 프로그램이 12.3 내란사태를 예견했다며 SNS에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MBC <코미디하우스>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방송된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입니다. '역사뉴스'는 역사적 사건들을 코믹하게 재해석해 뉴스처럼 보도하는 코너로, 개그맨과 배우들이 역사 속 인물을 연기해 많은 웃음을 안겨줬습니다.

2003년 4월 5일 방송된 '연산 12년' 편에는 성우 겸 배우인 김기현씨가 연산군으로 출연했습니다. 연산군은 앵커(최양락 분)가 "백성들이 전하의 선정(백성을 바르고 어질게 잘 다스리는 정치)만 바란다"는 말에 "기대하지 말라"면서 인터뷰 도중 술을 마십니다. 이를 본 앵커가 말리자 갑자기 계엄을 선포합니다.

"내 이 자리를 빌려 백성들에게 경고 성명을 발표하겠다. 본인은 최근 일부 과격한 폭도들이 감히 역심을 품고 불온한 집회를 모여하는 등 나라의 안녕과 질서를 해하는 작금의 사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오늘 이 시간을 기해 온 나라에 계엄을 선포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연산군이 생뚱맞게 계엄을 선포하는 모습이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과 너무 똑같다며 '마치 시간 여행자처럼 2024년을 미리 보여준 것 같다'는 반응입니다.

광화문 촛불 시위에 지지율까지... 2024년 재연?
 2003년 4월 5일 방송된 MBC <코미디하우스>의 '역사뉴스' 코너 중 '연산 12년' 편
ⓒ 웨이브 화면 갈무리
'역사뉴스'의 '연산 12년' 편은 "국왕의 폭정에 항의하는 백성들의 시위가 곳곳에서 거세지고 있다"라는 앵커의 멘트와 함께 시작됩니다.

현장 기자(표영호 분)는 백성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과 피켓을 들고 집회를 하는 모습, 궁궐 앞이 모인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전투 포졸 간의 극심한 몸싸움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스튜디오에서는 '연산집권 대국민지지도'라며 "초기 50%가 넘는 지지율이 무오사화를 계기로 22.7%로 급락하고, 갑자사화에선 바닥을 쳤다"고 말합니다.

무오사화는 연산군 4년에 발생한 조선시대 최초의 사화이며, 갑자사화는 연산군이 재임 10년차에 친어머니인 폐비 윤씨 사건을 빌미로 일으킨 대규모 숙청 사건입니다.

<코미디하우스> '역사뉴스'가 보여준 '연산 12년' 편은 비록 코미디 프로그램이지만 윤석열 대통령 퇴진 시위와 지지율 등의 모습이 지금과 너무나 흡사해 조선시대가 아닌 2024년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코미디 프로보다 더 코미디 같은 현실
▲ ▲ MBC <코미디하우스> '역사뉴스' 코너의 '장희빈' 편
ⓒ 웨이브 화면 갈무리
2003년 3월 8일 방송된 '장희빈' 편도 온라인에서 큰 화제입니다. 장희빈이 체포돼 사약을 받는 모습이 나오는 장면에선 "무속인, 취선당 무수리, 문지기 등 관련인사 줄줄이 소환"이라는 자막이 나옵니다.

또한 "무속인 협회, 관련 무속인 제명 조치", "대규모 굿 자제 방침", "주술에 야구방망이까지 동원"이라는 자막과 관련 재연 영상이 나옵니다.

'장희빈' 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싸고 무속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아서입니다.

특히 이번 12.3 내란 사태의 주요 피의자 중 한 명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점집을 운영한데다 계엄을 앞두고 무속인에게 사주를 봤다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풍자 코미디가 더 그리워지는 이유
 2003년 3월 15일 방송된 MBC <코미디하우스> '3자토론'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들과의 대화를 풍자했다.
ⓒ 웨이브 화면 갈무리
당시 정치 상황을 풍자한 코너도 있었습니다. 2003년 3월 15일에 방송된 '3자 토론'은 '코미디언실 개편에 따른 평코미디언들의 집단 반발에 따라 코미디언 헌정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개그대권 후보와 평코미디언들의 대화 시간'으로 꾸며졌습니다.

이날 방송은 불과 일주일 전인 3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과의 대화를 풍자한 것입니다.

방송에선 평코미디언이 노무현 대통령으로 분장한 배칠수 후보에게 "배 후보님은 토론의 달인입니다. 저흰 토론의 아마추어입니다. 토론으로 저희를 제압하실 생각이라면 일치감치 버리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합니다.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허상구 검사가 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께서는 토론의 달인입니다. 저희들은 토론과는 익숙지 않은 그야말로 아마추어들입니다. 검사들을 토론을 통해 제압하시겠다면 이 토론은 좀 무의미하지 않습니까?"라고 말한 모습을 패러디한 것입니다.

12.3 내란 사태부터 서부지법 폭동 사태까지 우리 사회가 극단적인 모습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위협과 폭력을 보면서 갈등을 해소시킬 수 있는 다른 방안은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해봅니다. 그래서 더욱 풍자 코미디가 그리워집니다.

<코미디하우스>는 현재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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