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가 떠난 학교... 추모, 국화 그리고 아이브 장원영 포카

심규상 2025. 2. 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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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끊이지 않는 추모 발걸음, 같은 학교 학생도 어른도 "하늘아 미안해"

[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고 김하늘 학생이 다닌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울타리에는 추모시민들의 추모 메시지와 추모 물품이 놓였다. 고 김하늘 학생이 좋아한 아이브 장원영씨의 포토카드가 놓여 있다.
ⓒ 심규상
 고 김하늘 학생이 다닌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추모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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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8) 학생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유족들은 슬픔 속에서도 '하늘이법'(가칭)을 통한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12일 오후 1시, 하늘 학생이 다니던 A초등학교(대전 서구) 정문 앞은 추모 시민들이 마련한 꽃과 물품으로 뒤덮였다. 정문을 중심으로 오른쪽 학교 울타리를 따라 50여 m에 이르는 긴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추모글과 흰 국화, 하늘 학생이 좋아할 만한 과자와 인형 등이 빼곡하게 놓였다. 하늘 학생이 무척 좋아한 아이브 장원영씨 포토카드도 놓여 있었다. 시민들은 눈비에 행여 젖을세라 우산을 씌우거나 비닐 막으로 덮여 놓기도 했다.

이날 오전부터 현장엔 진눈깨비가 내렸다.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추모글을 써 붙이고 한참 동안 고개를 숙였다. 추모글에는 숨진 하늘 학생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 내용이 많았다.

끊이지 않는 추모 발걸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고 김하늘 학생이 다닌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인근에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 심규상
 고 김하늘 학생이 다닌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는 12일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이날 학생들이 현장을 찾아 추모 메시지를 작성했다.
ⓒ 심규상
 고 김하늘 학생이 다닌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는 12일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이날 학생들이 현장을 찾아 추모 메시지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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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정말 미안하다" "내가 대신 미안해" "못 지켜 줘서 미안해" "어른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등이다. 그밖에 "하늘에서는 예쁜 별이 되어 편히 쉬라" 등의 안식을 기원하는 글도 있다.

같은 학교 친구들의 글도 모였다. 친구들은 "하늘아! 하늘에서 편히 쉬어"라고 썼다.

분노를 표현한 글도 있었다. 한 추모 시민은 노트를 찢어 '하늘 양을 살해한 교사의 신상을 공개하라'고 쓴 뒤 곧바로 교문 옆에 붙였다.
 대전 초등학생 김하늘양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가 학교 경내에 마련한 추모공간에 하얀 국화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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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은 손에 손에 조화를 들고 추모시민들이 몰려들자, 이날 오후 1시께 학생안전보호실 앞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분향소에는 '너의 아름다운 꿈이 하늘에서 빛나기를…. 너를 잊지 않을게'라는 글귀를 새겼다.

한 아이의 손을 잡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은 "우리 아이가 이 학교 2학년"이라며 "우리 아이가 하늘 학생이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합동분향소 옆에 마련된 추모게시판도 순식간에 추모글로 덮였다. 이 학교에 다니는 2학년 학생이라고 소개한 학생은 "하늘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선배가"라고 썼다. 시민들은 학교 정문과 분향소에 있는 추모글을 읽으며 눈물을 훔치거나 눈시울을 붉혔다.

대전시교육청은 2월 14일까지를 추모 기간으로 정했다. 하지만 학교 측 관계자는 "합동분향소는 아직 운영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학교 교정에 학교 측이 오래 전 세워 놓은 안내판이 보였다. 안내판에 새긴 '이곳에서 웃으며 인사해요. 즐겁게 학교생활 하겠습니다'는 글귀가 아프게 다가왔다.
 고 김하늘 학생이 다닌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입구에 놓인 입간판. "이곳에서 웃으며 인사해요. 즐겁게 학교생활 하겠습니다"라고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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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아빠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이날 하늘 학생의 빈소가 마련됐다. 빈소 영정 사진의 하늘 양은 막대사탕을 들고 활짝 웃고 있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에 따른 사망원인을 '다발성 예기 손상에 의해 사망'이라고 밝혔다. 날카로운 흉기에 의해 여러 곳에 손상을 입었다는 의미다.

빈소에는 주로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최상목 대통령권한대행을 비롯해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정치인들의 조기 또는 조화가 빼곡했다.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에 마련된 고 김하늘 학생의 빈소. 영정 속 김하늘 학생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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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추모의 마음을 담아 보낸 물품도 보였다. 한 배달 기사는 빈소에 물품을 전하며 휴대전화 문자를 내보였다.
휴대전화 문자에는 '점포사장님께: 춘천에 사는 OO 엄마입니다. 하늘이 가는 길에 간식이라도 챙겨주고 싶어요. 하늘아, 예쁜 별로 잘 가'라고 썼다. 이 시민은 '배달 기사님께: 꼭 상주분께 부탁드립니다. 아들만 둘이라 딸은 뭘 좋아하는지 몰라 티니핑으로 보냅니다. 하늘이가 좋아하길 바라며…. 하늘아 미안해'라고 전했다. 배달 기사는 "어머니 라이더예요. 제가 배달 안전히 해드릴게요. 감사해요"라고 답했다.
 대전 초등학생 피살사건의 피해자인 고 김하늘 학생 빈소에 전국 각지에서 추모의 마음을 담은 물품도 도착하고 있다. 한 라이더가 보여준 문자 내용에 따르면, 춘천에 사는 한 학부모가 추모 물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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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아버지는 "여야 대표들이 와서 하늘이 가는 걸 봐주시고 제 얘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라며 "이번 사건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하늘이법'을 통해 제2의 하늘이가 안 나오도록 도와주고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앞서 하늘이 아버지는 언론에 "심신미약 교사들이 치료받을 수 있게, 하교하는 저학년생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게 해달라"면서 하늘이법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각각 이날 저녁 빈소를 방문해 조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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