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음악 시도하고, 두 여성 저울질... '밥 딜런'의 20대는?

김상화 2025. 2. 1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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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김상화 칼럼니스트]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포스터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밥 딜런(Bob Dylan, 1941~)은 미국 대중 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싱어송라이터 중 한 사람이다. 1960년대 통기타 하나 들고 뉴욕 포크 클럽 무대에 등장한 이래 지금까지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키며, 노벨문학상도 받았다.

그동안 그의 이야기는 영화, 다큐멘터리 등으로 제작돼 왔다. 토드 헤인즈의 <아임 낫 데어>,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의 다큐 <노 디렉션 홈>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또 다른 영화 한편이 한국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컴플리트 언노운>(감독 제임스 맨골드)이다.

배우 티모시 살라메는 멋진 노래 솜씨까지 들려주는 등 '청년' 딜런으로 완벽히 변신했다. 영화는 제97회 아카데미 어워즈 8개 부문에 걸쳐 후보에 올랐다. <컴플리트 언노운>에는 위대한 싱어송라이터의 청년 시절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담겨 있었다.

뉴욕에 도착한 딜런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밥 딜런은 뉴저지에서 무작정 자신의 음악적 우상 우디 거스리 (Woody Guthrie, 1912~1967)를 만나기 위해 뉴욕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또 다른 포크 음악계 스타 피트 시거(Pete Seeger, 1919~2014, 에드워드 노튼 분)의 도움으로 자신이 만든 음악을 들려줄 기회를 얻는다.

이후 뉴욕 포크 클럽 공연을 통해 인지도를 쌓는다. 밥 딜런은 자신의 가능성을 눈여겨 본 매니저 앨버트 그로스먼(1926-1986)의 주선 속에 거대 음반사 컬럼비아 레코드와 전속 계약을 맺고 꿈에 그리던 데뷔작(셀프타이틀 앨범 < Bob Dylan >)을 공개한다. 그의 자작곡 대신 대부분 포크 고전을 재녹음한 커버 음반 수준의 구성은 그에겐 좌절감을 줬다.

그는 여자친구 실비(엘르 패닝 분)와 인기 포크 가수 조안 바에즈(Joan Baez, 1941~, 모니카 바바로 분) 사이를 오가는 미묘한 이성 관계를 유지했다. 동시에 창작열을 불태운 딜런은 본인의 곡으로만 채워진 두 번째 음반 (1963)을 완성했다. 'Blowin' In The Wind', 'A Hard Rain's Gonna Fall' 같은 명곡이 포함된 앨범이다. 이후 그는 웬만한 록스타 부럽지 않은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한다.

밥 딜런의 시도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의 절반가량은 1965년에 발생한 '어떤 일'에 집중한다.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은 팝 음악 역사를 논할 때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저 통기타, 하모니카 등 단순한 어쿠스틱 악기에 의존하는 포크 음악 축제에 밥 딜런은 일렉트릭 기타, 드럼 등을 앞세운 록 사운드로 공연을 감행했다. 결국 주최 측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거센 비난을 야기했다.

포크뿐만 아니라 록큰롤, 블루스, 컨트리 장르에도 개방된 사고를 지녔던 딜런은 안주하지 않았다. 비록 정상적인 행사 진행이 불가능할 만큼의 반발을 야기했지만 이 사건은 1960년대를 풍미했던 장르 중 하나인 '포크 록' 탄생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마이크 블룸필드(기타), 알 쿠퍼(오르간) 등 후일 위대한 연주인으로 평가되는 또 다른 청년 음악가들과 손잡고 'Like A Rolling Stone' , 'Tomstone Blues' 등 새로운 시대의 딜런을 정규 6집 < Highway 61 Revisited >(1965)를 발표한다.

일렉트릭 포크 록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제목 <컴플리트 언노운>은 잘 알려진 것처럼 'Like a Rolling Stone' 가사 속 한 구절이다. 연출을 담당한 제임스 맨골드는 앞서 2005년 컨트리 스타 자니 캐시와 부인 준 카터 캐시의 일대기를 그린 <앙코르>(원제 'Walk The Line')으로 성공적인 음악 전기 영화를 만들었다.

딜런은 생전의 캐시와 막역한 사이였다. 맨골드 감독은 <앙코르>에서 캐시의 어린 시절부터 전성기, 노년기에 이르는 수십 년의 세월을 시간 흐름 속에 고르게 담아냈다. 반면 <컴플리트 언노운>은 밥 딜런의 청년 시절, 특히 1961년 무명의 싱어송라이터 시절부터 일렉트릭 사운드로 변신을 단행한 1965년까지의 약 5년에만 집중했다.

명반 탄생을 이뤄낸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중반, 음악적 방황기의 1980년대, 언플러그드 붐에 힘입은 부활에 성공했던 1990년대의 이야기는 철저히 배제했다. 그 결과 영화는 1960년대 초반 창작인으로서의 방황, 여성 편력 등을 가감 없이 그려냈다.

'청년' 밥 딜런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1960년대의 미국 사회는 소련과의 핵무기 개발 경쟁, 베트남전 발발, 흑인 차별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 케네디 대통령 암살 등 정서적 혼란에 처한 시대였다. TV 화면 속 전해지는 뉴스에선 이러한 내용들로 넘쳤고 자연스럽게 딜런의 가사는 그 시절의 사회상을 담아냈다.

여자친구 실비와 선배 가수 조안 바에즈 사이를 오간 20대 청년 딜런은 위대한 음악가였지만 정서적으로는 성숙하지 못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남들에게 감추고 싶은 부끄러움이지만 이 또한 그의 인생사였다.

그저 대중들에게 익숙한 포크 고전만 부르길 원하는 레코드사와 매니저의 요구 속에서도 밥 딜런은 결국 자신이 구상했던 음악을 완성했다.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객 앞에서 이를 들려줬고 그 이후 팝 음악의 역사가 뒤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혁명적인 일이 벌어진다.

기대 이상의 명연을 선보인 티모시 살라메, 조연도 마다하지 않은 에드워드 노턴의 연기는 실제 인물과의 싱크로율을 높이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 올린다. 무엇보다 영화의 처음과 끝까지 밥 딜런의 명곡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티모시 살라메가 직접 가창했다. OTT에 밀려 점차 극장 문턱에 발을 내딛기 쉽지 않은 요즘이지만 <컴플리트 언노운>은 입장료 이상의 가치를 관객들에게 선사해 준다.

[관련 기사]
- 영화 <앙코르> 속 실존 뮤지션이 궁금해? http://bit.ly/PejEr
- 무명 포크가수, 그의 인생은 실패한 걸까? https://omn.kr/6jpw
- 해적판 말고 공식적으로 밥 딜런과 만나세요 https://omn.kr/494j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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