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후계자? 아예 피를로를 만들어버린 안첼로티 마법… 음바페 살려낸 '중원 사령관' 세바요스 패스

김정용 기자 2025. 2. 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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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 세바요스(레알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다니 세바요스가 레알마드리드의 중원 사령관으로 자리잡는 걸 넘어 킬리안 음바페를 살려주는 도우미 역할까지 해냈다. 비슷한 역할의 선배 중 토니 크로스뿐 아니라 안드레아 피를로를 연상시키는 멋진 플레이였다.


스리그(UCL) 토너먼트행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레알마드리드가 맨체스터시티를 3-2로 꺾으며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2차전은 20일 레알의 홈에서 열린다.


우승후보 두 팀이 16강에 직행하지 못하고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하게 된 건 기막힌 대진이었다. 리그 페이즈 36팀 중 레알이 12위, 맨시티가 22위에 그치면서 추첨 결과 맞대결이 성사됐다. '미리 보는 결승전'이었다. 달리 말하면 우승후보 중 하나는 16강조차 가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레알은 추가시간 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는데, 한 골 차로 뒤쳐져 있던 후반 15분 동점골을 넣으며 추격을 시작했다. 이때 세바요스와 음바페의 합이 빛났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은 레알은 옆으로 밀어주고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하는 패턴을 준비했지만 수비 블로킹에 막혔다. 튕겨 나온 공을 잡은 세바요스가 완벽한 타이밍에 수비 배후로 빠져 들어가는 음바페에게 툭 찍어 찬 패스를 전달했다. 음바페는 마무리하기 약간 난해한 높이였지만 끈질기게 무릎을 대 득점했다.


세바요스는 이번 시즌 내내 실험을 거듭하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마침내 찾아낸 중원의 해답이다. 레알은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의 은퇴 공백을 메우는 게 과제였지만 스타 미드필더인 페데리코 발베르데, 오렐리앙 추아메니,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모두 개인기량은 좋아도 지휘관 역할을 맡지 못했다.


원래 세바요스는 2017년 차세대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기대를 받으며 레알에 합류한 선수였다. 그러나 이후 로테이션 멤버 정도의 입지를 넘어서지 못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치고 득점 생산 능력이 떨어졌다. 루카 모드리치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그의 기술과 지능을 흉내내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하면서 레알의 핵심 선수가 됐다. 직전 경기였던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의 더비 매치에서 패스 102회 중 101회를 성공시키는 압도적인 정확도로 중원을 이끈 바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뭔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보이다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변경해 대성공한 사례로는 레알 직속선배 토니 크로스도 있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어시스트, 안첼로티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좀 더 거슬러 올라가 피를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피를로는 어린 시절 이탈리아에서 손꼽는 공격형 미드필더 유망주였지만 강팀 인테르밀란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임대를 전전하던 중이었다. 친정팀 브레시아 임대에서 후방 플레이메이커로 위치를 바꿔 보면서 가능성을 찾았고, 22세 때 AC밀란으로 이적하면서 안첼로티 감독에게 자신은 후방 지원이 더 편하다고 의견을 냈다. 안첼로티 감독이 이를 수용해 피를로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면서, 수비력보다 지능과 기술로 팀에 안정감을 부여하는 독특한 캐릭터가 정립됐다. 피를로는 이 역할로 큰 화제를 모았고, 세계 최고급 기량을 10년 넘게 유지했다.


세바요스가 이번에 음바페에게 직접 찍어 찬 어시스트는 크로스보다 피를로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재주를 부릴 수 있다면 레알의 뛰어난 공격자원들을 활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기존에는 크로스가 안정적으로 벌려주는 패스를 통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드리블로 공격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음바페의 장기인 침투 능력도 살려줘야 한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마드리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킬리안 음바페(레알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약간 서툴지만 열심히 하는 수비도 피를로와 닮은 점이다. 세바요스는 최근 경기들에서 의욕적인 수비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날도 페널티 지역을 아슬아슬하게 넘은 위치에서 필 포든을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내주는 오점을 남겼다.


이날 세바요스는 슛 2회, 풀타임이 아닌 80분만 소화했음에도 팀내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5.0%), 패스 성공률 96%, 1도움을 기록했다. 수비 면에서는 공 탈취를 5회 시도해 4회 성공, 양팀 선수 중 최다 성공했다. 그만큼 수비에 열정적이다.


선수의 위치를 바꾸고 역할을 조정해 재능을 극대화하는 안첼로티 감독의 지도력은 정평이 났다. 비니시우스가 지금처럼 슈퍼스타로 성장한 것도 안첼로티 감독 덕분이었다. 이번 시즌은 음바페를 팀에 녹여내는 과정에서 세바요스의 급성장이라는 성과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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