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스피커 자괴감" 기자들 성명에 매일신문 대표 "건전하단 증거"

박수림 2025. 2. 1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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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기자들 10일 연달아 성명 공개... 대표 "우리는 아주 건전한 조직" 자평

[박수림 기자]

 지난 10일 매일신문사 3층 편집국과 사장실 앞 복도에 한국기자협회 매일신문지회와 소속 기자들이 자사의 균형 잡힌 보도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 독자 제공
[기사보강: 11일 오후 9시 40분]

"후배들의 의견 개진이 아주 건전한 조직이라는 증거 아니겠나 싶은데요? 우리 반대편에 서 있다는 MBC, JTBC, <오마이뉴스>, <한겨레>, <경향신문> 등 그 조직 내부에서 (후배들의 비판) 의견이 나오는가? 저희는 들은 바가 없어요. 저희 조직보다 더 (상황이 심각)하지 않겠나요?"

자사 기자들이 12.3 내란 사태 이후 "극우화로 자괴감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가운데, 이동관 <매일신문> 대표이사가 이런 답을 내놨다. 그는 1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최근 소속 기자들의 성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 위와 같이 답하면서 "특별한 입장은 없다", "사측이 '어떻게 하겠다'라는 것 역시 없다", "(구성원에게 전할 입장도) 아직까지 준비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내부에서 나온) 편파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부정선거에 대해서도 '의혹이 있다'는 의견이 40% 가까이 나온다. 그렇다면 의혹에 대해 규명하는 게 공적 기관으로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되돌아보는 계기"라면서 소속 기자들 성명 반박
 지난 10일 매일신문사 3층 편집국과 사장실 앞 복도에 한국기자협회 매일신문지회와 소속 기자들이 자사의 균형 잡힌 보도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 독자 제공
이 대표는 "(언론이) 기계적인 균형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지역(대구·경북) 여론을 너무 충실히 반영하다 보니까 일어난 결과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의 의견 개진이 아주 건전한 조직이라는 증거"라며 "우리 반대편에 서 있다는 MBC, JTBC, <오마이뉴스> 등은 그 조직 내부에서 (후배들의 비판) 의견이 나오는가? 우리 조직보다 더 (상황이 심각)하지 않겠나"라고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이 대표는 소속 기자들의 성명과 상반되는 발언들을 계속해서 이어가기도 했다. 그는 '비상계엄과 관련해 시비를 가리지 못한 만큼 <매일신문>이 심정적으로 동요한다'는 성명 속 내용에 대해 "우리가 계엄을 잘했다고 표현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은 지면을 통해서도 충분히 반영했던 것 같다"라면서도 "탄핵 찬성 측의 의견보다는 반대 측의 의견을 많이 반영했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부정선거론을 다루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기획 기사 연재가 중단됐다'는 성명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서(성명)의 표현일 따름이다. 저는 (성명이) 좀 과하게 표현된 거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편집국 간부들이 권력을 남용한 게 아니라 의견 차이가 있었겠지. 기자들이 취재한 게 미흡하면 (간부들이) 수정, 보완 지시를 하잖나. 그건 편집국 간부들의 권력 남용이 아니라 의무"라고 말했다.

지회가 '편집국 종합데스크의 인식'이라며 공유한 발언들('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사람은 안 다쳤으니 해프닝 아니냐', '불만 있는 사람은 나가서 독립 언론을 세워라')을 두고는 "공식 회의가 아니라, 사적인 자리에서 오간 개인적인 의견일 것"이라며 "(해당 발언들이) 회사 측의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대구경북지역 대표 신문사인 <매일신문> 기자들은 기수별로 연이어 성명을 발표하며 최근 윤 대통령을 지나치게 옹호하는 등의 자사 논조를 비판했다. 지난 10일 한국기자협회 매일신문지회는 성명에서 "▲탄핵 찬성 측 주장 관련 보도 최소화 ▲부정선거론을 다루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기획 기사 연재 중단 ▲기사화를 주문하듯 보수 유튜브 링크 등이 날아들었다"라고 했다. 또 "편집국 종합 데스크의 인식"이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사람은 안 다쳤으니 해프닝 아니냐", "불만 있는 사람은 나가서 독립 언론을 세워라"는 등의 발언을 공개했다. 이 성명에 이어 소속 기자들의 기수별 성명이 줄을 이었다.

독자위원도 "선전·선동 기관지 같다" 비판했는데...
 지난 10일 매일신문사 3층 편집국과 사장실 앞 복도에 한국기자협회 매일신문지회와 소속 기자들이 자사의 균형 잡힌 보도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 독자 제공
한편, <매일신문>에 대한 편향성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24일 열린 독자위원회 회의에서는 "언론사가 아니라 마치 선전·선동 기관지 같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대통령실의 발표를 보는 듯하다(김경호 독자위원·대구시의사회 부회장)"거나, "계엄령 선포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들이 TK 출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어도 반성은커녕 빠져나갈 궁리나 하는 얄팍한 변명이 가득하다. 그들의 심리적 방패 역할을 하는 것에 지면을 할애할 것은 아니다(최병철 독자위원·한국창직역량개발원 원장)" 등의 비판이 있었다.

그보다 더 과거인 지난 2021년에는 만평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는 지적이 있었고, 지난해 총선에서도 대구 지역에서 출마한 야권 단일 후보들이 편파보도를 지적하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바 있다.

홍준헌 한국기자협회 매일신문지회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에 "언론사가 보수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지만 극단으로 가게 되면 결국은 그 논리에 갇히게 된다. 다른 이야기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보도 자체의 공정성을 지킬 수 없게 될 수 있다"며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론으로서 중심을 지켜야 한다. 그 중심이라는 것은 양비론도 아니고, 기계적 균형도 아니다. 보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언론 스스로 노력하자는 말이다"라며 "우리 언론사가 그 정도의 균형을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 어느 극단의 목소리를 대변하지도, 국민의 갈등을 조장하지도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이춘수 <매일신문> 편집국장에게도 편집국의 의견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나, 이 국장은 오후 9시 30분 현재까지 회신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는 이날 오후 8시 30분께 뒤늦게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편집국장으로서 한 말씀 올린다"라며 "신문 제작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 개진이 있고,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편집국장의 개인적인 판단과 결정으로 제작에 들어간다"고 썼다.

그러면서 "몇몇 기수 기자 여러분의 글을 찬찬히 곱씹으며 읽어봤다. 활발한 논쟁으로 더 좋은 신문이 나오고, 더 건강한 조직으로 변하면 좋을 것"이라며 "향후 지면 제작에 참고하겠다. 언제든 의견을 개진해달라. 앞으로 더 많이 소통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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