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열의 요산요설(樂山樂說)] ⑭ 태백산 설산(雪山)의 아우라

최동열 2025. 2. 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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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으면, 전국의 등산객들이 천 리 길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는 산이 있습니다.

산정에 천제단과 장군봉, 문수봉이 능선을 따라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태백산은 예로부터 하늘에 제사를 올리며 국태민안을 기원하던 신령스러운 산으로 통합니다.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태백산은 일망무제, 산그리메가 또한 일품입니다.

태백산 고지에는 아름드리 주목이 말 그대로 널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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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더 빛나는 진경산수화
▲ 태백산 문수봉의 설경

새해가 밝으면, 전국의 등산객들이 천 리 길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는 산이 있습니다. 국립공원 태백산(해발 1567m)입니다.

산정에 천제단과 장군봉, 문수봉이 능선을 따라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태백산은 예로부터 하늘에 제사를 올리며 국태민안을 기원하던 신령스러운 산으로 통합니다. 삼국사기 등에는 ‘신라에서 태백산을 삼산 오악 중의 하나인 북악(北岳)으로 받들고 하늘에 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전하고, 지금도 매년 개천절에는 천제가 봉행됩니다. 그래서 ‘영산(靈山)’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매년 연말연시에 세칭 기(氣)를 받으려는 등산객들이 꼬리를 물고 몰려듭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 역대 대통령 후보들이 선거전에 나서면서 태백산을 찾는 일이 많았던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산마다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는 계절이 있다면, 태백산은 겨울에 가장 빛나는 산입니다. 야생화가 앞다퉈 꽃을 피우는 새봄이나 철쭉꽃이고산 준령을 화사하게 물들이는 5월 말∼6월 초도 좋지만, 태백산의 제철은 역시 설산(雪山)의 아우라가 돋보이는 겨울입니다. 순백의 능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눈꽃과 상고대의 터널. 태백산 능선은 족히 1m가 넘는 심설(深雪)이 쌓이고 수은주가 뚝 떨어져야 진가를 발휘합니다.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태백산은 일망무제, 산그리메가 또한 일품입니다. 문수봉의 돌탑군에서는 저 멀리 함백산 정상을 장식하는 거대한 돌탑이 손짓하듯 한눈에 들어오고, 천제단까지 거침없이 내달리는 능선의 용트림이 압권입니다. 그 태백산을 더 신령스러운 산으로 만드는 나무가 있습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生千年, 死千年)’을 간다고 해 ‘나무의 왕’으로 통하는 주목입니다. 태백산 고지에는 아름드리 주목이 말 그대로 널려 있습니다. 한겨울에 살을 에는 눈보라를 이기고, 고산의 수호신처럼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주목을 만나면, 경외감마저 들 정도이니 주목은 단순한 생명체가 아니라 산의 역사가 서 있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태백산의 겨울은 정말 맵디맵습니다. 물론 운 좋게 바람 한 점 없는 따뜻한 설산을 만나는 때도 있지만, 태백산, 소백산, 설악산 등 고산준령의 겨울 칼바람은 등산객에게는 최고의 난적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거저 주어지는 것이 없듯이 태백산의 겨울 진경도 그런 고난을 감내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는 점을 되새긴다면, 그 또한 자연이 건네주는 즐거움입니다. 이번 주 내내 주말(16일)까지 ‘태백산 눈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신발 끈을 동여매 볼만합니다.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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