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양반다리, 아빠다리, 나비다리
‘양반다리’가 쓰이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국어사전에는 2016년이 돼서야 보이기 시작한다. 이때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는 ‘가부좌’의 방언으로 경남 지역에서 쓰는 말이라고 올랐다. 표준어가 된 건 2017년이다. 신문에서는 1980년대 들어서야 보이기 시작한다. 그 전에는 같은 말인 ‘책상다리’를 썼다.
‘양반다리’가 많이 쓰이기 시작한 이유는 알기 어렵다. ‘양반’이 사람들에게 새삼스레 들어오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양반’은 ‘문반’과 ‘무반’을 아우르던 말이었다. 이후 지배층에 있는 신분을 뜻하다 점잖고 예의 바른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됐다. 예의 바른 사람 ‘양반’. ‘양반다리’는 “예의 바르게 앉은 자세”였다.
최근 국립국어원이 ‘2024년 국어 사용 실태 조사(어휘)’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양반다리’를 대신해 ‘아빠다리’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된다. 전체적으론 ‘양반다리’(39.4%), ‘아빠다리’(26.6%), ‘가부좌’(17.6%), ‘책상다리’(13.8%) 순인데, 30세 미만에선 ‘아빠다리’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지금 젊은 층이 더 어렸을 때 ‘양반다리’는 어렵게 들렸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양반다리’를 ‘아빠다리’라고 가르쳤다.
2020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아이들이 자주 접하는 성차별어와 개선안을 모아 발표했다. 시민들은 ‘아빠다리’ 대신 ‘나비다리’로 바꾸자고 했다. 아이들이 수업에서 ‘아빠다리’보다 ‘나비다리’를 들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비다리’는 나비 날개를 본뜬 말이었다. 성별을 나타내지 않는다. 10년, 20년 뒤 젊은 층도 ‘나비다리’를 익숙하게 쓰고 있을까?
이경우 기자 islba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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