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레터' 따라하다 쾅…한국어 경고 붙은 오타루 무슨일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인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시가 일부 관광객의 도를 넘는 ‘민폐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CNN은 2일(현지시간) “홋카이도 섬 서해안에 자리한 고요한 도시가 일본이 겪고 있는 오버투어리즘과의 싸움에서 최신의 화약고가 됐다”고 보도했다.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은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을 가리킨다. CNN에 따르면 오타루시 당국은 최근 시내 주요 관광지에 경비 인력을 배치해 무단 사유지 침입과 도로 교통 방해 등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달 23일 한 60대 홍콩 여성객이 바다와 인접한 오타루 인근 아사리역 선로에서 사진을 찍다가 기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 발단이 됐다. 현지 언론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고 선로 안에 들어온 것이 원인이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건널목에는 선로 안에 들어가지 않도록 경고하는 간판이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쓰여있었다.
오타루 역에서 2분 거리에 있는 후나미자카도 영화 ‘러브레터’ 촬영지로 인기몰이를 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관광객들이 가파른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오타루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도로 한가운데서 포즈를 취하는 등 사고 위험성이 지적돼왔다. CNN에 따르면 오타루시 당국은 지난달 말부터 이곳에 경비 인력 3명을 배치하고 쓰레기 투기와 도로 교통 방해 등 민폐 관광객 행위를 경고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밖에도 오타루 시내 주요 역 주변이나 전신주 등에도 영어와 중국어, 한국어가 함께 표기된 안내문이 붙어있다. 포스터에는 “차도에서 촬영은 위험하므로 절대 하지 마십시오”라는 내용 등이 포함돼있다. 이같은 조치는 최소 다음달 31일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오타루시 관계자는 CNN에 밝혔다.
인구 10만명의 오타루에는 코로나 이전에 한해 700~800만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오타루시가 올해 1월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4~9월) 외국인 관광객 수는 396만명으로 사실상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외국인 숙박객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대만, 한국, 홍콩, 중국, 싱가포르, 태국, 미국 순으로 많았다.

CNN은 오타루 뿐 아니라 후지산 인근 관광명소도 오버투어리즘의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 마을의 로손 편의점 앞에 높이 2.5m, 폭 20m의 검은색의 대형 가림막이 설치됐다. 이 곳은 편의점 간판 뒤로 높게 솟은 후지산 모습이 한눈에 담겨 사진 명소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쓰레기 무단 투기와 불법 주·정차 등으로 주민들의 불편이 초래되자 아예 후지산을 가리기로 한 것이다. 가림막 설치로 일일 관광객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일본의 인기 온천마을인 야마가타현 긴잔 온천도 지난해 12월부터 성수기 당일치기 여행객의 입장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 마을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곳으로 알려졌다. 일본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로 효고현 서부에 위치한 히메지성도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4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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