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펑펑 린샤오쥔→축하해준 박지원 "노력에 당연히 박수 보내야…치열한 경쟁 좋아" [하얼빈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하얼빈, 최원영 기자)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따내고도 겸손했고, 의연했다. 숙명의 라이벌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혼성 2000m 계주, 남자 1500m 결승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남자 500m에서 은메달까지 추가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뽐냈다.
이번 대회 한국의 가장 큰 경계 대상은 홈팀 중국이다. 특히 중국엔 귀화선수인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버티고 있다. 본래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었던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서 남자 1500m 금메달, 500m 동메달을 따내는 등 실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듬해 훈련 도중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결국 2020년 6월 중국 귀화를 택했다. 해당 건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무죄 판결이 린샤오쥔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그는 이후 중국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임효준'이 아닌 린샤오쥔이 되면서 2022 베이징 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를 진행한 중국 남자 쇼트트랙 주축으로 거듭났다. 거꾸로 한국 선수들에겐 가장 큰 라이벌이 됐다.
이날 아시안게임서도 동갑내기인 박지원과 린샤오쥔은 번번이 결승서 만났다.
먼저 쇼트트랙 종목 첫 금메달이 걸린 혼성 2000m 계주 결승서 맞붙었다. 한국은 최민정~김길리(이상 여자·성남시청)~김태성(화성시청)~박지원(이상 남자) 순으로 역주에 나섰다. 2분41초534를 선보이며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었다.
자타공인 혼성계주 강국인 중국은 판커신~궁리~류 샤오앙~린샤오쥔 순으로 출격했다. 레이스 막바지 중국이 선두를 지키며 우승하는 듯했지만 변수가 생겼다. 마지막 주자였던 린샤오쥔이 약 1바퀴 반을 남겨두고 홀로 넘어졌다. 덕분에 2위로 달리던 한국이 우승을 이루게 됐다. 중국은 카자흐스탄, 일본에도 밀려 2분59초017을 기록, 4위에 머물렀다.
남자 1500m서도 박지원이 웃었다. 2분16초927로 우승하며 손가락 2개를 펼쳐 보였다. 2관왕을 뜻하는 듯했다. 린샤오쥔은 2분16초956으로 은메달을 땄다.
남자 500m에선 린샤오쥔이 승리했다. 선수 간 충돌로 두 차례나 경기가 중단된 후 세 번째 경기서 희비가 엇갈렸다. 린샤오쥔이 41초150으로 대회 첫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중국 국가대표로 출격한 첫 국제종합대회에서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박지원은 41초398로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날 박지원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린샤오쥔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챙겼다.
8일 경기 후 만난 박지원은 혼성계주부터 돌아봤다. 그는 "대회 첫 번째 결승이었던 혼성계주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어 무척 기뻤다. 나 혼자만의 노력이 아닌 우리 대한민국 팀 모두가 만들어낸 노력의 결실이다"며 미소 지었다.
린샤오쥔과 혼성계주 마지막 주자로 격돌했다. 박지원은 "마지막 두 바퀴를 남겨두고 주자 교체를 하러 갈 때 굉장히 긴장된다. '이 순간 내가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도 많아지곤 한다"며 "하지만 그렇게 떨진 않았던 것 같다. 시야가 비교적 편안했다. (우승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이 너무 치열해 힘든 면도 있다. 중국 역시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 한국대표팀이 어떤 점을 더 발전시켜야 할지 확실히 느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혼성계주 금메달로 박지원은 병역 혜택을 확정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 들어오며, 금메달을 따더라도 이전 경기는 잊어버리자고 다짐했다. 1500m에 임하면서도 혼성계주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은 머릿속에서 지웠다. 500m에 나설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남은 종목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금메달 2개를 기록한 것은 잊으려 한다. 다시 아무것도 없는 선수가 되어 메달 획득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힘줘 말했다.
다만 박지원은 "(혼성계주 우승 후) 너무 좋았다. 동료들이 먼저 엄청나게 기뻐해 줘 행복한 추억이 됐다"고 부연했다.
1500m 결승 레이스도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박지원은 "모든 경기가 치열하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덕분에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며 "그래서 버티지 못할 것 같던 마지막에 한 번 더 움직였고 우승으로 이어졌다. 그 점이 내겐 더 발전할 기회가 될 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1500m 우승 후 박지원은 대회 전 종목 석권인 '5관왕'을 향한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나 500m 금메달을 린샤오쥔에게 내줘 무산됐다. 박지원은 "목표는 오늘(8일) 걸린 금메달 3개를 모두 가져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금메달이 처음부터 온전히 내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느끼지 않으려 한다"며 "최선을 다해 결과를 만들었다. 특히 500m 은메달은 굉장히 놀라운 일이라 생각한다. 더 잘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00m 결승서 재경기가 준비되는 동안 린샤오쥔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박지원은 "그냥 '열심히 하자. 힘내자'라는 말밖에 없었다. 경기를 하는 이유는 서로 싸우기 위해서가 아닌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위한 것이다"며 "열심히 훈련한 것들이 경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저 힘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린샤오쥔은 금메달을 확정한 뒤 코치 박스로 뛰어올라 눈물을 흘렸다. 여러 감정이 북받치는 듯한 모습이었다. 박지원은 그런 그에게 다가가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박지원은 "지금껏 난 500m에서 스프린트 능력이 부족해 따라가기 힘든 경기를 펼쳤다. 이번에 혼전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은 내가 성장했다는 의미라 여기고 있다"고 말한 뒤 "운동선수로서 경기가 끝난 후엔 모두 축하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노력해 금메달을 획득했을 것이고, 나보다 앞서있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충분한 축하를 전했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이 8년 만에 열려 올해 처음으로 이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박지원은 "국제종합대회에 나온 것은 처음이지만, 내 나이(1996년생)는 그리 적지 않다. 또한 경험도 적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모든 상황에 어느 정도 대처가 되는 듯하다"며 "지금 마음 그대로 앞으로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해 치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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