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5개 중 4개 '싹쓸이'... '아시아 최강' 증명한 한국 쇼트트랙
동북 3성에서 많이 쓰이는 '챵량'(敞亮)이라는 중국어 단어를 아시나요. '탁 트이다' 내지는 '시원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어를 누구보다도 많이 쓰는, 그리고 그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 하얼빈에서 8년 만에 동계 아시안 게임이 열립니다. 하얼빈 현장의 이야기를 탁 트일 수 있도록 시원하게 담겠습니다. <기자말>
[박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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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2000m 혼성 계주 경기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포디움에 올라서고 있다. |
ⓒ 박장식 |
8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2000m 혼성 계주, 1500m 남·녀 종목, 그리고 500m 여자 종목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특히 500m 여자 종목에서는 최민정·김길리·이소연이 금·은·동을 나눠가졌다.
남녀 쇼트트랙 간판인 박지원·김길리, 그리고 최민정이 2관왕에 오르는 등 좋은 성적을 드러낸 대표팀은 9일 열리는 남녀 1000m, 그리고 남녀 계주에 나선다. 남은 세 개의 메달 중 몇 개를 더 가져올 수 있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대한민국의 '싹쓸이'... 쇼트트랙 강국 증명했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종목답게 중국 홈 관중들이 가득 모인 빙상훈련센터. 대한민국 대표팀은 한국 시간으로 오전 11시 열린 2000m 혼성 계주에서부터 메달 소식을 알렸다.
최민정·김길리·김태성·박지원이 나선 가운데, 한국의 마지막 주자 박지원이 린샤오준(한국명 임효준)과 맞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린샤오쥔은 얼음에 스케이트 날이 걸리며 넘어졌고,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기록은 2분 41초 534.
이어 열린 1500m에서도 대한민국 선수들이 '쾌속 질주'에 나섰다. 여자 1500m에서는 김길리가 2분 23초 781의 기록으로 중국의 공리·장이제를 각각 2·3위에 내려앉히며 금메달을 획득, 가장 자신있는 종목 우승을 가져가며 2관왕의 대업을 이뤘다.
남자 1500m에서는 박지원이 2관왕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박지원은 2분 16초 92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중국의 린샤오쥔을 0.029초 차이로 따돌리며 금메달을 따냈다. 뒤따르던 장성우 역시 2분 17초 05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동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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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500m 여자 경기에서 금·은·동을 싹쓸이한 선수들. 왼쪽부터 김길리·최민정·이소연. |
ⓒ 박장식 |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날 하루에만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최고의 기록을 냈다.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처음 따낸 박지원·김태성·장성우·김건우 등 남자 선수들 역시 더욱 편하게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직접 '직관' 오신 어머니 덕분에... 첫 기록 영광"
박지원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모든 분이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늘 세 개의 금메달을 모두 가져오는 것이 목표였지만, 금메달이 처음부터 내 것이라고 생각지 않아 아쉽지는 않다. 특히 500m를 늘 따라가기에 급급하곤 했는데, 대등한 경기를 펼쳐 은메달까지 따내 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성과에 대해 돌아봤다.
과거 국가대표 동료였던 린샤오쥔(임효준)과 대화를 나눴던 박지원. 그는 "서로 열심히 하자, 힘내자는 말을 했고, 서로 축하를 나눴다"며, "우리는 싸우기 위해 경기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위해 경기하는 것이기에, 그저 힘내자고 이야기했고 축하를 보냈다"라고 밝혔다.
김길리도 "혼성계주는 물론, 금메달을 따고 싶었던 1500m에서 금메달을 얻게 되어 너무 기뻤다"며, "500m를 사실 걱정했는데, 언니들과 함께 1·2·3등을 나눠 하게 되어 더욱 기뻤다. 역사상 첫 기록이라고 하는데, 애국가와 함께 태극기 세 개가 올라갈 때 가슴이 웅장해졌다"며 벅참을 드러냈다.
김길리는 "어머니께서 경기장을 찾아오셨다. 엄마 앞에서 금메달 따는 모습 보여줘서 기쁘고 사랑한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그러며 김길리는 "메달과 인형만 받았는데도 꽤나 무거워서, 어머니께 맡길 생각"이라며 웃었다.
작은 체구에도 빠른 힘을 발휘하는 김길리. "이탈리아 전지훈련 가서 자전거도 탔고, 스쿼트도 100kg 넘게 들고 있다"는 김길리는 "내일 열리는 여자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웃었다.
대한민국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의 본격적인 첫 날부터 '금빛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김나현이 100m 금메달을 따냈고,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서는 한국 최초로 이승훈이 금메달,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에서 이채운도 금메달을 따내는 등 여러 종목에서 금빛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8일 오후 6시 현재 금메달 7개, 은메달 5개, 동메달 7개로 종합 2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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