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망한 영화, 16년 후 한국서 재개봉... 대체 왜?
[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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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 기자간담회에서 타셈 싱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영화는 2006년 개봉한 영화 '더 폴'을 감독의 의도에 맞게 재편집한 감독판으로 지난해 재개봉했다. |
| ⓒ 연합뉴스 |
사장된 줄만 알았던 영화는 해외 팬덤의 성화로 4K 버전으로 재탄생했고, 16년이 지난 시점에 한국에서 재개봉을 하게됐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개봉한 <더 폴: 디렉터스 컷>은 현재까지 10만 관객을 동원했다. 2008년 한국 개봉 당시 2만 8천 보다 약 4배 많은 수치다. 이례적인 흐름이다.
감독 입장에선 한국이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인도 출신 타셈 싱 감독은 성원에 보답하고자 한국을 찾았고, GV행사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 용산 CGV에서 6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런던 IMAX 극장보다 한국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한 걸 보니 제 의도가 더 잘 구현된 것 같더라"며 극장 시설과 관객들의 이해도에 깊은 감사의 마음부터 표현했다.
<더 폴>은 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무명 스턴트맨 배우 로이(리 페이스), 그리고 같은 병원에 입원한 호기심 왕성한 소녀 알렉산드리아(카틴카 언타루)가 가상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마치 천일야화처럼 로이가 전하는 다섯 무법자의 모험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구현해냈다.
"영화가 부활한 것 같다"
환상의 얘길 구현하기 위해 타셈 감독과 제작진은 24개국을 4년에 걸쳐 다니며 한땀한땀 담아냈다. 무법자들이 서로 다른 배경에서 등장하는 걸 구현해야 했기 때문. 이번에 4K로 리마스터링된 버전엔 글로벌 팬들의 요청에 따라 2008년 개봉 당시 빠졌던 두 장면이 추가됐고, 일부 편집 또한 바뀌었다.
영화의 시작점은 감독이 유년기를 보냈던 히말라야 기숙학교였다. 선생님이 보여준 불가리아 <요호호>가 깊이 각인된 그는 성인이 돼 해당 영화의 판권을 사 <더 폴>을 구상한다. 광고 감독으로 이름을 알리며 모은 돈이 곧 <더 폴>의 마중물이 된 셈.
"마치 영화가 부활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타셈 감독은 "당시 영화를 토론토영화제에서 처음 공개했는데 평론가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며 "2년 뒤에 개봉했는데 그 과정에서 비평가들이 싫어한 장면을 잘랐었다. 그리고 이번에 4K로 편집하면서 다시 넣게 됐다"고 일련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왜 처음 개봉 때 사람들이 이 영화를 안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처럼 기존과 아주 다른 영화일 경우 사람들은 열광하는데, 어떤 영화와도 비슷한 게 없는 영화인데, 사람들은 뭔가 다른 걸 기대했던 것 같다"며 "패션 유행도 돌고돌아 레트로가 지금 유행하듯 제 영화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2024년 로카르노영화제에 소개된 <더 폴: 디렉터스 컷>은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2006년 토론토영화제 때와 정반대 반응에 감독도 궁금해서 평론가들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타쎔 감독은 "제가 SNS를 안 해서 사람들이 제 영화에 열광하고 있다는 걸 몰랐는데 '20년 전엔 왜 못 알아보고 이제 그러냐'고 하니 '그땐 자기들이 10대였다고 하더라'"며 "이젠 전혀 새로운 세대가 왔고, 그들이 이 영화를 원하는 걸 느껴 형과 함께 돈을 모아 재개봉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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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 기자간담회에서 타셈 싱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영화는 2006년 개봉한 영화 '더 폴'을 감독의 의도에 맞게 재편집한 감독판으로 지난해 재개봉했다. |
| ⓒ 연합뉴스 |
특히 <더 폴> 스태프 명단에 할리우드 명감독으로 꼽히는 데이빗 핀처와 스파이크 존즈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 타셈 감독은 '절친한 사이이자 영화 초기부터 여러 도움을 준 존재'라고 했다. 그는 "데이빗은 초반에 투자자를 구해주기 위해 많은 미팅을 만들어 줬는데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이 다 거절했다. 그땐 제대로 된 시나리오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광고 일로 모은 돈으로 영화를 완성해 두 사람에게 보여줬는데 데이빗 핀처와 스파이크 존즈 모두 좋아했다. 비평가들 절반이 공격하는 와중인데도 두 사람은 어떤 금전 보상 없이 이름을 사용하도록 허락해줬다. 전폭적인 지지자였다"고 전했다.
또한 전작 <더 셀>(2001)처럼 환상 장면이 대거 등장함에도 컴퓨터그래픽(CG)을 전혀 쓰지 않는다. 감독은 "제가 택한 촬영장소들이 매우 마법 같은 곳인데 거기에 CG를 쓰면 모자 위에 또 모자를 쓰는 격이었다"며 "개인적으로 CG를 매우 좋아하지만, 이 작품은 그게 맞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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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 관련 이미지 |
| ⓒ 오드 AU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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