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전문가들 "경쟁 교육 아닌 협력 교육 해야"

고창남 2025. 2. 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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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국 교육원탁회의, 노무현시민센터서 1차 집중토론회 가져

[고창남 기자]

▲ 1차 토론회 지난 1월 23일 출범한 비상시국 교육원탁회의가 5일 오후 노무현시민센터에서 1차 토론회를 가졌다.
ⓒ 고창남
지난 1월 23일 출범한 비상시국 교육원탁회의가 5일 오후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유기홍 전 국회교육위원장,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 김누리 중앙대 교수,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 등 교육계인사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속 집중토론회의 포문을 열었다.
▲ 반상진 사회를 보는 반상진 전북대 교수
ⓒ 고창남
반상진 전북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김누리 중앙대 교수, 유기홍 전 국회교육위원장,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이 먼저 발제자로 참여하여 위기의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갈 바에 대해 밝혔다.

유기홍 전 국회교육위원장은 '지금, 새로운 교육을 꿈꾸다'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하여 "지금 내란정국에서 민주진보세력의 과제는 첫째, 각자가 서있는 자리에서 강한 단결과 튼튼한 근거지를 구축하고, 둘째로는 내란에 반대하는 세력간·계층간·공동체간 폭넓은 연대를 형성하는 일이다. 셋째, 이번 국면에서의 승리는 대선에서 내란(동조)세력을 심판하고 이후 사회대개혁을 이루는 것으로 완성된다"라고 역설했다.

특히 "내란에 반대하는 세력간 작은 차이를 뛰어넘어 폭넓은 연대를 이루어야 한다. 내란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하나로 해야 한다"라는 유기홍 전 의원의 주장에 참가자들은 공감했다.
▲ 유기홍 주제발표를 하는 유기홍 전 국회교육위원장
ⓒ 고창남
유 전 의원은 현재 탄핵심판이 인용으로 끝나면 조기 대통령 선거(대선)가 예상되는데 반드시 내란반대 세력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면서 "중요한 건 대선에서 승리한 후에도 사회 대개혁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야 할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한"윤석열정부 2년 반, 우리 교육은 황폐화되었다. 한마디로 '무원칙하고 즉흥적인 교육정책 남발로 인한 교육시스템의 붕괴'라 할 수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만5세 초등학교 입학문제로 인한 혼란, 자사고 정책의 퇴행, 소위 킬러문항문제로 입시 생태계 교란, 역사교육·민주시민교육 후퇴, 유보통합의 혼선과 지체, 교권과 학생인권의 갈등 조장, 교육재정의 위기 심화(교부금으로 떠넘기기 등), 고교무상교육의 위기, AI 디지털 교과서 강행, 지역간 격차 심화, 글로컬대학 등을 이용한 교육부의 대학 통제 강화, 비과학적 의대 증원으로 인한 의학교육 파탄, 이공계 위기와 사교육 폭증, R&D 예산 삭감으로 대학의 연구 기능 약화, 대학등록금의 빗장이 풀려 학부모와 학생 부담 가중, 국가교육위원회 형해화 등을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가 민들어가야 할 교육은 경쟁에서 협력으로, 표준화에서 다양화로, 공부를 잘하는 소수만 우대받는 교육에서 모두를 존엄하게 바라보는 교육으로, 입시를 위한 교육에서 삶을 위한 교육으로, 입시중심 교육체제에서 평생·직업교육 중심체제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하여 '다른 세상, 다른 교육'의 비전을 위해 우리 교육의 회복과 정상화,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이루자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원탁회의가 해야 할 일로 지역별 부문별 원탁회의 참여 확대를 통해 진보교육계의 튼튼한 근거지 마련, 당면 교육현안에 대한 대안과 교육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을 함께 준비할 것을 제안했다.
▲ 김누리 주제발표를 하는 김누리 중앙대 교수
ⓒ 고창남
김누리 중앙대 교수는 '윤석열 내란 사태와 한국 교육'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윤석열 내란 사태가 보여 준 것은 한국 교육의 실패"라고 진단하며 이를 후기 파시즘 사회의 진입으로 보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교육혁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 교수는 윤석열 내란사태가 후기 파시즘 사회로의 진입으로 보는 근거로 ▲윤석열의 파시스트적 성향 ▲지배 엘리트의 권위주의적 성격 ▲극우 지지자의 반민주적 행태 등을 들었다. 그는 "한국 사회는 전기 파시즘, 즉 '제도로서의 파시즘'은 넘어섰지만, 후기 파시즘, 즉 '태도로서의 파시즘'은 아직도 극복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김 교수가 말하는 파시즘이란 '테러와 공포를 통한 독재적 반민주적 지배 방식'을 말하며 그 예로 무솔리니, 히틀러, 박정희의 파시즘을 들었다. 그는 파시즘의 핵심원리로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를 통한 전체 구성원의 파시스트화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후기 파시즘 사회의 권위주의적 성격으로 ▲강자 동일시 ▲약자 혐오 ▲동조 강박 ▲폭력성/공격성 ▲흑백 논리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왜 한국 민주주의는 이리도 취약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 교수는 역사적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반복된 위기를 지적하면서 그 원인으로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 - 후기 파시즘 ▲정치 없는 민주주의 – 지역주의 ▲지성 없는 민주주의 – 반지성주의를 꼽았다.

김 교수는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그 답으로 '후기 파시즘 사회 극복을 위한 교육혁명'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첫째로 파시즘 교육 (경쟁-우열-지배 교육) 대개혁을 이루어야 하며 둘째, 민주시민 교육을 강화하여 선동가 판별 교육(Demagogenpädagogik), 미디어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셋째, 교사의 정치적 시민권을 복원해야 하며, 넷째, 군대의 민주화를 통하여 '민주공화국의 군인'을 양성하고, 육군사관학교(육사) 교육을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래도 우리 사회에 희망은 있다고 강조하면서 ▲2030 젊은 세대 '신한국인'의 등장 ▲여의도-남태령-안국역의 기적 ▲주저하는 군인들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 김동춘 주제발표를 하는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
ⓒ 고창남
그 다음으로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 겸 좋은세상연구소대표는 '비상시국, 대전환 교육개혁 생각'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획기적 교육자치 △국공립대 비중 강화(지거국 무상화) △국가학술위원회 설립(기존 학술원 폐지) △지역대학 지역사회와의 연계 강화 △교육과정 재편 등 법·제도·정책분야의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명예교수는 법·제도 개혁의 과제로 획기적 교육자치를 통해 교육과정 편성의 지자체, 단위학교 비율을 확대하고 교육부와 노동부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공립대 비중을 강화하고, 사립대 구조조정을 해야 하며 서울대를 대학원 대학으로의 특성을 강화하고, 로스쿨을 폐지(법학교육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명예교수는 이어"우리나라 교육개혁의 목표는 △아이들을 입시에서 해방시켜 행복하고 건강한 시민으로 △소득과 학력의 상관 고리 차단 △미래 산업구조·사회변화·기후위기에 맞는 교육"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교사, 시민사회, 학부모, 국가교육위원회 등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누가 교육 대전환을 추동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제기하면서 ▲교육문제와 교육연관 문제 해결을 위한 교사-시민사회(노동, 풀뿌리 조직)의 활동 ▲전국단위 학부모회를 통한 전교조, 교사노조 협의 공론 형성 구조의 제도화 ▲국교위의 정상화와 확대, 전문위원 확대 등을 통한 고등교육 개혁을 주장했다.
▲ 조희연 주제발표를 하는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
ⓒ 고창남
마지막 발제에 나선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은 '교육-사회대개혁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단상 –과잉경쟁사회를 적정경쟁사회로'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백약이 무효'가 된 교육현실을 탄식하며 근원적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문제를 사회문제로 접근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교육개혁을 위해 다양한 제도적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면서도 "가장 근원적으로 참혹한 과잉경쟁을 어떻게 적정경쟁으로 바꿔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전 교육감은 지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서울교육을 이끌었던 수장으로서 "교육현실의 문제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왈가왈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윤석열의 탄핵사태를 맞아 교육시민사회가 상향식으로 새롭게 다양한 요구를 제기하고 그것을 공론화하려고 하는 것에 공감하고, 작게라도 도우려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시민사회 영역이건, 행정 영역이건, 최선을 다해도 대학서열화문제, 사회경제적 문제, 국가적 문제, 지구화의 문제 등 언제나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가장 근원적인 과잉경쟁구조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교육감은 "요즘 자녀가 1~2명에 이르는 핵가족사회에서 소중한 아이가 가정이 아닌 학교라는 사회적 공간에 던져질 때 가혹한 차별적 평가의 대상이 된다"며 "초등 고학년, 중등에 들어가면서 학교는 열패감을 배우는 공간, 소중한 존재가 아니라 부족한 존재라는 자의식을 만들어내는 기관이 된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초·중등교육의 과잉경쟁 완화를 위해 대학 서열화체제의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 이외 9개 지역거점대학에 대한 대대적인 재정적 투자를 통해, 서울대 수준으로 '상향평준화'를 시켜야 한다"며 "이미 한국의 경제력을 고려할 때 지역거점대학이 훨씬 높은 글로벌 연구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전 교육감은 이어 "서울대와 지역거점대학의 대학연합체제를 만들면 서울대라는 학벌체제의 상위에 가고자 하는 동기와 동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대학연합체제가 진전되는 만큼 대학 서열체제도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고교서열화의 배후에 대학서열화가 있고, 그 배후에는 사회경제적 서열화가 있다. 서열제체를 획기적으로 수평적 다양성으로 바꾸어야 한다"며 "나라가 소멸할 위험에 있는 지금, 때로는 급진적 사고도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10년간 서울교육 수장을 지낸 교육자로서의 단상을 피력했다.

이어서 토론에 들어가서는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이 제시한 '경쟁'의 문제가 화두가 되었다. 조 전 교육감은 '과잉경쟁사회를 적정경쟁사회로'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김누리 중앙대 교수는 1970년대 독일의 교육개혁에서도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라고 하면서 '경쟁'보다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청중석에 있는 한 토론자도 지난 1월 23일 비상시국 교육원탁회의가 출범할 때에도 참여 제안문에서 "경쟁에서 협력으로, 표준화에서 다양화로, 입시를 위한 교육에서 삶을 위한 교육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교육대개혁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듯이 '경쟁'의 교육이 아닌'협력'의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시춘 발언하는 유시춘 EBS 이사장
ⓒ 고창남
토론 참가자 중 유시춘 EBS 이사장은 "이번에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사교육의 양극화"라고 말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 메가스터디'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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