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재의 마켓 나우]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하려는 진짜 이유

2025. 2. 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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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페드시그널』 저자

관세는 세 가지 이유로 부과된다. 정부 세수를 늘리고 국내 산업을 보호하거나 타국에 보복을 가하기 위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법 이민과 마약 문제 때문에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1일에 발표했다가 3일에는 한 달 유예에 합의했다.

트럼프는 높은 관세로 국민이 단기적으로 고통을 겪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제에 중요한 것은 단기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말했듯이 장기적으로 우리는 모두 세상을 떠나기 때문이다.

트럼프 관세는 경제 희생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관세 부과를 강행하고 있다. 이 사실은 자유무역으로 피해를 본 지역이 어딘지 살펴보면 분명해진다.

1992년 대선에서 신예 빌 클린턴에게 패배한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12월 17일 북미무역협정(NAFTA)에 서명했다. 선거전 내내 NAFTA는 뜨거운 감자였다. 제조업 중심인 주에서 NAFTA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기업가 출신인 무소속 로스 페로 후보가 급부상했다. NAFTA에 반대하며 19% 가까이 득표하는 기염을 토했다.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페로의 어젠다는 NAFTA를 추진하는 부시 후보의 표를 잠식하기에 충분했다.

취임 후 클린턴 대통령도 NAFTA를 지지했다. 자유무역이 전체 국익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크다는 논리였다. 이런 기조는 오바마 행정부까지 이어졌다. 우려는 많은 지역에서 현실이 되었다. 2010년 이후 모든 주에서 제조업은 더는 최대 산업이 아니다. 세계 1위 제조업 국가라는 타이틀도 중국에 넘겼다. 섬유산업의 수도라 불리던 남동부 지역의 공장들은 멕시코와 중국으로 이전했다. 제조업으로 번영했던 타운이 슬럼화했다. 공장 노동자들의 중산층 가정이 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 모두가 떠난 공장에는 황량함만 가득했다. 외국 자동차와 철강 제품의 공습으로 경쟁력을 잃은 중서부 러스트 벨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는 자유무역에 염증을 느끼며 좌절하고 있는 지역 민심을 파고들었다. 외국 기업과 외국 노동자가 망가뜨린 미국을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목적 달성을 위해 트럼프가 꺼낸 최적의 무기가 관세였다.

트럼프는 관세를 통하여 지지 기반을 다지고 세수도 확충했던 19세기를 재현하려 한다. 그의 믿음처럼 관세 부과는 과연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일까. 문제는 밀접하게 얽힌 21세기 공급망이다. 트럼프의 고집이 공급망 붕괴를 통해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이유다.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페드시그널』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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