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체포지시 없었다" "싹 다 잡아들이라"…'엇갈린 증언' 누가 거짓말?
[앵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나온 이진우, 여인형 전 사령관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증언은 엇갈렸습니다. 홍 전 차장은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 했다'고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는 반면, 두 전직 사령관은 대통령 관련 부분은 답변을 거부하거나 '대통령이 누군가를 체포하라 한 적 없다'는 등의 증언을 이어갔는데 누구 말이 맞는 건지, 김혜미 기자와 팩트체크 해보겠습니다.
[기자]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용현 전 장관이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으로 윤 대통령에 소개한 인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입니다.
먼저 헌재 증인석에 앉은 이 전 사령관은 '충성파' 답게 "계엄 선포는 적법하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도 했습니다.
[송진호/윤석열 대통령 법률대리인 (어제) : (국회) 출동 시에 장관이나 대통령으로부터 국회로 가서 국회의원들의 본관 출입을 막고 계엄 해제 의결 못하게 하라, 이런 지시 받은 적 없죠?]
[이진우/전 수도방위사령관 (어제) : 네 없습니다.]
하지만 헌재 재판정에 이 문건이 화면으로 공개되자 "답변 드리지 않겠다"라며 입을 닫았습니다.
이 전 사령관이 간인한, 즉 조서 사이에 본인이 지문을 직접 찍은 검찰 진술조서엔 "4명이 들어가면 한 명씩 들어낼 수 있지 않냐", "대통령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했다"는 진술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해제 의결 못하게 하라는 지시"는 직접적인 지시는 없었다고 했지만 이같은 진술에 대해선 부인하지 못한 겁니다.
게다가 이 전 사령관은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총'이라는 말이 오갔다는 사실까지 확인했습니다.
[이진우/전 수도방위사령관 (어제) : 대통령님께서 아마 인지하고 계신 건 '저희가 총을 안 들고 들어갔다'는 것까지 다 말씀을 드렸거든요. 계속 똑같은 얘기를 드렸어요. 전화 오시면.]
윤 대통령 측이 추가 진술을 막기 위해 같은 대리인단 변호사의 '마이크'를 황급히 빼앗은, 바로 그 장면입니다.
[앵커]
이 전 사령관이 왜 윤 대통령에게 총을 안 들고 들어갔다는 답변을 반복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상대가 '총'과 관련해 뭔가를 말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요. 또 한 사람의 '충성 장군'.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얘기도 해보죠.
역시 대부분의 핵심 질문에 대한 진술을 거부했잖아요?
[기자]
하지만, 여 전 사령관 역시 부인하지 못한 명확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체포 명단'입니다.
여 사령관은 교묘하게 '특정 명단'이라고 말했지만, 위치 확인을 하려했던 몇 명이 있었다. 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했습니다.
[여인형/전 방첩사령관 : (조지호 청장에게) 그 특정 명단에 대해서 저희들이 위치를 알 방법이 없으니 위치파악을 좀 요청합니다. 이것이 제가 기억하는 바입니다.]
바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여 전 사령관과의 통화에서 불러주는대로 받아적었다는 이 체포명단입니다.
[앵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 했다'는 증언을 윤 대통령 앞에서도 일관되게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는데 그 과정에서 명확히 확인된 사실도 있다고요?
[기자]
먼저 계엄의 한 가운데인 밤 10시 53분, 둘의 통화가 이뤄졌다는 점은 양측이 모두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윤 대통령 은 이 심야 통화에서 본인이 '검거'라는 말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계엄 사무가 아닌 간첩 검거와 관련해서 여기는(국정원은) 수사권이 없고 조사권, 국가 안보조사국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방첩사를 도와주라는 얘기를 한 것이고.]
[앵커]
"방첩사의 간첩 검거를 도와줘라"라고 했다는 건데 검거라는 게 결국 누군가를 잡아들이는 일이잖아요.
[기자]
네, 대통령은 계엄상황과 관련이 없이, 평소 간첩을 잡는 걸 도와줘라 했다고 주장했고, 홍 전 차장은 누굴 잡으라는 건지 몰라서 대통령이 도우라는 방첩사 여 사령관에게 물어 앞서 말씀드린 '체포 명단'을 불러줘 받아 적었다고 재차 확인했습니다.
[앵커]
탄핵심판정에서까지 대통령이 사실을 밝히지 않고 궤변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탄핵심판이 진행될 때마다 그러는데 앞으로도 저희가 충실히 팩트체크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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