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미학·인공 자연… 갤러리 들어온 ‘공공미술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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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51) 작가는 공공미술 시장에서 아주 인기 있는 작가다.
통상 공공미술 작가는 지나친 대중성이 문제로 지적되지만, 그는 메이저 갤러리 전시를 통해 작품성을 입증하며 자신의 공공미술이 미술관을 뛰쳐나간 거리 예술임을 선언한다.
이러한 김병호 작가의 작품들은 스테인리스 스틸에 크롬 도금을 하거나 청동, 황동을 입혀서 금속성이 주는 매끈한 느낌을 공통점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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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51) 작가는 공공미술 시장에서 아주 인기 있는 작가다. 서울 여의도 IFC몰 앞에 설치된 노란 조형물, 노량진 현대자동차 남부서비스센터의 알록달록한 건물 외관, 신세계백화점 천안아산점·부산 센텀시티점, 세종 정부세종청사 등 한국의 전역과 홍콩과 중국·프랑스·체코 등의 거리에 작품이 설치돼 있다.
‘공공미술의 왕자’ 김병호가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개인전 ‘탐닉의 정원’을 한다. 통상 공공미술 작가는 지나친 대중성이 문제로 지적되지만, 그는 메이저 갤러리 전시를 통해 작품성을 입증하며 자신의 공공미술이 미술관을 뛰쳐나간 거리 예술임을 선언한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15점의 조각 작품에서 간파되는 이미지는 직선과 면의 변주다. 우선 긴 금속 파이프와 그 끝에 봉우리처럼 매달린 타원구를 기본 단위로 한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작가는 이렇게 자연을 인위적으로 가공해 조성한 정원의 개념에 자신의 기본 조형 원리를 빗댄다. 이를테면 타원구가 달린 직선이 수직의 기둥에 가지처럼 위로 뻗어가는 ‘57개의 수직 정원’(2024), 타원구가 달린 직선이 수평을 이루면서 맹렬한 기세로 옆으로 뻗어가는 ‘수평 정원’(2018) 등이 그렇다.
면을 기본 단위로 사용한 설치물도 있다. 4점의 ‘정원의 단면’(2024) 연작은 바나나 껍질 같은 단면이 곡면을 이루며 서로 기대 서 있거나 누워 있다. 최소한의 면을 사용해 조형물을 세운 서양 근대 추상 조각의 대표작가 알렉산더 칼더가 연상이 되는 작품들이다.
이러한 김병호 작가의 작품들은 스테인리스 스틸에 크롬 도금을 하거나 청동, 황동을 입혀서 금속성이 주는 매끈한 느낌을 공통점으로 한다.
김병호는 도시 문명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파이프 등 기성의 산업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 선과 면을 도시 문명을 상징하는 기본 기호로 사용한다는 점, 작품 표면이 갖는 금속성의 매끈함 등에서 도시 문명을 찬양하는 작가의 태도, 낙관주의를 읽을 수 있다. 거기에 꽃봉오리 같은 타원구, 바나나 껍질 같은 곡면을 가미함으로써 작가는 인공의 자연 이미지까지 가미한다. 그의 작품을 구경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유쾌한 기분에 젖게 되는데 이는 인공의 자연에 헌사를 바치듯 탐닉하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에 전염이 돼 그럴 것이다. 8일까지.
글·사진=손영옥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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