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하락 실감나는 ‘빅맥지수’…미국 5.79달러, 한국선 3.84달러
한국의 ‘빅맥지수’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의 저평가 정도가 전례 없이 심하다는 의미다.
3일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한국의 빅맥 가격은 약 3.84달러를 기록했다. 햄버거 브랜드 맥도날드가 한국에서 판매 중인 빅맥의 단품 가격 5500원에 미국 달러당 1431.2원인 당시 환율을 적용해 달러화로 나타낸 수치다.
기준 국가인 미국의 빅맥 가격(5.79달러)과 비교해 66.4%(빅맥지수로는 0.664)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949.91원이라면 한·미 빅맥이 같은 값을 나타냈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가치가 미 달러화보다 33.6% 저평가됐다”고 해석했다.
앞서 한국 빅맥지수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4월 1.209(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20.9% 고평가)였다. 해당 통계는 2008년 6월까지 1보다 소폭으로 높거나 낮은 수준을 이어가다 2009년 7월 0.754로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던 때다. 이후 0.8 안팎을 오르내리다 2022년 7월 0.68로 급격히 떨어졌다.
최근 한국 빅맥지수를 끌어내린 주요 원인은 우선 ‘강달러 현상’이 큰 것으로 분석(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된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한국 내 정국 불안이 조성되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내린 결과 한국 빅맥지수가 역대 최저치를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6일 기자 간담회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에 비해 많이 내려갔다. 계엄이나 정치적인 이유로는 30원 정도 떨어졌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한국은 이웃 국가인 일본보다는 상황이 양호하다. 지난 1월 일본 빅맥지수는 0.537로 한국보다 낮다. 일본의 기준금리가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낮은 수준(0.5%)을 나타낸 영향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초저금리인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여전한 점,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일본이 무역적자를 본 점 등도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하는 실질실효환율 지수를 봐도 원화와 엔화의 저평가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 말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91.03(2020년=100)으로 집계 대상인 64개국 가운데 일본(71.3) 다음으로 낮았다. 해당 수치가 100 밑이면 주요 교역 상대국의 통화 대비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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