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문화 강대국’ 바란 백범의 꿈, 지식재산권 보호로 완성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이니…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길 원한다.”(백범 김구 「나의 소원」 중에서)
백범이 그토록 바랐던 소원이 이제야 이뤄진 것일까. BTS와 블랙핑크, ‘오징어게임’ 인기에 이어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까지 ‘한류’가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한국 상품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최대 식품업체가 한글 상표로 된 ‘한국라면’을 출시하면서 걸그룹 뉴진스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국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기술·브랜드·디자인 등 지식재산권을 우리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우리 기업 제품을 모방하거나 도용한 상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한해 우리 상표를 무단 선점한 사례가 중국에서만 2100건이 넘는다.
해외에서 K-브랜드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무엇보다 성장세가 가파른 온라인 플랫폼에서 위조상품 모니터링과 신속한 차단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지재권 보호를 전담하는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서는 알리바바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지난해에만 27만여 건의 짝퉁 K-브랜드 판매 사이트를 차단했다. 이로 인한 경제 효과가 12조3000억원에 이른다.
수출 기업의 지재권 보호와 관련 애로사항을 전담 지원하는 시스템도 보강돼야 한다. 지식재산보호원은 중국·인도·동남아 등 주요국에 해외지식재산센터(해외IP센터)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전문가들이 배치돼 우리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무단 선점된 상표의 회수, 지재권 분쟁 발생 시 전문 상담 등 실질적 지원을 하고 있다. 해외IP센터의 기능을 확충하고 중동·아프리카·남미 등에도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
최근 국회에서 온라인 시장에서 위조상품 유통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상표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여기에는 소비자 등이 위조상품을 발견해 신고하면 판매 게시물을 삭제 조치토록 하고 있다. 위조상품 유통 방지 조치를 하면 해당 플랫폼 기업은 면책하는 내용도 반영돼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 경영과도 부합하기에 이번 개정안은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
한류는 세계인에게 K-브랜드를 고급 명품의 상징으로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K-브랜드가 세계인들이 갖고픈 ‘목표’가 되게 하려면 우리부터 다른 나라의 상표를 ‘모방’하지 말고 잘 지켜줘야 한다. 세계를 누비는 K-브랜드를 보며 백범은 ‘나의 소원’을 이뤘다며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김용선 한국지식재산보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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