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문자 공개, 국적 의심...극우 유튜브 채널 '사분오열'

유지영 2025. 1. 31. 19: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구속 기소·서부지법 폭동 사태 이후 활동중단·구속·구독자 쏠림 등 희비 엇갈려

[유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4차 변론이 열리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이 갈림길에 섰다.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 대다수는 지난해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많게는 구독자를 3배 이상 끌어모았으나 '1.19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구속 기소' 등을 거치며 연일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집회가 열리는 장소도 여의도, 광화문 등으로 나뉘었고 서로의 국적을 의심하는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동안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들이 활발히 이어가던 '윤석열 수호 집회' 생중계 또한 그 수가 확연히 줄었다. 구독자 80만 명의 채널 '신남성연대'는 최근 집회 활동 중단을 선언했고, 이외 다른 채널들 또한 더는 집회 생중계를 이어가지 않고 있다.

반면 신자유연대 김상진 대표의 '김상진TV(구독자 43만 명)'는 1월 31일에도 눈이 오는 서울구치소 앞 집회 현장을 생중계하는 등 여전히 활발하게 집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19 서부지법 폭동 사태 당시 생중계를 했던 유튜브 채널 11개(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중 31일 현재 구속 상태에 있는 채널 운영자 및 피디 등 관계자는 확인된 것만 5군데다. 이들 채널은 최소 2만여 명~최대 85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나 구속되면서 폭동 사태 이후 영상을 올리지 못하거나 채널을 삭제했다. 그러나 여전히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로 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는 채널도 있다.

'아스팔트 극우' 집회 장소 '분열' 조짐
 전한길 강사는 30일 '꽃보다전한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카이데일리의 백지 광고면을 가리키며 민주당이 광고주를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 '꽃보다전한길' 유튜브 갈무리
이런 가운데 서부지법 폭동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구속 기소를 기점으로 극우 성향 보수 인사들이 광화문파와 여의도파로 나뉘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한길 강사,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 '그라운드C'의 김성원 대표를 일명 '여의도파'로,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를 '광화문파'로 부르며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의 분열을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균열 조짐이 수면 위로 나타난 건 윤 대통령이 구속기소된 날 신혜식 대표가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가 전광훈 목사에게 보낸 욕설 문자를 방송에서 공개하면서다. 전 목사에게 보낸 욕설 문자가 표면적 계기이나,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대통령 구속 기소로 인해 그간 윤석열 수호 집회를 주도했던 이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으론 유튜브 수익이 특정 채널 등에 몰리면서 이로 인한 갈등이 벌어지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공무원시험 한국사 '일타 강사'로 알려진 전한길씨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꽃보다전한길'의 구독자수는 11일 만에 57만 명에서 107만 명으로 87.7%가 급등했다.

전씨는 1월 30일 '울면서 호소드립니다'라는 영상을 통해 지난해 12월 3일 비상 계엄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이 체포됐다는 허위 정보를 게시한 극우 성향의 언론 '스카이데일리'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이 영상에서 광고가 실리지 않고 백지로 발행된 스카이데일리 지면을 가리키면서 "민주당이 광고주를 불러서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스카이데일리의 백지 광고란을 1974년 박정희 유신 독재 정권에 저항했던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와 비교하는 등의 '황당한' 주장까지 이어갔다. 전씨는 최근 이틀에 한 번 꼴로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했다", "대한민국의 위기 사법부가 초래했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고, 집회에 나가 연설하는 등 윤석열 수호에 가장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오는 2월 1일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부산역 앞에서 대규모 윤석열 지지 집회가 열리는데, 전씨를 비롯해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와 유튜브 채널 '그라운드C'의 김성원 대표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부산에 이어 대구, 천안, 광주, 대전, 여의도에서 '연합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 신남성연대는 지난 27일 '더이상 집회 및 활동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집회 활동 중지를 선언했다.
ⓒ 신남성연대 유튜브 갈무리
앞서 한남동과 광화문 등지에서 사실상 윤석열 수호 집회를 주도해온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역시 2월 1일 집회 개최 소식을 알렸지만, 등을 돌린 일부 지지자들이 이들의 국적과 학력 등을 언급하며 공격에 나서고 있어 어느 정도 세를 과시할지는 불확실하다. 이들과 달리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는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배인규 대표는 1월 27일 '더 이상 집회 및 활동을 하지 않겠습니다'는 제목의 4시간 가량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너 때문에 대통령이 구속됐다', '너 때문에 이런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고 하는데 이제 집회 안 하겠다"면서 집회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가) 신혜식·배인규 죽이기에 앞장섰고 특정 유튜버들이 계속적인 비난을 이어왔으며 폭력 시위를 선동한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그는 "'틀딱(노인 혐오 단어) 프레임'을 깨려고 2030(세대의) 예쁘고 잘생긴 친구들만 (집회) 연단에 올렸다"라면서 "현장에서 올린 게 아니고, 정말 오랫동안 준비했던 인원들이다. (집회에서 춤을 춘 댄스팀은) 우파 집회에 서기 힘들어 돈을 두 배씩 줬다"는 등의 '폭로'까지 이어갔다.

"극단적 콘텐츠 양산 막기 위해서라도 세무조사 해야"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 중 이른바 '광화문파'로 대표되는 전광훈TV 등이 주최하는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 집회의 모습.
ⓒ 전광훈TV 유튜브 갈무리
한편, 이들 채널 가운데 1월 31일 현재 가장 많은 162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한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슈퍼챗으로만 1억 2500만 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5900여만 원을 벌었던 전 달에 비하면 2.1배 증가한 금액이다. 또 다른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들 또한 12월 한 달 동안 2.3배, 2.5배 가량 슈퍼챗 수입이 증가했다.

그러나 슈퍼챗만이 아닌 다른 모금 경로도 열려 있어 실제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실제로 여러 유튜브 채널이 슈퍼챗만이 아니라 개인 또는 단체 계좌번호를 공개해놓거나 유튜브 채널 멤버십 기능, 월 정기후원 등 다양한 경로로 모금을 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기획재정위원회)은 "최근 정치 유튜버를 비롯하여 일반적인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사실을 왜곡하거나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행태가 지난 12.3 내란 이후 더욱 늘어나 우려스럽다"면서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콘텐츠 양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세청은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체계적이고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