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감상문에 '색깔론 가짜뉴스'...문형배 흔들기 나선 국힘
[박성우 기자]
국민의힘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향한 '색깔론' 공세를 펴고 있다.
지난 28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형배는 감히 UN군을 모독하지 말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문형배 재판관이 제 지역구 부산 남구에 있는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했던 모양이다. 방문 후 개인 블로그에 남긴 글이 가관"이라며 문 재판관이 지난 2010년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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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미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1차 변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같은 날 국민의힘 '진짜뉴스 발굴단' 또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대행, 과거 블로그 글에서 '북침론' 주장... 충격"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문형배 대행의 블로그 글에서 '북침론'과 궤를 같이 하는 주장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31일 국민의힘은 "무너진 헌법재판소 심판할 자격 있나"라는 표제의 홍보물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홍보물도 마찬가지로 문 대행이 "북침론 주장, UN군 왜곡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유엔기념공원 봉사활동 후 '평화' 강조한 글에... 북침론자라니
그렇다면 국민의힘 주장대로 문 대행은 북침론을 주장하고 한국전쟁에 참전한 UN군을 모독했을까. 국민의힘이 문제 삼은 문 대행의 글은 다음과 같다.
"17세의 나이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호주 출신 병사 도은트를 비롯한 16개국 출신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무엇을 위하여 이 땅에 왔을까?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좋은 전쟁이란 낭만적 생각에 불과하다는, 인류의 보편적인 깨달음을 몰랐을까?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룬다면 완전한 통일이 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을까? 묘역을 떠나면서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단어는 <평화>였다."
국민의힘은 해당 글에서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유엔군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러한 표현은 모독이자 북침론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먼저 해당 글은 문 대행이 유엔기념공원에 가서 비석을 닦고, 잡초를 뽑는 등 묘역을 청소하는 봉사활동을 하러 간 뒤 남긴 글이다. 문 대행이 북한에 동조하는 북침론자이자 유엔군을 모독하는 인물이었다면 애초에 그러한 봉사활동을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한 글 말미에서 문 대행은 천주교 부산교구에서 운영하는 아동복지시설 '이삭의 집'에 방문해 기부금을 전달하고 다음과 같이 썼다.
"이삭의 집 같은 생활공동체가 여느 가정과 똑같아지고, 장애아동이나 시설아동이라 하여 차별을 받지 않는 세상, 바로 그런 세상이 진정한 평화의 모습이 아닐까? 어쩌면 유엔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여한 용사들이나 하느님의 이름으로 이삭의 집을 운영하는 주원장이나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처럼 문 대행은 '이삭의 집 아동들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곧 평화의 모습'이라며 '유엔군 참전용사와 보살핌이 필요한 아동들을 돕는 시설의 원장이 같은 꿈을 꾸고 있다'고 명백히 기술했다. 그리고 전문을 살펴보면 그 '같은 꿈'이란 글에서 문 재판관이 줄곧 강조해 온 '평화'임을 알 수 있다.
유엔군 참전용사나 아동복지시설의 원장이나 결국은 이 세상의 평화라는 대의를 꿈꾸는 이들이라는 글이 한순간에 북침론자의 글로 둔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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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글에도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북한을 가리키고 통일을 핑계댄 그들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이라며 "원 문장 밑에서 4-5행에 '유엔군과 이삭의 집 주원장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에 제 생각이 드러나 있다"면서 설명을 추가했다. |
| ⓒ 문형배 대행 블로그 갈무리 |
또한 게시글에도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북한을 가리키고 통일을 핑계댄 그들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이라며 "원 문장 밑에서 4-5행에 '유엔군과 이삭의 집 주원장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에 제 생각이 드러나 있다"면서 설명을 추가했다.
그러자 31일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자신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지적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블로그 원문을 읽어 보라'며 직접 반박한 일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라며 "사법부의 중립성을 지켜야 할 헌법재판소의 수장이 SNS로 논쟁에 참여하는 모습은 국민의 신뢰를 크게 흔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문 대행은 동의할 수 없는 비난에도 침묵을 유지한 채 참아야 한다는 것일까? 헌법재판소의 수장마저 색깔론으로 흔드는 국민의힘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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