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덕수 “신원식, ‘김용현이 무리···평소에도 걱정됐다’” 진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무리했다”고 말하며 김 전 장관을 두고 ‘평소에도 무리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한 총리는 지난달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신 실장이 계엄 선포가 잘못된 결정이라는 취지로 자신에게 이처럼 말했다고 진술했다.
한 총리의 진술에 따르면 신 실장은 지난달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국무위원들을 불러 계엄 선포 사실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한 총리를 다른 방으로 따로 불렀다. 그는 한 총리에게 “아무래도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무리를 한 것 같다”며 “이건 해외에서도 문제가 될 것 같고 심각하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실장은 이어 “국방부 장관이 평소에도 무리를 하는 사람이라 걱정이 됐었다”고 덧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 실장은 김 전 장관 직전에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던 인물로 김 전 장관의 육사 한 기수 선배다. 신 실장은 지난해 3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당시 대통령경호처장) 등과의 만찬 자리 이후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계엄 실행 여부를 놓고 김 전 장관과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신 실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당시 자리에 배석했다.
신 실장 외에도 당시 자리에 있던 국무위원들은 대부분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에 따르면 정진석 비서실장도 국무위원이 모여있던 자리에서 “지금 시대에 무슨 계엄이냐”라며 계엄 선포를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난 뒤 “설득이 안 된다”며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 총리는 경찰 조사에서 “대통령은 처음부터 국무회의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다른 국무위원들의 말도 들어보시라’고 하니 대통령은 ‘그럼 그렇게 한 번 모아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법에 따른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건너뛰고 계엄을 선포하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한 총리의 진술과 관련해 “신 실장은 계엄선포 관련 국무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을 뿐더러 국무회의 전 한 총리 및 국무위원들과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상황과 관련해 신 실장은 수사기관에 정확하게 진술했다”고 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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