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실신·급사 공포까지…무증상도 많다, 부정맥 대처법
설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뵙는 부모님, 안부를 물을 때 꼭 들어가는 게 '건강'이죠. 특히 겨울철엔 심장 건강에 관심을 갖고 점검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도움말을 받아 명절 기간 부모님 심장 건강의 5가지 체크리스트를 연재합니다. 네번째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차명진 교수가 말하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입니다.
설 연휴 부모님 심장 건강 챙기는 법 ④
나이를 불문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을 경험해본 사람이 적지 않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한 긴장 상태나 피로 때문일 수도 있지만, 부정맥과 같은 심장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부정맥 환자들은 증상의 경중에 따라 단순한 불안감부터 호흡곤란, 어지럼증, 심지어 실신이나 급사에 대한 두려움까지 다양한 불편함을 호소한다.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증상이 없어도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다.
부정맥이란?
심장은 일반적으로 분당 60~100회 규칙적인 속도로 평생 박동을 지속한다. 긴장하거나 운동 시에는 더 빠르고, 잠을 잘 때는 더 느려진다. 이러한 심장 박동의 속도나 규칙성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통틀어서 부정맥이라고 부른다. 맥박이 간혹 중간에 한 번씩 건너뛰는 기외수축, 맥박이 과도하게 느린 서맥, 맥박이 과도하게 빠른 빈맥, 속도가 일정하더라도 불규칙한 심방세동, 치명적인 급사를 일으키는 심실성 부정맥 등 부정맥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부정맥으로 인한 증상 역시 무척 다양하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가장 흔하지만, 호흡곤란이나 흉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부정맥이 심하면 신체로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실신, 드물게는 급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고, 혈압을 재거나 다른 질환으로 치료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많이 착용하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발견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부정맥은 발생 위치에 따라 심방성 부정맥과 심실성 부정맥으로 나누기도 한다. 심장으로 들어오는 피를 받는 심방에 생기는 심방성 부정맥은 불편한 증상을 초래하기는 해도, 심장 밖으로 피를 내보내는 심실에 생기는 심실성 부정맥과는 달리 급사 등의 위험성은 낮은 편이다. 모든 부정맥이 치명적으로 위험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정맥을 진단받았다고 과도한 걱정 먼저 하기보다는 진단에 대한 설명을 잘 듣고 위험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은?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 중 제일 흔하게 발생하는 심방세동은 심장의 보조 펌프에 해당하는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떠는 질환이다.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지는 않으나 이로 인해 심장 내에 흔히 피떡이라고 불리는 ‘혈전’이 잘 생길 수 있다. 이러한 혈전이 뇌혈관을 막게 되면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심방이 다시 제대로 수축하게 하기 위한 약물치료나 시술 치료 역시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전달체계에 구조적, 기능적 문제가 있는 경우에 발생한다. 다양한 원인 중 외부 요인으로는 흡연이나 커피, 알코올 섭취가 있다.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은 나이가 들면서 심장의 노화현상의 일환으로도 발생하기도 한다. 허혈성 심질환, 심장 판막질환, 갑상선 질환과 같이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면도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부정맥의 진단과 치료방법
부정맥은 심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증상이 있을 때 근처 병원에서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증상이 가끔 발생하거나 짧게 발생하여 심전도 검사만으로 진단받기 어려운 경우 하루 이상 소형 심전도 기기를 착용하고 심장 리듬을 기록하는 방법으로 검사하기도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1~2주까지 연속으로 기록하기도 한다. 이보다 더 장기간의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아주 작은 기록 장치를 가슴 피부밑에 심어두기도 한다.
상당수의 부정맥은 증상이 있더라도 생명과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이 없거나 가볍다고 해서 위험도가 항상 낮은 것은 아니다. 두근거림이 지속되거나 두근거림과 함께 어지러움, 실신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어떤 종류의 부정맥인지 정확히 진단해야 올바른 판단과 치료를 할 수 있다. 심방세동으로 진단되면 시술 치료를 받거나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해 항응고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를 받기도 한다. 심장 박동이 너무 느린 서맥은 서맥의 원인을 먼저 찾아야 하고, 치료가 불가능하다면 인공심장박동기라는 장치를 피부 속에 삽입해 심박수를 올려준다.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는 빈맥은 항부정맥제를 이용해 빈맥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를 받고, 이외에 부정맥 발생 부위를 제거하는 시술 치료의 효과가 매우 좋을 때도 있다. 아주 위험한 심실성 부정맥의 경우에는 시술로 발생 부위를 제거하거나, 혹은 피부 속에 이식형 제세동기를 삽입해 갑작스러운 심실성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를 대비하기도 한다.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속 습관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해선 생활 속에서 건강한 습관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담배나 술, 커피처럼 부정맥을 유발, 악화시키는 요인이 있으면 끊어야 한다. 식사, 체중조절과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도 빠져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은 심장에 부담을 주어 금기처럼 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근력운동의 긍정적 효과 때문에 비후성 심근, 심부전, 심근경색 등 심각한 심장질환 환자 일부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근력운동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면 무리가 되지 않는 간단한 근력운동은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게 좋다.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지구력 운동은 심장에 커다란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신체에 적절한 자극을 주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므로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단 이러한 운동은 일주일에 날을 잡아 한 번에 하는 것보다는 적어도 주 3회, 1회 30분 이상 몸에 땀이 촉촉하게 젖을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계속하는 것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단순히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만으로도 체중조절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생활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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