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양자 대결시 이재명과 박빙…출마 맘 굳히나

문동성 2025. 1. 29.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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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 측 “국민 요구 있을 시 거부할 수 있겠나”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여권 잠룡들이 조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속속 입장을 표명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택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쏠린다. 최근 오 시장은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내 3위권을 달리고 있다. 동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대선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는 박빙 구도를 보인다.

오 시장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그는 22일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탄핵 심판 결론이 나기 전 대선 출마 여부를 말씀드리는 것은 일러도 너무 이른 행보”라며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 시장은 25일 TV조선 정치 프로그램 ‘강적들’에 출연해 “막상 선거가 본격화되면 제 지지율이 갑자기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저는 합리·중도 쪽으로 많이 분류가 된다. 그분(합리·중도층)들은 여론조사에 응할 확률이 매우 적다는 점이 항상 간과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을 지지하는 중도·보수층은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경향이 낮기 때문에, 현재 다자 구도인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 민심과 다소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이어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25개 자치구, 전 동(洞)을 다 이겼다. 압승을 할 때도 초기 여론조사 할 때 저는 늘 3, 4위 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선 본선 경쟁력은 강할 수 있지만 성향상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선출할 때 영남에서 전략적 선택이 있었다”며 “우리 당도 이제 전략적 선택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25일에도 “탄핵 심판이 끝난 다음 그 결론을 보고 (출마) 입장을 밝히는 게 도리”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다만 최근 지지율 흐름과 당내 경선 경쟁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두고서는 대선 출마로 마음이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오 시장이 여전히 신중한 것은 과거 경험 때문이라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오 시장은 2011년 재선 시장이던 시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고 결국 사퇴한 바 있다. 중도 사퇴 이후 20·21대 총선에서 내리 패배하며 2021년 시장으로 복귀하기까지 약 10년간 야인 생활을 했다. 오 시장의 한 측근은 “오 시장은 중도 사퇴는 시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다”며 “조기 대선에 출마하려면 사퇴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 오 시장의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또 오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뒤 주변 측근들에게 대선에 도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을 몇 가지 언급했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여론조사 결과다. 이 대표와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타 후보들과 비교해 우위를 보인다면 출마를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다는 것이다. 유일하게 이 대표를 꺾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표가 나오지 않는다면 움직이지 않겠다는 얘기와도 같다.

오 시장에 대한 지지율은 보수 진영 중 3위권에 머물러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 대표 28%,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4%, 홍준표 대구시장 7%, 오 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각각 6% 순으로 조사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에 오 시장이 이 대표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 가상 양자 대결 구도에서 오 시장은 이 대표와 각각 41% 동률을 기록했다. 홍 시장도 이 대표와 41% 동률을 기록했으며, 김 장관 38%(이 대표 42%), 한 전 대표 33%(이 대표 39%)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상황에서 오 시장의 대선 출마를 ‘상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대선은 나가고 싶다고 나갈 수 있는 것도, 나가지 않겠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국민 요구가 있다면 나가지 않고 버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실제 보수 진영이 조기 대선에서 누릴 수 있는 몇 안되는 효과가 컨벤션 효과”라며 “다양한 후보가 나와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내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김 장관, 홍 시장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구속되고 보수 진영이 결집하면서 강성 ‘스트롱맨’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며 “대선 본선에서는 확장성이 중요한데 김 장관, 홍 시장이 이런 점에서 강점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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