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 전한길, 이번엔 서부지법 폭도에 "미안했다"

박수림 2025. 1. 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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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가담자들 선처해야" 주장... 극우 목사 주최 집회 참석 예고도

[박수림 기자]

 25일 오전 유명 강사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에 등장해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언급하며 "석방된 청년의 편지를 읽고 미안했다"고 말했다.
ⓒ 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 갈무리
최근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해 문제가 된 유명 한국사 강사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이번엔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꺼내 들었다. 전씨는 "모든 폭력은 반대한다"면서도 "석방된 청년의 편지를 읽고 기성세대로서 미안했다", "(서부지법 사태로 체포된) 2030 청년들만큼은 선처가 베풀어졌으면 한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전씨는 25일 오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에 "2030세대와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전씨는 이번에도 부정 선거 의혹과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대통령 체포·수사 논란 ▲ 언론·사법부 좌편향 등을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리는 극우 개신교계 단체 집회에 참석한다며 "새로 취임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께 인사 메시지도 같이 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폭도' 소리 안타깝다"... 이재명·정청래 저격도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새벽 3시경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되자,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던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했다. 이들은 진입 과정에서 경찰을 폭행하고 건물 외벽 및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가 출입문, 각종 집기 등을 부쉈다.
ⓒ 락TV 화면
전씨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서부지법 사태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씨는 "지난 19일 서부지법에서 현직 대통령에 구속 영장이 발부되면서 법원 밖에서 시위하던 일부가 법원 안으로 난입하게 됐다. 그 결과 최악의 유혈 사태까지 일어나게 됐다"며 "난입한 90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안타깝게도 2030 (청년이) 절반이나 된다. 현재 58명이 구속돼 있는 상태"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당연히 모든 폭력은 반대한다. 법은 존중되어야 하고 지켜져야만 한다. 그래서 그들을 편들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2030 젊은 세대들이 (왜) 법원 안으로 난입하게 되었을까? '공수처와 서부지법 판사들의 꼼수, 원칙에 어긋남 등에 많은 청년 세대가 분노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다소 모순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기성세대로서 미안했다"고도 했다. 전씨는 "서부지법 난입 사태 때 체포되었다가 다음 날 오후에 석방된 한 20대 청년이 쓴 '저는 애국자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읽고 저도 감동하고 눈물이 났다. '(자신은) 애국정신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다시 살릴 수 있다는 정신으로 시위에 참여했다'고 하더라. '과격한 행동으로 본인이 저질렀던 일에 대해서 반성, 후회한다'고 했다"며 "폭력에 대해서 지지할 뜻은 전혀 없지만 그 청년의 생각을 읽어보니 기성세대로서 너무 미안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야당 대표 등이 이번 서부지법 사태에 대해 수십 번이나 폭도, 폭도, 폭도 소리를 지르는 것을 보면서 속으로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사람의 양심이 있고 염치가 있다면 적어도 그들은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힐난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는 2004년 성남시의회 건물에 난입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공용건물손상죄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정청래 의원도 1989년 미국 대사관저에 난입해 국가보안법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으로 징역 2년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와서 저분들의 범죄를 다시 문제 삼자는 것은 아니"라며 "이들은 이미 범죄로 인한 처벌을 다 받았고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두 번 처벌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청래 의원도 당시 20대, 대학교 재학 중이던 청년 나이 때 아니었는가"라며 "지금 그때를 돌아봤을 때 '당시에는 혈기가 앞서서 철없이 실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서부지법 사태로 구속된 사람들을 보면서 과거 자신의 모습을 한 번쯤 돌아봐 달라. 폭력 가담 정도가 경미하거나 피해가 적은 분들을 선별해서 참작을 고려한다면 많은 2030 세대가 얼마나 고마워하겠는가"라고 전했다.

탄핵 찬성자더러 "바보"라던 목사와 함께 집회 참석
 25일 오전 유명 강사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에 등장해 '세이브코리아 준비위원회'가 주최하는 집회 참석을 예고했다.
ⓒ 세이브코리아 준비위원회
한편 전씨는 영상 말미 "여의도 2시 집회에서 마지막 강연자로 나설 것 같다"며 "그곳에서 새로 취임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께도 인사 메시지를 전하겠다. 20~30년간 영어를 해본 적이 없는데 제 나름대로 문장을 쓰고 있다. 지켜봐 달라"고도 했다.

전씨가 말한 '여의도 2시 집회'는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 준비위원회'가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서 진행하는 국가비상기도회다.

세이브코리아 준비위원회는 손현보 세계로 교회 목사가 대표로 있는데, 손 목사는 최근 탄핵 집회 참석자들을 향해 "거기(집회) 나가서 노래 부르고 (응원봉) 흔들고 있냐"며 "바보들이잖아"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전씨가 속한 메가공무원학원 관계자는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에 "유튜브 채널을 통한 강사 개인의 발언"이라며 입장 표명을 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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