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WBC, 류지현 감독이 이끈다

양형석 2025. 1. 25. 10: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O리그] 24일 야구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류지현 전 LG 감독 선임

[양형석 기자]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야구 대표팀을 이끌 선장이 정해졌다.

한국야구위원회는 2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WBC를 이끌 수장으로 전 LG 트윈스의 사령탑을 지냈던 류지현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이 나가야 할 방향과 대표팀 감독으로서 필요한 자격 조건 등에 대해 논의해 정한 후보를 허구연 총재에게 추천했고 허구연 총재와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최다 득표를 한 류지현 감독과 면접을 거친 후 감독으로 선임했다.

류지현 감독은 현역 시절 1994년 신인왕을 비롯해 골든글러브 2회수상, 1998년 플레이오프 MVP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활약했고 은퇴 후에도 LG에서 10년 넘게 코치로 활동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감독으로 LG를 2년 연속 가을야구로 이끌기도 했던 류지현 감독은 WBC 3연속 조별 리그 탈락으로 침체에 빠진 한국 야구를 되살려야 할 중책을 맡게 됐다.

결과가 썩 좋지 않았던 세 번의 전임감독
 24일 전임감독으로 선임된 류지현 감독은 내년 WBC까지 야구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 한국야구위원회
야구는 다른 종목처럼 정기적으로 국제대회나 대표팀 경기가 자주 열리지 않기 때문에 한국은 그 동안 대회가 열릴 때마다 감독을 선발하는 '겸임 감독제'를 채택했다. 2006년 제1회 WBC에서는 당시 한화 이글스를 이끌던 김인식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 한국의 '퍼펙트 4강'을 이끌며 일약 국민 감독으로 떠올랐고 김인식 감독은 3년 후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한 제2회 WBC에서도 대표팀을 지휘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대표팀 감독 자리를 두고 잡음이 많았다.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던 2007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사령탑 김성근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을 강하게 고사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표팀 감독 자리는 2007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김경문 감독(한화)이 맡게 됐고 김경문 감독이 지휘한 대표팀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엄청난 반전을 만들어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국제 대회마다 대표팀 감독 선임에 잡음이 끊이질 않자 한국야구위원회는 전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해당년도 국제대회의 대표팀을 맡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 때문에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2009년 KIA 타이거즈의 우승사령탑이었던 조범현 감독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2013년 삼성 라이온즈를 우승 시킨 류중일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했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이 다시 대표팀을 맡은 초대 프리미엄12 우승 후 2017년 제4회 WBC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경험하자 대표팀은 겸임감독제의 한계를 느꼈고 2017년 선동열 감독을 첫 전임감독으로 선임했다. 선동열 감독은 2017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준우승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견인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2018년 11월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났다.

두 번째 전임 감독이었던 김경문 감독이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이라는 참사를 가져온 후 대표팀은 세 번째 전임감독으로 삼성의 왕조시대를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을 선임했다. 류중일 감독은 부임 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며 한국야구를 부활시키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은 작년에 열린 제3회 프리미어12에서 대만에게 패하면서 조기 탈락했고 결국 '류중일호'도 쓸쓸하게 막을 내렸다.

단기전 약하다는 이미지 극복해야

선동열-김경문-류중일 감독에 이어 4번째로 대표팀 전임 감독에 선임된 류지현 감독은 서울에서 나고 자라 LG에 입단해 선수와 코치,감독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류지현 감독은 대표팀에서도 경력이 화려한 편이다. 류지현 감독은 제1회 WBC 대표팀 수비코치를 시작으로 2013년 WBC,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 대회마다 꾸준히 코칭스태프로 참여했다.

특히 류중일 감독 체제에서는 대표팀의 작전·수석코치로 발탁돼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기여했고 작년 프리미어12에서는 수석코치를 담당했다. 비록 감독 경력은 없지만 코치로 참여했던 아시안게임에서 3연속 금메달에 일조했던 경험도 있다. 감독 후보가 감독 심사과정에 참석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 대표팀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도자가 류지현 감독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류지현 감독은 LG 감독 시절이던 2021년과 2022년 팀을 각각 정규리그 3위와 2위로 이끌었지만 2021년엔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 2022년엔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게 패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그렇게 류지현 감독은 '단기전에 약하다'는 비판을 받으며 29년 간 몸 담았던 LG를 떠났고 LG는 공교롭게도 류지현 감독이 떠나자마자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내년 WBC를 포함해 모든 국제대회는 단기전으로 열린다. 모든 경기가 대회의 운명이 걸린 '실전'이기 때문에 뒤늦게 상대에 대한 분석을 마쳤다 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류지현 감독의 계약 기간은 내년 WBC까지지만 WBC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면 내년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 계약이 연장될 확률이 높다. 야구팬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출범한 '류지현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