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의 사람사진] 나이 아흔에 연기대상 이순재
"나는야 영원한 무대 굿쟁이"

그는 “언젠가는 기회가 한 번 오겠지 하고 늘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이 아름다운 상, 이 귀한 상을 받게 됐습니다.
육십 먹어도 잘하면 상 주는 거예요”라면서
공로상이 아님을 힘주어 덧붙였다.
웬만큼 나이가 차면 으레 주는 게 공로상인 현실에서
아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대상을 받았으니 힘주어 덧붙였을 터다.
그의 소감을 들으며 유독 맘에 와 닿는 대목이 있었다.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됩니다”
라는 대목에서였다.
2023년에 그가 들려준 연기 철학이 겹쳐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그는 연극 ‘갈매기’의 출연은 물론이거니와 연출까지 맡은 터였다.
“연기를 예술 창조의 영역으로 만드는 바탕이 연극이죠”라면서
1956년 대학 3학년 때 처음 출연한 유진 오닐의 ‘지평선 너머’에서
웃음소리 하나를 위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연습했다고 했다.

결국 온몸에 밴 연기가 연극을 예술 영역으로 끌어 올린다는 의미였다.
사실 그와 연극은 따로 떼 놓을 수 없는 삶 그 자체다.
2022년엔 한해에만 모두 네 편의 연극에 출연했으니 말이다.
당시 아흔을 앞뒀음에도 이토록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유를 그가 말했다.
“옛날에 무당이 다 죽어가도 굿판에 가면 뛴다 했죠.
우리를 보고 일명 굿쟁이라고도 하잖아요.
무대만 깔아놓으면 새로운 힘이 나죠.
그게 바로 배우의 생명력이죠.”

연기 인생 60년을 돌아보는 2015년 인터뷰에도 그는 연기 철학을 말했다.
“연기는 내 자존심입니다.
심심풀이로 하는 작업이 아니죠.
평생 완성을 향해 나갈 뿐 완성은 없습니다.”
결국 완성이 없기에 70년차 배우인 그의 연기 시간은 오늘도 흐르는 게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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