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더들 덕유산리조트에 '극대노', 무슨 일이길래
[무주신문 이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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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시민이 무주덕유산리조트를 향해 '공정운영'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
| ⓒ 무주신문 |
글쓴이 박아무개씨는 충청 이남에서 유일한 설상레저 스키장인 부영그룹의 무주덕유산리조트가 스노보드 종목 이용자들을 함부로 대한다면서 글을 시작했다. 종합해보면, 기업 운영 자질이 부족한 무주리조트가 노후한 시설을 보완하고 관리하기보다는 이용자들이 일부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폐쇄하면서 점점 다른 스키장으로 떠나가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고스란히 인근 상권에도 영향을 미쳐 상가들은 점점 슬럼화돼 가고 있으며, 결국 무주리조트 황폐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글은 덕유산리조트가 이번 동계 시즌 스키 전용, 스노보드 전용 슬로프 정책을 시행하면서 슬로프 일부를 제한하고 또 일부 시설(스노우파크, 모굴스키)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겨울 시즌 시작 불과 보름가량을 앞두고 시즌권 구매자들에게 문자로 통보해 불만을 산 것과 연관돼 보인다.
글쓴이는 "리프트권 1회 구매자들에게 제대로 된 안전수칙을 안내하지 않거나 슬로프 안전요원 숫자도 2011년 이후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며 리조트의 안전 의식 부족 문제를 꼬집었다.
구체적으로는 '슬로프 제한'과 '스노우파크(보더파크) 운영 중단'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박씨는 "안전에 대한 책임의식은 없고 사고가 났으니 이곳은 이용불가"라며 "슬로프와 시설 이용물을 하나씩 하나씩 폐쇄하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조트 측이 시즌권 가격은 매년 올리고 있는 반면 안전사고 대책이라며 슬로프 제한을 점점 늘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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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주리조트 스키장 공정운영 촉구 캠페인'까지 등장했다. |
| ⓒ 무주신문 |
겨울 시즌 오픈을 보름여 앞둔, 지난해 11월 중순 문자로 미운영 사실을 통보해왔고, 일찍이 겨울 시즌방 (숙소)을 예약하고 준비해 온 이용자 들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는 것. 이로 인해 오랫동안 리조트를 이용해 온 숙련 스노보더들과 그들에게 기술 을 배우는 회원들이 대거 무주리조트를 떠나고 있다고 했다.
이 글은 비단 무주군청 게시판에만 올라온 것이 아니다. 스키스노보더동호회 사이트와 소셜미디어(블로그, 인 스타그램) 등 여러 곳에 똑같은 글이 올라왔고, 해당 글에는 '서명 캠페인' 까지 링크돼 있다.
글을 올린 이들은 '무주 공정운영캠페인'이라고 일컬었고, 설상레저문화 보존과 미래를 위한 연대 활동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20일께, 슬로프 제한 정책에 반발하며 리조트 내에서 '스노우보드 차별중단, 공정한 슬로프 이용 보장하라' '슬로프 이용 차별, 고 객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을 걸고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무주리조트 스키장 공정 운영 촉구' 서명 캠페인에는 ▲시즌권 약관에 따라 모든 슬로프와 시설에 대해 동일 한 요금을 지불한 고객의 동등한 이용권 보장 ▲특정 슬로프에서 스노우보드 이용만 제한하는 차별 정책 철회 ▲시즌권 운영에 대한 변경 사항 발생시 철저한 사전 공지 및 고객 동의 당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덕유산리조트 측에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슬로프 제한 정책을 재검토하고 공정하게 운영할 것"을 거듭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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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유무주산리조트 측이 문자로 통보한 '24/25 동계시즌 슬로프 운영 관련 추가 안내 공지'. |
| ⓒ 무주신문 |
댓글에서는 덕유산리조트의 일방적 정책에, 일찍이 시즌권을 취소하거나 팔고(양도) 강원도나 경기도권 스키장으로 옮긴다는 이들도 꽤 있었다. 무주에만 15년을 다녔다는 아이디 '암꺼나해'는 "시즌권 양도하고, 데크도 내일이면 다 팔고 떠날 계획"이라면서 "내가 사랑했던 보드는 부영의 횡포에 빼앗겼다"고 말했다.
무주 시즌권 구입 20년 차라고 소개 한 아이디 '천년만년'은 "보드 못 타는 슬로프가 있으면 시즌권도 스키와 보드 가격 차이 둬서 따로 팔아야 형평성에 맞는 거 아니냐"면서 "올해도 1차 판매 때 (시즌권) 샀었는데, 리조트의 일방적 통보에 기가 차고 어이가 없어 시즌 시작 바로 앞두고 취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무주로 스키 보드 타러 간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말린다"며 "전국의 어느 스키장이나 문제는 있지만 진심 무주만한 괴상한 스키장은 없다. 설상문화 파괴자 수괴 부영, 진심 무주를 떠나버렸으면 좋겠다"라고 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덕유산리조트는 올해 울퉁불퉁한 눈 언덕을 스피드 있게 즐기는 모굴(Mogul, 눈 언덕) 전용코스도 미설치,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굴스키는 다양한 눈 언덕의 경사면을 내려오면서 회전 기술, 공중 연 기, 속도를 겨루는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의 하나다. 이는 스키지도자 레벨 테스트에도 있는 중요 종목 중 하나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숙련된 스키·보드 지도자 또는 기술자들로, 팀별로 움직인다.
즉, 바뀐 정책 때문에 적게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동호회원을 비롯해 기술을 배우는 강습생들까지, 집단으로 무주를 떠난다는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인근 상권과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덕유산리조트 인근에서 수십 년간 스키샵을 운영해온 A사장은 "바뀐 정책때문에 경기도나 강원도로 떠난 고정 팀들이 많다. 겨울에만 상주하던 팀들이 줄었다는 게 확연히 눈에 보인다"면서 "가뜩이나 어수선한 시국에 지난해 보다 손님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고정팀들도 하나둘 떠나면서 분위기가 확 가라 앉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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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주덕유산리조트 오픈슬로프 지도. |
| ⓒ 무주신문 |
홍보팀 관계자는 "보더들이 피해를 본다고 느끼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슬로프 내 사고 현황을 봤을 때 개인 사고 다음으로 스키와 보드 간 충돌 사고가 가장 많았다"면서 "이때문에 스키어와 보더 이용 비율(8대 2)을 따져본 후에 스키 전용 슬로프(4개)와 보드 전용 슬로프(1개) 정책을 검토·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노우파크와 모굴스키 미운영에 대해서도 '안전상 이유'를 들었다. 또한 일방적 문자 통보와 관련해선 "바뀐 정책에 대해 시즌권 구매자들에게 문자로 안내하면서 동시에 일주일 동안은 위약금 없이 취소 가능하다는 설명도 충분히 했다"면서 "실제 시즌 권을 취소한 분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크게 영향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9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덕유산리조트 곤돌라가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발생하며 리조트 측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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