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구속, 현직 대통령 헌정사 처음…"증거인멸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등 혐의로 19일 새벽 구속됐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47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 구속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민사1-3부 부장판사(당직법관)는 19일 오전 2시 50분쯤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차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후 2시 8분부터 서부지법 309호 법정에서 비공개로 진행돼 4시간 42분 만인 오후 6시 50분 종료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향후 법과 절차에 따라 피의자 윤석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짧은 입장을 냈다. 반면에 윤 대통령이 구금돼 있는 서울구치소 앞에 모인 지지자 30~40명은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곧장 “아이 개XX”라며 욕설을 뱉었다. “에휴 갑시다, 끝났어”라고 탄식하며 귀가를 준비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 쪽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로고송인 ‘질풍가도’를 틀며 환호했다.
서부지법 앞에 모여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격앙된 상태로 소화기를 던지거나 쇠막대기를 내리쳐 법원 창문을 깬 뒤 내부로 진입했다. 이들 중 일부는 “아이 씨X”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은 죽었다”며 외벽 타일을 깨고, 분말식 소화기를 분사했다.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겠다”며 무기를 들고 올라가는 이도 있었다. 서부지법 청사는 불과 30분 만에 내·외부 할 것 없이 창문과 기물 곳곳이 파손된 채 지지자들에게 점거됐다. 경찰 일부는 들고 있던 진압 방패를 뺏겨 방패로 맞기도 했다. 방송사 촬영 카메라를 부순 뒤 기자를 폭행한 경우도 있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들은 “이게 나라냐”며 불만을 표했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구속영장 발부는 납득하기 힘든 반헌법, 반법치주의의 극치”라며 “그렇지만 분노 표출이 도가 지나쳐 폭력 양상이 계속되면 좌파 세력의 표적 공세나 역공작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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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계엄, 국정 정상화 결단”…법정서 홀로 45분 발언
윤 대통령은 영장심사 법정에서 “계엄은 국정 운영 정상화를 위한 결단이었다”고 소명했다. 18일 오후 1시 25분 법무부 호송용 승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를 나선 윤 대통령은 오후 1시 54분 서부지법에 도착했다. 법정에선 5분 최종 발언을 포함해 45분간 변론에 나섰다.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이 직접 사실관계와 증거관계, 법리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발언 내용은 비상계엄 이후 발표했던 대국민 담화와 입장문 등 기존 주장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심사에 공수처에선 윤 대통령 수사 주임검사인 차정현 부장검사와 평검사 5명이 나왔다. 공수처 검사들은 70분간 프레젠테이션(PT)에서 “윤 대통령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국회를 봉쇄하고 여·야 대표 불법 체포를 지시하는 등 경찰과 계엄군에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취지로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등을 설명하며 구속을 요구했다. 계엄을 전후해 윤 대통령이 텔레그램을 탈퇴한 정황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우려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에선 김홍일·윤갑근·송해은·석동현·차기환·배진한·이동찬·김계리 변호사가 출석했다. 김홍일·송해은 변호사는 이어진 70분 PT에서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8시쯤 서울구치소 구인 피의자 대기실로 복귀해 영장 결과를 기다렸다.

한편 서부지법 앞은 심사 당일 오전부터 “구속영장 기각” “불법 체포영장”을 외치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거 결집했다. 당초 200여 명이었던 시위대는 대통령이 직접 출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최대 4만4000명(오후 4시 4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까지 몰렸다.
법원 쪽으로 월담을 시도하거나 공수처 검사와 직원들이 탄 차량을 공격하는 등 흥분한 시위대 40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이들 중 10명은 공수처 차량을 1시간가량 막아서고 차체 전복을 시도하거나 나무 막대로 공수처 관계자 1명을 폭행하는 등 위협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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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카키색 수의 입는다…헌재 탄핵심판 출석할까

구속 수사 기간은 체포일(1월 15일)부터 최대 20일이다. 공수처는 설 연휴 시작 전인 오는 24일쯤 윤 대통령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기소를 요구할 전망이다. 검찰은 약 열흘간 추가 수사 후 구속이 만료되는 2월 3일 전에 윤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구속기소 될 경우 1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최대 6개월간 구금 상태가 유지된다.
형사재판이 시작되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 공소장 등 수사기록이 헌재로 넘어올 수 있어서다.
김정민·이영근·이찬규·이아미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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