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성장 쇼크’에도 금리 동결 고육책…추경 준비 불가피
미 경제 상황 변화, 환율 불안에 기준금리 못 내려
민생 법안 통과시키고 추경 시기·규모 로드맵 짜야

환율 불안은 발등의 불이다. 미국 달러당 원화 환율은 최근 외환위기급에 이르는 1450원을 웃돈다. 여차하면 1500원을 뚫을 기세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물가 상승은 투자와 고용에도 악재라는 점에서 환율 불안은 방치할 수 없는 사안이다.
고용 상황도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5만2000명 감소해 3년10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일자리 증가 규모는 전년 대비 반 토막인 16만 명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것은 미 경제 상황 변화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일반 관세 10%를 비롯한 전방위적 관세 장벽과 함께 법인세 인하 등의 감세 정책을 예고했다. 이 여파로 미국에선 수입물가가 오르고 미 정부의 재정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중금리가 다시 뛰고 있다.
지난해 9월 3.6%대로 내려갔던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트럼프 당선 이후 방향을 틀더니 최근 4.8%까지 치솟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일정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올해 금리 인하가 최소 2회로 예고됐지만, 뱅크오프아메리카(BoA)는 “트럼프 등장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Fed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나고 오히려 인상으로 기울고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어느 때보다 재정의 역할이 절실해졌다. 올해 정부 예산은 여야의 정쟁 끝에 감액예산으로 출발한 만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보강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전체 예산 75%의 상반기 조기 집행에 나섰기 때문에 추경의 효율성을 따져봐야 한다. 추경을 피할 수 없다면 시기와 규모 등 로드맵이 필요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추경은 빠를수록 좋고 15조~20조원 정도가 적절하다”며 “전 국민 지원보다는 자영업자 타깃 지원이 맞다”고 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석좌는 어제 CSIS 게시글에 “한국 정부가 경제의 회복력에 자신감을 표하고 있지만, 지속하는 정치적 위기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이 경고에 여·야·정 협의체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살얼음판의 한국 경제를 구출하려면 반도체특별법 같은 기업투자 촉진, 민생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더는 미뤄선 안 된다.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복지 짠데 수입차 타고다녀"…쿠팡에만 있는 '잡레벨' 실체 | 중앙일보
- "충격과 공포"…아이 앞서, 아빠 살해하고 엄마 성폭행한 남성 | 중앙일보
- 지갑 속 여학생은 누구였나…소녀 강간범 '소름돋는 유서' | 중앙일보
- 여교사가 초등생 남제자 성폭행…"깊은 유감" 대전교육청 결국 | 중앙일보
- "김 여사, 완전히 깡말라…밥 못먹고 약으로 버틴다" | 중앙일보
- 느닷없는 베드신에 황당…500억 쏟은 드라마의 '초라한 시청률' | 중앙일보
- '넷째 임신' 티아라 출신 아름, 아동학대 등 징역형 집유…무슨일 | 중앙일보
- 최준용 "윤, 무슨 죄 있다고"…15세 연하 아내는 대성통곡 | 중앙일보
- "복권 당첨돼도 일한다"는 이 나라…직장인들 만족 비결 뭐길래 | 중앙일보
- [단독] 양복 차림으로 잠든 윤…1700원짜리 아침 3분의1 남겼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