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측 내란 첫 재판서 "일개 검사가 옳다 그르다 안돼"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자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사건 관련인 중 처음 법정에 섰다.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내란임무종사 등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다.
공판준비기일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수감 중인 김 전 장관은 이날 법정에 직접 나왔다. 수의 대신 정장 차림에, 기존엔 새까맣던 머리카락이 절반쯤 센 모습이었다. 인적사항을 확인할 때 짧게 대답한 것 외에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고, 재판 내내 주의 깊게 듣거나 방청석을 바라봤다. 이날 법정에는 가족 3명이 출석해 재판을 지켜봤다.
김 전 장관 측 “비상계엄 대통령 전속 권한, 사법부 심판권 없어”
김 전 장관 측은 ‘공소사실은 정당한 직무집행이자 권한 행사일 뿐, 내란‧직권남용 등 범죄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은 “계엄 선포와 그 전후 일련의 과정은 대통령이 헌법상 권한을 행사한 것이지 범죄라고 할 수 없으며 국방부 장관도 통상의 사무, 직무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대통령만 판단할 수 있는 헌법상의 계엄 선포 요건을, 검사들이 맘대로 판단해서 내란으로 규정해 기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아예 수사권을 가질 수 없고, 대통령은 물론 국무위원으로 그를 보좌했던 전 장관에 대해서도 수사권이 없어 즉시 공소기각해 달라”고 주장했다.
검찰과 김 전 장관 양측은 1997년 유죄가 확정된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의 내란죄 판례에 대해서도 엇갈린 해석을 각각 주장했다. 김 전 장관 측은 “대법원도 비상계엄의 선포‧확대 요건의 판단은 대통령의 전속 권한으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며 “그런데 일개 검사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정치적 판단, 통치권 행사인 비상계엄 선포 요건에 대해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사법부도 이에 대해 심판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검찰은 “비상계엄 확대 행위가 범죄일 경우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게 대법원의 확고한 태도”라며 “공소권도 수사, 구속심사 단계 및 공범 기소 과정에서 인정됐고 권한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김용현 피고인 사건은 증거 28건, 공범인 조지호 전 경찰청장‧김봉식 전 서울청장 사건 증거도 추가로 36건 제출할 예정”이라며 “피고인 측이 진술 조서‧피의자 신문조서 등을 증거로 쓰는 데 부동의한다면 신청할 증인은 약 50~60명”이라고 밝혔다.
병합? 집중심리? 다음달 공범들 재판 이후 결정 가능
형사25부는 ‘12‧3 비상계엄 사태’의 공범인 조지호‧김봉식‧노상원 피고인의 사건도 함께 배당받아 심리 중이다. 검찰은 ‘공범 사건을 병합하지 말고 각각 병행 심리해달라’ ‘주 2~3회 재판해 신속하게 진행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전 장관 측은 ‘사실관계가 같은데 병합해서 심리해달라’ ‘방어권 보장을 위해 2주~한 달에 한 번 재판해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다음 달 6일오후 4시로 지정했다. 오전 10시, 오후 2시에 각각 첫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된 조지호·김봉식·노상원 피고인 사건과 같은 날이다. 지 부장판사는 “집중심리가 필요할 듯 한데 양 측의 의견을 고려하고 비슷한 규모의 다른 사건의 진행을 참고하겠다”며 “공범 피고인들의 의견도 들어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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