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6시간 만에 체포..."말 듣지 않은 경호처, 윤 권위 완전히 무너져"

김성욱 2025. 1. 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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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며 지연한 건 변호인단과 국민의힘...체포 영장 기한, 21일까지였다

[김성욱, 권우성 기자]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에 긴급체포되어 과천 공수처 청사로 이송되고 있다.
ⓒ 권우성
15일 내란죄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이 집행 6시간여 만에 성공한 가운데, 대통령경호처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전혀 저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무력사용까지 거론하며 인간 방탄을 요구한 윤 대통령과 일부 고위 경호처 간부들의 지시가 하나도 먹히지 않은 것이다. 경호처는 물리적으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 섰던 지난 3일 1차 집행 때와 달리 스크럼도 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이날 경찰·공수처의 집행을 막아선 건 윤 대통령 측 변호사들과 국민의힘 의원들이었다. 경찰과 공수처는 이날 오전 4시 2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지난 1차 집행 때와 달리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 등 변호인단과 김기현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20여 명이 관저 입구 앞에 나와 경찰·공수처의 진입을 막아서고 소리를 치며 항의했다.

경찰·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중 상당 시간이 이들을 넘어서는 데 소모됐다. 경찰·공수처는 오전 5시 10분께 체포영장을 제시했으나, 이들이 물러서지 않자 오전 6시 30분께 정문 앞에 모인 인원들에 대한 강제 해산을 시작했다. 이후 오전 7시 30분께 사다리를 동원해 관저 내부 진입에 성공했다. 다만 경찰은 "영장 집행 과정 중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를 당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시도되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찰들이 사다리를 이용해 경호처 버스 바리케이드를 넘어 들어가고 있다.
ⓒ 권우성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관련 체포영장 집행이 진행되고 있다.
ⓒ 권우성
정문 안에서부터는 순탄했다. 경호처가 물리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공수처는 오전 8시 5분쯤 관저 바로 앞 흰색 철문 초소까지 진입에 성공했다. 초소 앞에 있던 윤갑근 변호사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잠시 대화한 경찰·공수처는 오전 8시 10분께 철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2시간 20분이 지난 오전 10시 33분, 윤 대통령이 체포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은 10시 35분께 경호를 받으며 관저를 떠나 공수처로 향했다.

체포 직전 2시간여 동안 윤 대통령 쪽은 관저에서 '체포'가 아닌 '자진 출석'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무력 시위'까지 벌이며 마지막으로 기댔던 경호처의 물리력이 말을 듣지 않고, 형사 1000명을 동원한 경찰과 공수처에 의한 체포가 직전까지 온 상황에서, 또다시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오전 8시 30분께 "공수처에 자진 출석하는 쪽으로 변호인들이 지금 공수처와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화에서 "예컨대 총구를 들이대자 '원래 나가려고 했다'고 한 꼴 아닌가"라며 "그래도 대통령인데 끝까지 참담하다"고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근무 경험이 있는 경찰 관계자는 "경호처 쪽에서는 경호처의 존립 문제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며 단체로 경찰에 저항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통상 경호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으로서의 권위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고 했다.

윤 체포영장, 21일까지였다… 경호처 실세 김성훈·이광우 영장도 받아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에 긴급체포되어 과천 공수처 청사로 이송되고 있다.
ⓒ 권우성
한편, 경찰은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시한이 오는 21일까지였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찰은 체포영장 기한에 대해 비밀에 부쳐왔다. 일부에선 윤 대통령 체포 기한이 설 연휴(1월 27일 이후) 돌입 이전까지 3주 동안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그보다 짧은 2주였던 것이다. 2차 영장은 지난 7일 발부됐다.

경찰은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면서 경호처 내 강경파 실세인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체포영장도 함께 들고 갔다. 당초 김 차장에 대한 영장은 13일 발부된 것으로 전날에야 밝혀졌지만, 이 본부장에 대한 영장이 발부된 것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 본부장에 대한 영장은 전날 발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둘은 경호처 내 '김건희·김용현'라인 강경파 실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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