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670만 '탄핵반대 집회' 영상, 알고보니 중국 신년 축하 행사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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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영상 속 화면에는 도심 속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고 풍선을 날리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영상에는 사람들이 모여 애국가를 부르는 음성도 포함돼 있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이 정도라고? 울려 퍼지는 애국가"라는 제목으로 같은 장면과 음성을 담은 영상도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는 "온 세상이 빨강"이라는 자막도 첨부됐다. |
ⓒ 유튜브 갈무리 |
탄핵 정국에서 가짜뉴스가 끊이지 않은 가운데 중국의 신년 축하 행사를 탄핵 반대 집회로 둔갑시킨 영상의 조회수가 약 500만 회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일, 구독자 약 18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은 "일어나라! 한 맺힌 함성!!!"이라는 제목의 11초짜리 짧은 영상을 게시했다.
'탄핵 반대 집회'로 소개된 의문의 영상... 총 조회 수 6백만 회 훌쩍 넘어
해당 영상 속 화면에는 도심 속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고 풍선을 날리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영상에는 사람들이 모여 애국가를 부르는 음성도 포함돼 있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이 정도라고? 울려 퍼지는 애국가"라는 제목으로 같은 장면과 음성을 담은 영상도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는 "온 세상이 빨강"이라는 자막도 첨부됐다.
이 두 영상들은 각각 조회수가 498만 회, 173만 회에 달했고 댓글 수 또한 1만 3천 개, 9100개나 됐다. 해당 영상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은 댓글 중 하나는 "탄핵 반대 집회는 언론에서는 안 보여준다. 좌편향 언론"이라는 내용으로 해당 영상 속 장면이 탄핵 반대 집회라면서 언론이 좌편향돼 보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댓글 또한 "와 실화냐, 이걸 안 보여줘. 국민의 목소리, 국민의 엄중한 심판인데"라며 "정말 대단하다. 민주주의는 승리한다"라고 마찬가지로 언론이 이러한 탄핵 반대 집회 장면을 보도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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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해당 영상 속 장면은 탄핵 반대 집회가 아니었다. 실제로는 중국 장시성의 수도 난창시에서 2025년 1월 1일을 맞아 신년 축하 행사가 벌어진 것이었다. |
ⓒ Youtube ShanghaiEye |
하지만 해당 영상 속 장면은 탄핵 반대 집회가 아니었다. 실제로는 중국 장시성의 수도 난창시에서 2025년 1월 1일을 맞아 신년 축하 행사가 벌어진 것이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종합미디어그룹인 '상하이 미디어 그룹(上海广播电视台)'이 2023년부터 운용하는 국제 커뮤니케이션용 브랜드 '상하이의 눈(ShanghaiEye)'은 지난 1월 1일, 유튜브 공식계정에 탄핵 반대 집회로 소개된 영상과 같은 영상을 올렸다.
31초짜리 영상 속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 신년 카운트다운을 외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있다. 또한 인파의 배경에는 한자로 '2025 新年快乐', 해석하면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구가 크게 써진 전관팡도 볼 수 있었다. 해당 장면은 탄핵 반대 집회로 소개된 영상에서는 편집됐다.
상하이의 눈은 해당 영상의 설명란에 영어로 "난창시에 모인 수천 명의 사람들이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풍선을 하늘로 던졌다(Thousands gather in Nanchang city centre releasing balloons to celebrate the New Year)"라고도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 난창시에서 벌어진 새해 축하 행사가 한국에서 탄핵 반대 집회로 둔갑해 수백 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것이다. 심지어 애국가 합창 음성은 합성하고 한자 문구는 편집해서 말이다. 의도적으로 가짜뉴스를 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는 정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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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영상은 비단 유튜브뿐만 아니라 온라인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틱톡에서 해당 영상은 "일어나라! 축제 한 맺힌 함성!!! 윤석열 대통령 힘내세요"라는 제목으로 공유됐다. 이 공유 영상 또한 2,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700회 가까이 공유됐다. |
ⓒ 틱톡 갈무리 |
틱톡의 영상 또한 "이런 기사는 왜 티비에 안 나오지? 의문이네", "이런 거 정규방송에는 하나도 안 나온다" 등의 내용의 댓글이 많은 공감 표시를 받았다. 현재 블로그, 카페, 밴드,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등을 통해 해당 영상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로 소개되어 공유되었는지는 알 수조차 없다.
해당 영상들의 댓글란에서 보다시피 이러한 가짜뉴스는 '언론이 좌편향돼 있다'라는 편견을 지닌 탄핵 반대 지지층에게 그러한 편견을 강화하며 그들이 더더욱 주류 언론을 배척하도록 하고 있다. SNS 등 온라인상에 전파되는 가짜 뉴스에 언론이 좀 더 관심을 두고 사실 확인을 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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