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쌓인 겨울에 여름꽃 필 만큼 상서로운 명당
[이완우 기자]
▲ 쌍계사 입구 쌍계 석문 |
ⓒ 이완우 |
화개 장터에서 쌍계사는 벗꽃십리길로 불리는 4km 거리이다. 지리산 화개 계곡의 시냇물을 쌍계(雙磎)라고 하였다. 최치원(857~900)이 '쌍계 석문(雙磎 石門)'의 4자 글씨를 써서, 쌍계사 입구의 두 바위에 새겼다.
고졸(古拙)한 필체의 이 4자 글씨와 석문은 이상향을 지향하는 소재와 동기가 되었다. '쌍계 석문'은 무릉도원으로 향하는 동굴에 비유되는 석문의 대명사가 되었다. 임실 삼계 석문과 진안 삼계 석문 등은 호리병 속의 별천지인 화개 동천을 지향하는 최치원의 쌍계 석문 본뜨기였다.
鼓翼淸吟付石門(고익청음부석문)
石門筆迹人間寶(석문필적인간보)
遊戱金壇銷白雲(유희금단쇄백운)
두류 방장산은 진실로 신선 세상이니
새가 활개 치듯 맑게 읊조리며 석문에 새겼네
석문의 필적은 인간 세상의 보배가 되었고
신선 노니는 금단에 흰 구름이 흩어지네.
[태능(太能, 1562~1649) 스님의 칠언절구 한시]
▲ 쌍계사 쌍계 석문 암각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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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계사 진감선사 대공탑비 해체보수 공사 중 (대웅전 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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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법 스님은 이곳저곳 '설곡리 갈화처'를 찾아다녔다. 어느 날 호랑이의 길 안내로 현재의 쌍계사 금당 위치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곳이 그토록 찾아다니던 장소라 여겨서, 가람을 창건하였으니 옥천사(玉泉寺)였다.
엄동설한 겨울에 여름꽃인 칡꽃이 필 만큼 상서로운 명당이어선지, 쌍계사에서 왠지 마음이 따뜻하고 포근하여서 오래 머물고 싶었다.
이 아름다운 사찰 창건 연기 설화는 하나의 비유와 상징으로 보인다. 이곳 옥천사에서 겨울에 여름꽃이 피듯, 여기가 우리나라 선불교의 시원이 되리라는 예언은 아니었을까?
▲ 쌍계사 금당, 설곡리 갈화처 명당 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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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계사 금당 앞 애기동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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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계사 국사암 사천왕수 (1200년 수령의 느릅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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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계사 앞 야생차 시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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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엽 따서 상전께 주고, 중엽 따서 부모께 주고, 말엽 따서 남편에 주고, 늙은 잎은 차약 지어
봉지봉지 담아두고, 우리 아기 배 아플 때, 차약 먹여 병 고치고, 무럭무럭 자라나서, 경상감사 되어주오.
▲ 쌍계사 앞 야생차 시배지 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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