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플레 서막…미 국채 금리 ‘발작’ 우려 고조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5. 1. 1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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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인플레 우려
미국 10년물 금리 5% 바라봐
미국 재무부 청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중장기 국채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채권 시장 ‘발작(tantrum)’으로 이어져 글로벌 증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한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월 8일(현지 시간) 장중 4.73%까지 올라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어 5%에 바짝 다가섰다. 30년물 금리는 4.962%에 달했다. 두 국채 금리는 2023년 10월 19일 당시 각각 4.987%, 5.101%를 찍었다. 이날 20년물 국채 금리는 일시적으로 5.026%까지 튀어 올랐다가 다시 4.97% 수준으로 내려왔다.

미 국채 금리 상승 요인은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감세 공약에 따른 영향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세운 공약을 모두 이행하려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한다. 트럼프는 세수 부족을 조세 저항이 우려되는 증세보단 사실상 관세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심지어 트럼프 당선인은 재정·조세 정책으로 법인세·소득세 감세를 추진한다. 정부가 세금을 감면하면서 재정지출을 늘리려면 국채를 더 찍는 수밖에 없다. 시장에 국채 공급이 늘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른다.

미국 금리 인하 속도 조절도 주요 변수다. 2024년 12월 8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 위원들은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총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봤다. 2024년 9월 발표 땐 4차례 인하를 예상했지만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려는 배경으로 중립금리 상승을 지목한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과열되거나 침체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하도록 하는 금리다. 실질 중립금리는 명목 중립금리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뺀 것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적정성을 판단하는 잣대로 쓴다. 결국 2022년과 2023년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경제가 견고하자 연준 위원들이 중립금리가 올라갔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시장은 해석한다.

시장에서는 고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ING의 파드라익 가비 글로벌 금리 전략팀장은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올해 말 5.5% 정도 될 것으로 봤다. T로웨프라이스의 아리프 후사인은 6%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국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소위 ‘금리 발작 리스크’가 미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 시장에 가시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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