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집회에 중국인 대거 참석" 주장, 검증해보니 [오마이팩트]
[김시연 기자]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4차 범시민대행진’이 2024년 12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에서 윤석열퇴진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응원봉 불빛을 밝히며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
ⓒ 권우성 |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비례)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윤석열 지지자 집회에 연사로 나와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탄핵소추에 찬성한다고 나서고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같은 당 유상범 의원(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도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탄핵 집회 중국 개입설'이 과연 근거가 있는지 따져봤다.
▲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지난 12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14 |
ⓒ 연합뉴스 |
▲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찬성) 집회에 참석한 중국인”라는 내용이 담긴 한 강성 지지자의 글과 사진을 공유했다 삭제했다(왼쪽). 같은 당 유상범 의원도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 김민전·유상범 의원 페이스북 |
▲ ‘공산당헌터’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지난 4일 오후 4시쯤 X(옛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면서 “한남동 한강진역에서 중국 대학교 잠바 입은 여자가 내림”이라고 주장했지만, 해당 사진만으로는 정확한 촬영 장소와 시간은 물론, 해당 옷을 입은 인물의 성별이나 국적, 집회 참석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 |
ⓒ X(옛 트위터) |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친북좌파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민노총이 경찰을 폭행하는 등 폭력적 모습을 보이자, 2030 세대가 냉정을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2030이 더 이상 탄핵/내란집회에 안 나가는 이유'라는 제목의 SNS 글과 함께 <주한 중국대사관 "한국 거주 중국인에 정치활동 참여말 것" 당부>라는 제목의 <뉴시스> 속보 기사 사진을 공유했다.
일부 친윤 성향 지지자들은 이같은 중국대사관 공지가 지금까지 중국인의 탄핵 집회 참여를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지난 4일 '위챗'을 통해 "한국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법에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 재한 외국인은 정치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면서 "한국에서 정치집회가 빈번히 벌어지고 있으니 관광객을 포함해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은 집회 장소와 거리를 유지해 달라"고 공지했다.
▲ 주한 영국대사관과 미국대사관은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사관 홈페이지와 SNS에 자국 국민에게 집회 시위 현장 주변에 가지 말라고 공지했다. |
ⓒ 주한영국대사관 미국대사관 페이스북 |
주한 미국대사관도 지난 12월 7일 홈페이지와 SNS에 올린 '보안 경고: 한국 내 현재 정치 상황에 대한 미국 시민을 위한 지침'을 통해 "시위가 진행되는 지역은 피하고, 대규모 군중, 모임, 시위 또는 집회 근처에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평화적인 시위를 의도한 것조차 대립으로 변하고 폭력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중국대사관 공지가 지금까지 중국인의 집회 참여 증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밖에 일부 극우·보수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중국 개입설' 근거로 활용된 사진이나 영상은 대부분 거짓이거나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 해당 사진은 '소한행동조'라는 스티커를 붙인 차량의 사진이었다. 디시인사이드, 에펨코리아, 루리웹 등 온라인 커뮤니티 다수에서 해당 사진과 함께 "길거리에서 이런 거 본 사람이 있냐? 풀이하면 한국을 제거(멸망)하기 위해 행동조"라는 설명이 나돌았다. |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윤석열, 극우세력 결집하려고 '중국 혐오' 활용"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10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윤석열이 자신에게 불리한 정치 지형을 돌파하기 위해 극우세력을 결집하는 도구로 '중국 혐오'를 활용하고 있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부추기고 있다"라면서 "보수 기독교가 세력 유지를 위해 '동성애 혐오'를 가져온 것처럼, 극우 세력도 더는 종북 같은 과거 방식이 안 먹히니 좀 더 실질적인 위협 세력으로 중국을 선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월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중국인 간첩을 직접 언급해 '반중 정서'를 자극했다. 황교안 전 총리도 지난 26일 비상계엄 당일인 지난 3일 중국인 해커 부대 90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 침투했다고 주장하며 중국 개입설을 부추겼지만, <오마이뉴스>에서 지난 27일 선관위에 확인한 결과 당시 선관위 공무원들이 연수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관련기사 : 황교안 등 "계엄날 중국 해커 90명이 선거연수원 침투" 황당 주장 https://omn.kr/2bn6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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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팩트] |
SNS·인터넷 커뮤니티 |
"윤석열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이 대거 참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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