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카드 납부 3년째 제자리…3개사 연간 100억원 이하

게티이미지뱅크

혁신금융서비스인 ‘월세 신용카드 납부 서비스’의 이용 건수와 이용액이 3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올해 해당 서비스를 전체 카드사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서비스 활성화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10일 여신금융협회의 ‘카드 월세 납부 이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신한‧현대‧우리카드 3사의 월세 신용카드 납부 서비스 이용 건수는 △2022년 1만2178건 △2023년 1만2659건 △2024년 1만2757건으로 집계됐다. 한 해에 늘어난 이용건수가 200~500건에 불과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종료해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용액을 보면 3사 기준 △2022년 72억6000만원 △2023년 87억9000억원 △2024년 99억5000억원이다. 한 건 평균 100만원 이하를 결제한 셈이다. 총액 기준으로 한 해에 10억원 이상 늘었지만 월세 인상 영향이 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서울 지역 원룸 평균 월세는 1분기 기준 △2022년 58만500원 △2023년 69만4900원 △2024년 72만8100원으로 올랐다.

월세 신용카드 납부 서비스는 1%대 수수료를 내고 임대료를 신용카드로 납부하는 서비스다. 임차인이 서비스를 신청하고 임대인이 동의하면 임차인 카드로 결제된 금액이 임대인이 정한 계좌로 입금된다.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개인인 임대인도 카드 결제를 받을 수 있어 2022년부터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 지정을 받은 카드사에서만 제공해 왔다.

앞서 금융위는 8일 2025년 업무보고에서 모든 카드사가 해당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개인 등 비가맹점이 임대료에 한해 카드 결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실제 시행을 위해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적용과 관련한 조치가 필요하다. 여전법은 가맹점에서 신용카드로 거래한 대금을 가맹점에서만 결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샌드박스 지정 카드사가 3년간 큰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3년째 제자리였던 월세 카드 납부 시장이 커질지는 미지수다. 한 샌드박스 지정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월세 납부 서비스 첫 출시 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면서 “최근 규제가 완화되며 이용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관련 세부 방안을 다음달 공개할 방침이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