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한 꽃만 그리는 '무궁화 전도사' 된 사연
한국예술문화명인진흥회는 우리 조상의 유·무형 전통예술문화를 유지·발전시키고 명인들이 쌓아온 가치를 사회 자산으로 공유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전국에 약 400명의 명인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는데 그중 충청지회 명인은 21인이다. 이 연재는 충청 지역에 흩어져 있는 명인 21인의 인터뷰다.
그들의 지난했던 삶을 조명함으로써 미래를 잇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소개한다. 우리꽃 무궁화 분야 김종희 명인을 지난 7일 만났다. <기자말>
[최미향 기자]
▲ 우리꽃 무궁화 분야 김종희 충청명인 |
ⓒ 최차열 |
그러나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듯이 무궁화는 꽃, 잎, 줄기, 뿌리 등 버릴 게 하나 없는 꽃입니다. 사람에게 유익한 나무인데도 천대시하다 보니 생겨난 말인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화장실 뒤나 구석에 심어져 관리의 손길도 소홀했습니다. 하루빨리 무궁화가 나라꽃으로 법제화가 되어 무궁화를 아끼고 사랑했으면 합니다.
장황한 설명을 왜 하냐구요? 저는 대한민국의 국화(國花)인 무궁화 그림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무궁화전승아카데미 강좌에서 '무궁화 바로 알기' 교육을 하는 강사이기도 합니다.
▲ 태극기.무궁화 집필교재 표지 |
ⓒ 김종희 |
현재는 한국 국민이 사랑한 무궁화, 거기에다 국민이 오래 사랑한 달항아리, 많은 국민의 건강을 지켜준 생활 속 옹기를 접목해 '옹기가 담은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 안중근의사기념관 '안중근을 그리다' 기증전 |
ⓒ 김종희 |
당신께선 공무원이 되기 위해 몇 번의 낙방과 학벌의 소중함을 몸소 겪었던지라, 재산은 못 물려줘도 본인이 원하고 합격만 하면 교육은 무조건 시켜주시겠다는 교육관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은근히 딸이 교육자가 되기를 바라시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는 중학교 1학년 때 김예순 미술선생님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덕분에 울진군항제 등 각종 미술대회에서 입상하며 아버지 뜻대로 사범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했습니다.
▲ 대한민국 국가상징 어린이미술대전 무궁화 퍼포먼스, 순천정원박람회장 |
ⓒ 김종희 |
▲ 새조위기증작-통일열차 |
ⓒ 김종희 |
▲ 울진 황상봉 열사댁 벽화 |
ⓒ 김종희 |
그 어떤 역경과 어려움에도 오뚝이 같이 일어나는 무궁화, 강인한 생명력과 피고 지는 끈기의 투지력은 우리 국민성과 닮았습니다.
이러한 무궁화는 지상 최고의 꽃이라 자부하며, 무궁화와 무지개를 그려가는 가는 것이 저에게는 희망입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교육자·언론인으로 활동한 한서 남궁억(南宮檍·1863~1939년) 선생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공로로 '2018년 한서대상'에서 대상을, 국가상징 선양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 웅기에 담은 무궁화 |
ⓒ 김종희 |
빛의 모든 색을 포함한 무지개는 색채와 형태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희망을 품은 무지개와 전통적 배경의 공존을 위해 역사와 함께 한 우리 고유의 오방색, 달항아리, 조각보가 친근하게 다가와 저의 곁에 공생하고 있습니다.
오방색은 단순한 빛깔로써의 색만이 아닌, 방위와 계절 나아가 종교적이며 우주적인 철학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오행사상에 따른 오방색을 용도와 신분에 맞게 구분하여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관념과 전통은 현대인들이 시각적인 이미지 색을 사용하며, 보는 것과는 다른 '우리 선조들의 색채관'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 24대한민국인물대상 수상 당시 사진 |
ⓒ 김종희 |
아울러 스텐실, 번지기 문지르기, 테이핑기법을 통해 평면적인 질감, 마티에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스펀지를 이용해 면의 경계를 없애고 다른 색과의 결합도 나타내, 보는 이로 하여금 단조롭지만, 자연의 빛이 주는 힘과 거대한 신비감으로 동양적인 색감을 캔버스 위에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 김종희 명인의 작품 |
ⓒ 김종희 |
작품 속에는 무궁화가 모티브, 바탕에 펼쳐진 것은 무지개색, 색 면 하나하나에 자연을 담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호흡하는 깊은 내면세계를 내포하였습니다.
특히 추상의 성격과 색채의 표현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까지 끌고 감으로써 추상의 가장 의미 깊은 본질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흔히 보아왔던 무지개의 반달 모양 형태에서 벗어나, 하늘과 인간 세상을 연결하는 무한한 직선과 면의 결정체로 표현했습니다.
▲ 김종희 명인 작품 |
ⓒ 김종희 |
▲ 한서남궁억기념관, 한서교회 기증 |
ⓒ 김종희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투데이와 충남도청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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