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1st] 에이스를 왜 순순히 팔까? 나폴리, 크바라츠헬리아 매각 추진하는 이유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왜 이적설에 오르내릴까? 나폴리가 이탈리아 정상에 설 때 크바라츠헬리아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문을 가질 만하다. 하지만 최근 나폴리 상황을 보면 파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 오시멘 보면 안다, 선수 붙잡아두기 힘든 나폴리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여러 매체는 크바라츠헬리아가 나폴리를 떠나 파리생제르맹(PSG)으로 갈 수 있다고 전했다. 두 구단과 선수까지 모두 이적에 대한 의지가 있다. 금액만 잘 맞으면 곧 성사될 수도 있는 거래다.
크바라츠헬리아는 지난 2022년 나폴리로 영입된 조지아 대표 윙어다. 러시아 루빈카잔에서 '드리블만 좋은 선수' 정도로 인식되다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수선한 상황에 모국 조지아 구단을 거쳐 나폴리로 이적했다. 그런데 그 시즌 공격의 핵심으로서 엄청난 활약을 했다. 리그 12골 10도움으로 10-10을 달성했고, 우승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MVP를 수상했다. 왼쪽 측면부터 중앙으로 파고드는 드리블과 조금만 틈이 보여도 날카로운 슛을 꽂을 수 있는 오른발 킥이 가장 큰 무기였다.
나폴리 우승 멤버는 트로피를 들어올린 직후 와해되기 시작했다. 합류할 때부터 바이아웃 조항이 있던 김민재는 이를 발동시킨 바이에른뮌헨으로 이적했고,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구단과 재계약 갈등을 겪다 떠났다. 빅터 오시멘도 당장 나가고 싶어 했지만 구단의 강경한 '판매 불가' 방침에 발목이 잡혔다가, 지난해 여름에는 정면으로 대립했다. 그 결과 2군 강등을 겪은 뒤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로 임대된 상태다. 이번 겨울이든 다가오는 여름이든 나폴리를 떠날 것이 유력하다.
나폴리는 원래 주전 선수가 떠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향의 구단이지만 최근 오시멘 케이스를 보면서 선수를 억지로 잡아두는 건 어렵다는 현실을 깨달은 듯 보인다. 크바라츠헬리아는 우승 당시 가장 무명이었기 때문에 순순히 재계약에 동의했다. 하지만 그 계약기간도 2027년 만료로 길지 않았고, 연봉인상이 재계약의 큰 이유였다. 그 인상된 연봉조차 다른 팀으로 갔을 때 받을 수 있는 액수에 비하면 턱없이 낮았다. 현재 PSG에 요구하는 연봉은 지금 받는 액수의 4배로 알려졌다.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크바라츠헬리아는 나폴리의 재계약 제안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계약만료까지 1년 반 남은 크바라츠헬리아가 다음 계약연장을 거부한다면 나폴리는 늦어도 올여름에 매각해야만 이적료를 벌 수 있다. 과거 나폴리 소속 선수들이 불가사의할 정도로 여러 번 계약연장에 동의했던 것과 같은 구단 특유의 운영법은 이제 전유럽의 관심을 받는 스타 선수에게 통하지 않는다. 나폴리도 빠르게 이적시장에 선수를 내놓기로 했다. 계약기간이 꽤 남은 만큼 8,000만 유로(약 1,201억 원)라는 큰 돈을 요구했고, 받아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 대체자? 이미 있다
특히 최근 경기에서 크라바츠헬리아 없이 좋은 결과를 낸 것이 매각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나폴리는 최근 리그 4연승을 달리면서 다시 이탈리아 세리에A 1위를 되찾았다. 그런데 이 기간에 크바라츠헬리아는 부상으로 단 1경기 출장에 그쳤고, 그 경기였던 베네치아전조차 교체로 빠진 뒤에야 선제결승골이 터졌다. 결국 크바라츠헬리아 없는 나폴리의 모습을 충분히 확인했다.


대신 에이스로 떠오른 선수가 다비드 네레스다. 네레스는 이번 시즌 합류한 브라질 국적의 윙어다. 아약스와 벤피카에서 오래 뛰면서 27세가 되도록 빅 리그 진출을 못한 선수라 이번 시즌 나폴리로 올 때도 큰 기대는 없었다. 시즌 초반 적응에 힘들어하는 듯한 모습도 있었다. 그런데 크바라츠헬리아가 없을 때 유독 경기력이 살아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네레스의 원래 포지션인 오른쪽 윙어 자리에서 경기를 주도할 때도 있고, 크바라츠헬리아 대신 왼쪽 윙어로 배치되면 왼발 크로스를 날카롭게 올린다.
특히 가장 최근 경기는 상징적이다. 상위권 경쟁팀 피오렌티나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공수 균형을 고려해 왼쪽 윙어 자리에 원래 윙백인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를 배치했고, 대신 오른쪽 윙어 네레스에게 힘을 실어줬다. 공격을 주도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지만 네레스는 잘 이겨냈다. 로멜루 루카쿠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진영 한가운데를 돌파하는 놀라운 드리블 끝에 선제골까지 터뜨린 것이다.
결국 구단 경영진과 콘테 감독 모두 크바라츠헬리아를 지금 팔아도 된다는 점에 동의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크바라츠헬리아가 PSG로 갈 경우 루빈카잔 시절 황인범, 나폴리 시절 김민재에 이어 이강인까지 한국 선수들과 연달아 인연을 맺게 된다. 혹은 이강인의 잉글랜드행 이적설이 크바라츠헬리아와 맞물려 더 타오를 가능성도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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