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공포 재발하는 미국…韓금리인하 속도 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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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더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 중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탄탄한 성장과 2% 초과 물가 상황 지속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이 경감되고 있다"면서도 "미국과 달리 한국은 성장 둔화 우려 심화로 기준금리를 중립금리인 2% 수준까지 빠르게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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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영향 피할 수 없어, 기준금리 인하 속도 둔화 가능성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더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 중이다. 한국 역시 트럼프 관세정책에 따른 물가 불안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향후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물가불안으로 금리 인하 속도 느려질 가능성 커져
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달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95%에 달했다. 오는 6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도 33%로, 금리 동결 확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중이다.
이는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현지에서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1로 시장 예상치인 53.4를 상회했다. 특히 세부항목 중 서비스업 가격지수가 64.4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급등하면서 물가상승 우려를 키웠다. ISM 서비스지수와 함께 공개된 설문에서도 응답자들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따른 물가 우려가 컸다.
이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작년 11월 구인건수도 6개월 이래 최고치인 810만건을 기록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8개월 만에 최고치인 4.7%까지 급등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4.5%임을 고려하면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도 물가 불안 우려 커질 듯, 금리 인하 속도조절 가능성
우리나라도 트럼프발 물가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2.0%로 상향했다. HSBC도 1.9%에서 2.0%로 올렸다. 이는 한국은행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1.9%보다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관세 우려 및 국내 정치 불안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수입물가가 상승하면서 한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지난달 말 개최한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고환율로 인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높아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의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05~0.1%포인트 정도 끌어올린 것으로 봤다.
물가상승 우려는 한은의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수형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지난 2일 외신과 인터뷰에서 한은 통화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물가를 꼽기도 했다. 물가가 재차 상승한다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우려로 인해 한은이 1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지만 물가 우려로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은 축소될 것"이라며 "만약 한은이 1월에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추가 인하에 보수적인 언급을 한다면 시장이 기대하는 최종금리 수준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미국보다 빠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탄탄한 성장과 2% 초과 물가 상황 지속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이 경감되고 있다"면서도 "미국과 달리 한국은 성장 둔화 우려 심화로 기준금리를 중립금리인 2% 수준까지 빠르게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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