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강원도 HID 방문 제보...군, 내란 때 충청 지하벙커도 점검"
[복건우 기자]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배석해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 연합뉴스 |
또 내란 사태 당시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B1 벙커'에 이어 충청권 지하 벙커가 정치인들을 감금하기 위해 사전 점검에 들어갔다는 제보도 공개됐다. 사실관계를 밝히고 해명할 책임이 있는 대통령실은 내란 사태 관련 국회 운영위원회(운영위) 현안질의에 전원 불출석했다.
김태효 1 차장은 HID 부대 방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계엄 준비 목적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군 부대 격려 방문을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 없는 비약"이라고 부인했다.
"윤석열 같이 가려다 김태효만... 내란 획책 의심"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오전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믿을 만한 제보에 의하면 김태효 차장이 강원권에 있는 북파공작특수부대(HID)를 2023년도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때 원래는 대통령 윤석열도 같이 가려고 했는데 취소되고 김 차장이 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 차장이 HID 부대원들의 훈련 모습도 자세히 체크했다"라며 "김 차장은 외교를 담당하는 차장인데 왜 여기를 간 건지 심히 의심스럽다. 저도 39년 동안 군 생활을 하고 육군 대장으로 전역했지만 HID는 비밀부대라 한 번도 간 적이 없다. 육군 대장까지 한 보병·포병 등 전투병과 장군들도 갈 수 없는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차장이 왜 거기에 가서 훈련 사항을 자세히 체크했는지, 대통령은 왜 가려고 하다 못 갔는지, 이미 오래전 북파공작원을 이용해 내란을 획책한 의도가 아니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라며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정확히 답변하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앞서 7일 김 차장이 비상계엄 다음날인 지난 2024년 12월 4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통화하며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이 불가피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입장문에서 "허무맹랑한 가짜뉴스"라며 "(김 차장은) 12월 3일 계엄이 선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늦은 밤 골드버그 대사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은 바 있다"라고 주장했다.
▲ 대통령경호처장은 어디에... 8일 12.3 윤석열 내란 사태와 관련한 현안질의가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을 비롯한 대통령비서실 인사들이 전원 불참해 파행을 빚고 있다. |
ⓒ 남소연 |
이어 "비상계엄 내란 때 여러 반국가 세력으로 지칭되는 언론인·정치인들을 전쟁 지도본부로 썼던 B1 문서고(벙커)에 감금하려 했다는 게 증언됐고 확인됐다"라며 "그런데 왜 충청권에 있는 전쟁 지도본부도 비상계엄 당일 낮부터 준비한 정황이 있는지 모르겠다. 무슨 용도로 쓰려고 했나"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북풍을 유도해 전쟁 지도부로 쓰려고 한 건지, 반국가 세력들을 감금하려 한 건지, 아니면 충청권 이남에서 실제로 포고령을 위반한 인원들이나 반국가 세력으로 지칭되는 여러 언론인·정치인들을 잡아넣으려고 시설을 점검한 건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12·3 내란 이후 제대로 된 운영위가 열리지 않고 있다"라며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책임있는 자세로 국회에 나와 국민의 물음에 답변해야 한다. 국회 출석을 거부하며 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반복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과 정치적 책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과 박종준 경호처장 등 증인 22명은 운영위 전체회의에 전원 불출석했다. 운영위는 12·3 내란 사태 현안질의에 불출석한 정진석 비서실장 등 증인 22명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이같은 김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김태효 1차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실을 통해 지난해 HID 부대 방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계엄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2023년 6월 초, 대북 정책을 담당하는 김태효 제1차장은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다"라며 "1년 7개월 전, 재작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12월 3일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 없는 비약"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태효 제1차장은 계엄 당일 계룡대 소재 지하 벙커에 가거나 관련 인사와 접촉한 사실도 전혀 없다"라며 "짜놓은 각본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아니면 말고' 식의 모함과 선전 선동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아무리 반복해도 없는 일이 있는 일이 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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