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에 연기 시작, 9년차 배우로 사는 비결은요..."
[김정아 기자]
▲ 연기에 대한 깊은 열정과 인생을 향한 그녀의 활동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고, 마치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
ⓒ 김정아 |
연기보다 주부로서의 삶이 더 길었던 그녀지만, 어린 시절부터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었다. 매년 성탄절엔 교회에서 연극을 올리며 한 해를 마무리했고, 결혼 후에는 문화센터에서 아이들에게 전래 놀이를 가르치며, "여기가 내 무대야"라고 속으로 되뇌며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워갔다.
임유란 배우는 자신이 서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무대로 바꾸는 능력을 갖춘 배우였다. 5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것은 물론, 홈쇼핑 광고와 중년 의류 브랜드 모델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스스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갔다. 그녀가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연기에 대한 진심과 배움에 대한 열정이었다.
▲ 촬영 당시 현장은 임유란 배우의 열정과 전문성을 엿볼 수 있는 순간들로 가득했다. |
ⓒ 임유란배우 |
- 언제부터 연기자를 꿈꿨나요.
"어릴 적에는 역할 놀이와 상황극을 즐겼지만, 연기자가 되는 건 꿈이 아니었어요. 사실, 어릴 적에는 역할 놀이와 상황극이 재미있긴 했지만, 연기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국어 선생님이 '서울예대 연극과에 가보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지원했고, 덜컥 붙었죠. 그런데 연기보다 학교 다니는 게 더 힘들어서인지, 졸업 후엔 '연기는 내 길이 아니구나' 하고 20년 동안 손 놓고 지냈어요. 그러다 아이들을 다 키운 뒤 우연히 다시 연기를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촬영장에 갈 때마다 가슴이 뛰어요. 처음엔 드라마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신났지만, 실력 있는 배우들을 보며 ' 현장에서 주연으로 연기하는 선배님들처럼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이제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제 안의 열정이 점점 커지는 걸 느낍니다."
- 여러 작품에 꾸준히 출연한 비결이 있나요.
"사람들에게 기억되려면 먼저 스스로를 빛나게 만들어야죠. 저는 유튜브 채널 '주부 배우'를 운영하며 출연 장면을 공유하고, SNS로 저를 알리는 데 열심입니다. 스마트폰 영상 편집을 배우고 싶어서 책 저자에게 직접 연락했을 정도로 배움에 진심이었어요. 이렇게 계속 배우고 성장하다 보니, "임유란씨 열정 있네,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주시는 것 같아요. 결국 열정과 꾸준함이 많은 기회를 불러오는 비결 아닐까요?"
- 배우로 활동하면서 어려움이 있다면요.
"영화 <극한직업>에서 마약범에게 차를 빼앗기고 넘어진 연기를 했어요. 영화에선 짧게(15초) 등장했지만, 사실 그 장면을 40도 가까운 무더위 속에서 4시간 동안 촬영했답니다. 상처도 있었지만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도 웃으며 촬영했죠. 덕분에 천만 관객이 본 작품에 제 이름을 남길 수 있었으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 돋보이는 연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20년 만에 배우로 다시 발을 들였기에 20대의 마음으로 열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정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곳이 촬영 현장이었죠. 대사 없이 스쳐 지나가는 역할을 하나 얻기 위해서도 최소 5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고, 복잡한 오디션을 거쳐야 했습니다. 어렵사리 역할을 얻어 몇 시간씩 촬영해도, 결국 화면에 등장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또 어떤 날은, 제가 은행 인질 역할로 캐스팅돼서 추운 겨울날 2박 3일 동안 무릎을 꿇고 촬영한 적이 있었어요. 무릎 보호대까지 차고 연기했지만, 방송에서는 아웃포커스로 나와서 제가 등장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죠. 작은 역할이라도 캐릭터를 철저히 분석하고 연구하며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현장에서 스태프와 감독님의 의견에 빠르게 반응하고, 어떤 역할이든 주연급 열정을 가지고 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배우로 활동하다 보면 역할이 편집되거나 빛을 발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동기부여를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게 가장 큰 도전이었어요. 그래도 연기에 대한 애정이 크기에 이겨낼 수 있었죠."
- 미래 꿈나무들에게 조언한다면요.
"우선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연기력을 차근차근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나에게 맞는 배역이 찾아오더라고요. 중요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배우가 되고 싶다'고만 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에요. 배역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지만, 없을 때는 그 시간을 내공을 쌓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연기 레슨, 워크숍, 공연 관람, 영화 보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 준비하고 공부해 나가세요. 조급해하지 말고, 묵묵히 꾸준히 나아가세요. 무엇보다 먼저, 자신을 믿고 끊임없이 도전하세요. 작은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하고, 배움을 멈추지 않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어 연기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을 잃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연기를 오래오래 하고, 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입니다. 연기력을 계속 쌓아가며 관객과 감독이 믿고 캐스팅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주연으로 관객들과 깊이 소통하며 저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어요. 저를 가슴 뛰게 하는 일이 바로 연기잖아요.무엇보다 촬영현장에서 연기를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좀 더 나아가,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연기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롤모델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
▲ 인터뷰를 이어가는 동안, 그녀의 눈빛에는 배우로서의 진심과 앞으로의 꿈에 대한 굳은 다짐이 담겨 있었다. |
ⓒ 김정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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