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독일·프랑스 정상들 분노…"머스크가 선 넘었다" 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내정 간섭'에 유럽 각국 정상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머스크가 다음 달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자 현지에선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독일대안당(AfD)은 나치를 옹호하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 독일의 극우 정당이다. 머스크는 독일의 한 주간지에도 같은 취지의 글을 기고했고, 오는 9일엔 AfD 소속 총리 후보인 알리스 바이델 대표와 대담도 계획하고 있다.
동시에 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겨냥해 각각 "무능한 멍청이", "반민주 폭군"이라며 비판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숄츠 총리는 "새로운 일이 아니고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트롤(troll·관심 끌려고 일부러 시비 거는 사람)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도 "이 나라의 대다수는 정상적이고 품격이 있다"며 "머스크의 거짓말이나 개인 의견이 8400만명 인구의 독일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도 온라인 언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스타머 총리가 2008∼2013년 왕립검찰청(CPS) 청장이었을 때 아동 성착취 사건을 은폐했다는 영국 내 극우 세력의 주장을 SNS에 인용하며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 6일 "정치의 치열함과 활발한 토론을 즐기지만 거짓이 아니라 사실과 진실에 기반해야 한다"며 사건을 은폐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선을 넘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반면 머스크는 SNS에 다시 글을 올려 "비열한 스타머는 정치적 이득을 위해 어린 소녀와 부모들의 호소를 무시했다"고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의 계속된 기행에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까지 관련 언급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대사들과 신년회에서 "10년 전만 해도 세계 최대 SNS(X)의 소유주가 국제 반동 운동을 지원하고 독일 등 선거까지 개입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말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 역시 현지 공영방송에 "SNS에 대한 막대한 접근권과 경제적 자원을 가진 사람이 다른 나라 내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동맹 국가간 이런 식은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머스크가 노르웨이 정치에도 간섭하려 시도하면 정치권이 단결해 그와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도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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