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와 윤상현…尹 탄핵정국서 주목받는 국민의힘 두 중진

고수정 2025. 1. 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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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尹, 대통령 관저 찾아 '호위무사' 자처
탄핵반대 집회 참석자들에게 "무한 경의"
6선 趙, 대통령·친윤 겨냥 '레드팀' 역할
관저 집결 의원에도 "국회의원 자격 있나"
국민의힘 윤상현(왼쪽)·조경태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 두 중진 의원이 유독 주목받고 있다. 윤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한 윤상현 의원(5선)과 쓴소리를 가감 없이 하는 이른바 '레드팀' 역할의 조경태 의원(6선)이다. 윤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 지지자들로부터, 조 의원은 친한(친한동훈)계 지지자들로부터 호응을 얻는 상반된 길을 걷고 있는데, 누가 올바른 길을 걸은 것으로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상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지속적으로 참석했다.

윤 의원은 지난 2일 오전 윤 대통령 지지자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침에 출근하다 꼭 와야겠다 해서 새벽에 찾아왔다"며 "여러분들께서 대통령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이 모습에 무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 윤상현이 같이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여러분들과 함께 아픔과 희망을 같이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그에 앞서서는 전광훈 목사와 자유통일당이 이끄는 광화문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을 막아내지 못했다며 사죄의 큰절을 하기도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윤석열 대통령 관저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윤 의원이 가장 주목받은 순간은 지난 3일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관저로 진입했을 당시다. 윤 의원은 공수처와 대통령경호처가 대치하는 상황이 빚어지자 '중재자'를 자처하며 관저를 방문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윤 의원과 만나 "대한민국 사법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탄핵소추단이 윤 대통령 탄핵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하자,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자당 의원들을 향해 입장 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인 6일엔 '관저서신(국민들께 드리는 편지)'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윤석열 호위무사' 역할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 관저에 와있다"며 "국민의 한 사람이자 국회의원으로서 무도한 3대 검은카르텔 세력의 국헌 문란행위를 막고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한다. 그래서 3대 검은카르텔 세력과의 투쟁에서 승리해 대한민국 체제 자체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당대회 직전까진 비윤계였으나 전당대회 과정에서 범친윤계로 탈바꿈했다고 평가되는 윤 의원이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친윤계가 된 건, 본인의 정치적 입지와도 연관돼 있다는 해석이 많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 정국에서 윤 의원이 가장 큰 수혜자가 아닐까"라며 "대통령 호위무사로 강성 지지층의 호응을 가장 많이 얻고 있다고 보인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까지 노릴 수 있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 의원도 이제 지역구 정치가 아니라 중앙 정치를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지난 전당대회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이번 행보를 통해 몸값을 제대로 올렸다"라고 말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2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최고위원회에서 비공개 전환 후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에 반해 조경태 의원은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윤 대통령과 친윤계에 쓴소리를 하는 '레드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조 의원은 친한계 좌장이자 당내 최다선(6선)으로 행보마다 주목받고 있는 이른바 당내 '셀럽'이다.

조 의원은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1명이자, 국민의힘 의원 중 처음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찬성 입장을 밝힌 1인이다. 조 의원은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 2차 표결 당시 국민의힘의 반대 당론에도 불구하고 찬성표를 던지는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국민의힘이 반발의 의미로 불참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 표결에도 유일하게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 때문에 친윤계 의원들은 물론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조 의원은 최근 윤 대통령을 '최고의 엑스맨(X맨)', 국민의힘을 '계엄 옹호 정당'으로 칭하며 강한 비판을 쏟아내 왔다.

조 의원은 지난해 12월 23일 채널A 방송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만 안 했어도 여러 기회가 있었을 텐데, 어찌 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살려주고 또 민주당을 살려준 사람이 누구겠느냐"라며 "윤 대통령이 너무도 원망스럽다. 우리 당 입장에서 최고의 엑스맨"이라고 질타했다.

지난 5일엔 "아직도 비상계엄에 대해 이게 위헌적인지 위법적인지 잘 모르겠다는 중진들이 있어서 참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으며, 이날 관저에 집결한 40여명의 의원들을 향해선 "국회의원 자격이 있느냐"고 일갈했다.

조 의원은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한, 국민의 안전과 인권과 복지와 자유를 위해서 노력 봉사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위한,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국회의원이라면 지역구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이 이렇듯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보지 않고 쓴소리를 하는 배경엔 '민심'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우리 당이 역사에 떳떳하고 당당한 정당으로 가야 된다" "국민 뜻을 따라야 한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우리 당 중진 의원 중에 강성 지지자들 눈치 안 보고 바른 소리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라며 "조 의원을 그런 이유에서 정말 존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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