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경질' 인도네시아, 감독 클라위베르트+기술이사 판할 내정…코치진은 월클→"WC 본선 가겠다"

나승우 기자 2025. 1. 7.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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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네덜란드 레전드 2명이 신태용 감독 뒤를 이어 인도네시아를 이끈다. 세계적 명장이었던 루이 판할이 기술이사직을 맡고 초짜 감독 패트릭 클라위베르트가 사령탑을 맡는다.

세계적인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6일(한국시간) "클라위베르트가 인도네시아에 올 예정이다. 이미 계약이 성사됐다. 2+2년 계약이며 오는 1일 인도네시아에서 프레젠테이션이 이뤄지며 목표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는 같은 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및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PSSI는 "이번 결정은 대표팀 성과와 대표팀이 앞으로 달성할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 오랫동안 신중하게 고려하고 평가한 결과 내려진 것이다. PSSI는 인도네시아 축구국가대표팀 발전에 기여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신태용 감독의 앞날을 기원한다"고 신 감독의 경질을 공식화했다.

신 감독 경질 명분은 최근 열린 2024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AFF컵) 조별리그 탈락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감독으로 클라위베르트를 선임한 것을 보면 최근 인도네시아계 네덜란드 선수들을 적극 귀화시키는 정책을 이어가고, 그에 맞는 세계적 명성을 가진 지도자를 데려오려는 PSSI의 욕심이 겹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은 최근 AFF컵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조별리그 1차전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참 낮은 미얀마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둔 것이 대회 유일한 승리다.

2차전에서는 라오스에게 3실점을 허용한 끝에 3-3 무승부에 그쳤고,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의 3차전에서는 0-1로 패했다.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홈에서 0-1로 패한 인도네시아는 조 3위에 그치며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최근 적극적으로 귀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전력을 고려하면 확실히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는 주전 멤버가 아닌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을 끌어모아 참가하긴 했으나 조별리그도 뚫지 못한 것이 인도네시아 내에서 꽤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대회 결과만 놓고 신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한 건 섣부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 감독은 2020 AFF컵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지도력을 입증했고, 2022년 대회에서는 4강에 오르며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강자 위치로 올려놨다.

지난해 1~2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동남아 국가 중 유일하게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조별리그에서 이라크, 일본에게 1-3으로 패했으나 베트남을 1-0으로 잡으며 간신히 16강행에 몸을 실었고, 16강에서 호주를 만나 0-4로 패해 여정을 멈췄다.

4월에는 U-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8강에서 꺾는 역대급 이변을 쓰고 4강에 진출했다. 당시 승부차기로 황선홍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격파한 신 감독은 이후 올림픽 티켓 확보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으나 인도네시아 축구를 아시아 4강 반열에 올려놓아 박수갈채를 받았다.

최종예선에서도 어느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던 참이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 참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월드컵 최종예선 단계까지 올려놓은 건 신 감독이 최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를 홈에서 누르며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챙겼다.

앞서 5경기에서 3무 2패를 기록 중이었던 인도네시아는 3차 예선 최하위까지 내려갔으나 사우디전 승리를 통해 승점 6(1승 3무 2패)을 쌓고 최하위인 6위에서 3위로 올라서며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을 높였다.

아시아 3차예선에선 각 조 1~2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3~4위는 월드컵 티켓을 놓고 6개국이 다시 겨루는 4차 예선에 나간다. 당초 인도네시아의 현실적인 목표는 4차예선 진출이었으나 신 감독의 지도 아래 지금 상황에선 본선 직행까지 꿈꿀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그런데 연령별 대표팀을 데리고 출전한 AFF 컵에서 베트남 최정예 1군에 패하고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신태용 감독 경질하는 황당한 일을 저질렀다.

네덜란드 출신 인도네시아 선수들을 귀화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점점 강해지는 선수단 전력에 맞춰 신 감독보다 명성이 높은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신 감독을 경질한 거라는 시선이 있었고, 결국 네덜란드 레전드 공격수였던 클라위베르트가 선임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매체 수아라닷컴은 "네덜란드 대표팀과 바르셀로나 스타였던 클루이베르트가 인도네시아 대표팀 새 감독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신태용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클루이베르트가 꼽혔다"며 클루이베르트가 인도네시아 사령탑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어 로마노가 클라위베르트 선임 확정 보도를 내놓으면서 사실상 차기 감독은 클라위베르트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1976년생인 클라위베르트는 현역 시절 아약스(네덜란드), AC밀란(이탈리아)을 거쳐 1998년부터 2004년까지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활약하며 공식전 257경기 112골을 터트린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이다.

이후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발렌시아(스페인),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릴(프랑스)에서 1년간 뛰고선 은퇴한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스승인 루이스 판 할 감독 아래 코치를 맡아 네덜란드의 껌짝 3위에 보탬이 됐다. 이후 2015~2016년 북중미카리브해에 있는 네덜란드령 퀴라소 대표팀을 맡았지만 비중 있는 국가대표팀 혹은 클럽 지도자를 한 적은 없다.

지난해 7월 튀르키예 아다나 데미르스포르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프로구단 지휘봉을 잡았으나 6개월 만에 경질됐고 지금은 무직이다.

현역 시절 명성은 신 감독이 비교되지 않을 만큼 클라위베르트가 탁월하지만 지도자 커리어는 신 감독이 훨씬 앞선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는 거의 초보나 다름 없는 클라위베르트를 선임하려는 도박수를 두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점은 베테랑 감독 루이 판할을 기술이사로 선임해 보완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스페인 매체 풋붐은 "패트릭 클루이베르트가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발표됐다. 특히 아약스에서 자신의 흔적을 남긴 전 네덜란드 공격수였던 클라위베르트는 데미르스포르와 결별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현역으로 복귀한다"며 "그러나 클라위베르트는 이 여정을 혼자서 수행하지 않을 것이다. 루이 판 할 또한 기술 이사로 임명되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두 네덜란드인은 이미 인도네시아 축구연맹 회장인 에릭 토히르와 함께 소개돼 사진을 찍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AZ la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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