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아닌, 네덜란드 귀화 선수들 손을 들어줬다"…현지 전문기자가 본 '충격 경질' 전말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가 지난 5년간 인도네시아 각급 대표팀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낸 한국인 신태용 감독을 전격 경질하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이번 결정이 즉흥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10월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바레인과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2-2로 비길 때부터 신 감독과의 결별이 어느 정도 예정돼 있었다는 분석을 한다.
콤파스에 기고하는 인도네시아 축구전문 기자 해리스 파르데데는 6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경질 카드를 만지작거린 것은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거둔 직후부터였다"며 "가장 큰 문제는 성적이 아닌 인도네시아 대표팀 내 소통 문제였다"며 2중국적 선수들의 대거 가세가 이번 신 감독 경질의 불씨였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정통 순혈파와 네덜란드 태생 귀화파의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불협화음이 신 감독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PSSI는 6일 신태용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9년 말 인도네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와의 5년 동행을 마치고 사령탑 자리에서 내려왔다.
신 감독은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해 인도네시아 A대표팀(국가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 사이에 연속성을 만들었다.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2020 미쓰비시전기컵 아세안축구연맹 축구선수권대회(AFF컵) 준우승,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진출, 2024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4강 진출 등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U-23 아시안컵에선 8강에서 아시아 최강 한국을 무너트려 한국의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을 40년 만에 처음으로 무산시켰다.
그 덕에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팬들이 사랑하는 감독이 됐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에서도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인도네시아와 신 감독의 '행복한 동행'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PSSI와 에릭 토히르 PSSI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해 4월 신태용 감독과 2027년까지 재계약을 맺으며 신 감독을 향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토히르 회장의 마음이 돌아선 것은 추가시간 논란이 있었던 지난 10월 바레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조별리그 C조 3차전이 끝난 뒤였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전반 15분 만에 선제골을 실점하고도 전반 추가시간 라그나르 오랏망언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뒤 후반 29분 라파엘 스트라윅의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막바지 극장 동점골을 허용해 통한의 무승부를 거뒀다.
기존 추가시간이 6분만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주심은 추가시간이 지나도 경기를 끝내지 않았고, 결국 인도네시아가 후반 추가시간 9분에 동점골을 실점해 비기자 신태용 감독도 폭발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대외적으로는 FIFA에 항의를 제기하고, "이것이 축구"라며 말을 아꼈던 토히르 회장이지만 그는 바레인전 이후 신태용 감독과 결별할 때가 다가왔다고 판단했다는 게 파르데데의 견해였다.
바레인전 무승부와 이어진 중국전 패배도 영향을 미쳤지만, 더 큰 문제는 팀 내부에 있었다.
파르데데는 "토히르 회장은 바레인과의 2-2 무승부 때부터 신태용 감독을 경질할 생각이 있었다"며 "PSSI가 지난 10월부터 조용히 계획을 세웠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신 감독과 결별한다는 소식을 듣고도 놀라지 않았다"고 밝혔다.
AFF컵에서의 부진한 성적은 경질을 위한 구실일 뿐, 소통 문제가 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바레인전 직후부터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라커룸 내부 문제가 대두됐다"며 "대표팀 라커룸 내 잡음은 대표팀에 네덜란드 태생 귀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늘어났다. 인도네시아 태생 선수들은 리더(감독)에게 순종적인 면이 있지만 네덜란드 출신 선수들은 감독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근래 인도네시아 혈통의 네덜란드 태생 선수들에게 여권을 발급했다. 그들에게 2중 국적을 인정한 것이다. 어느 새 인도네시아 대표팀 선발 라인업의 8~9명이 네덜란드 혹은 벨기에 출신으로 채워졌다.
문화가 다른 선수들을 대표팀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둔 선택이 화근이 됐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잡음이 나왔다. 불화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토히르 회장은 신 감독과 인도네시아 태생 선수들보다는 네덜란드 출신 선수들을 선택하고, 이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월드클래스 공격수 출신 파트리크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골라 선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앞으로도 인도네시아 혈통의 네덜란드 출신 선수들을 계속 발굴하고 전력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월드컵 본선에 무슨 일이 있어도 나가겠다는 게 인도네시아에서 손꼽히는 부자로 알려진 토히르 회장의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신 감독이 억울한 희생양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에릭 토히르 SNS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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