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배우' 저주 풀었다, 데미 무어 "골든글로브 45년만에 처음"
스페인어 '에밀리아 페레즈' 최다 4관왕

" “정말 충격이에요. 45년 넘게 이 일을 해왔는데 배우로서 처음 이 상을 받았어요.” " 생애 첫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품은 63세 할리우드 스타 데미 무어의 목소리가 기쁨으로 떨렸다. 6일(한국시간) 미국 비버리힐스에서 열린 제82회 골든글로브시상식에서 무어는 영화 ‘서브스턴스’로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30년 전 한 프로듀서가 “팝콘 배우”로 낙인찍은 뒤로 “성공하고 돈 버는 영화는 만들지 몰라도 (연기자로서) 인정받을 수 없을 거라고 믿어왔다”는 무어. 1990년대 ‘사랑과 영혼’ ‘G.I. 제인’ 등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작품활동이 줄면서 이혼 등 개인사로만 회자됐다.
그에게 ‘서브스턴스’는 “거의 끝장났다”고 여겼던 시기에 그를 구원한 작품이다. 50번째 생일날 “어리고 섹시하지 않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퇴출 당한 퇴물 배우의 신체 개조 호러물에서 환갑의 무어는 전라를 불사한 인생 연기를 펼쳤다.
"미친 대본"이 구원…"여성들이여, 잣대 내려놓으라"
이날 “마법 같고, 대담하고, 용기 있고, 틀에 얽매이지 않고, 완전히 미친 대본이었다”고 운을 뗀 무어는 자신이 “충분히 똑똑하지 못하고, 예쁘지 않다”고 느낀 적 있는 여성들에게 자신이 받았던 조언을 전했다. “한 여성이 제게 ‘당신은 결코 충분할 수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런 (평가) 잣대를 내려놓으면 당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오늘 이 트로피를 저의 온전함과 사랑의 표시이자, 제가 사랑하는 일에 제가 속한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선물로 자축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은 안젤리나 졸리(‘마리아’), 니콜 키드먼(‘베이비걸’), 틸다 스윈튼(‘룸 넥스트 도어’), 케이트 윈슬렛(‘리’), 파멜라 앤더슨(‘라스트 쇼걸’) 등 톱스타들을 제치고 ‘아임 스틸 히어’의 브라질 배우 페르난다 토레스가 차지했다.
스페인어 뮤지컬 '에밀리에 페레즈' 최다 4관왕
최다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프랑스 감독 자크 오디아르의 스페인어 뮤지컬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는 뮤지컬‧코미디 작품상, 외국어 영화상, 여우조연상(조 샐다나), 주제가상(‘El Mal’) 등 최종 4관왕을 차지하며 최다 수상작품이 됐다.
이를 비롯해 올해는 쇄신의 변화도 엿보였다. 골든글로브상은 백인 편향, 부정부패 의혹 등 보이콧 대상이 되며 80회 이후 시상식 운영권이 기존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에서 방송기획 제작사로 넘어갔다. 심사위원 규모도 6개 대륙 70여개국 300명으로, 기존 회원의 3배로 확대했다.

그런 결과, 올해 영화 부문 결과에선 지난해 유럽 주요 영화제를 휩쓴 다국적 화제작의 고른 수상 경향이 엿보였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수사망을 피해 성전환 수술을 받는 멕시코 카르텔 수장과 그를 돕는 여성들의 이야기로,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여자배우상을 받은 작품이다. 드라마 부문 작품상‧감독상(브래디 코베)‧남우주연상(애드리언 브로디) 3관왕에 오른 ‘브루탈리스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정착한 유대인 건축가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은곰상(감독상)을 수상했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지난해 안시영화제 최다 수상작인 라트비아 감독 긴츠 질발로디스의 ‘플로우’에 돌아갔다.
영화 부문 아시아 수상 불발
이밖에 뮤지컬‧코미디 남우주연상은 ‘어 디퍼런트 맨’에서 얼굴에 신경조직이 자라는 신경섬유종증을 앓는 배우의 삶을 그린 세바스찬 스탠, 남우조연상은 배우 제시 아이젠버그의 감독작 ‘리얼 페인’의 배우 키에란 컬킨이 받았다. 각본상은 가톨릭 교황 선출 과정의 뒷이야기를 다룬 동명 소설 원작 영화 ‘콘클라베’의 영국 극작가 피터 스트로갠, 음악상은 ‘챌린저스’ 음악감독 트렌트 레즈너, 애티커스 로스가 수상했다. 뮤지컬 영화 ‘위키드’는 웰메이드 블록버스터상을 받았다.
다만, 올해 골든글로브 영화 부문은 방송 부문에 비해 아시아 수상자(작)가 실종됐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 제82회 골든글로브 영화 부문 수상 결과
「 작품상-뮤지컬‧코미디 | ‘에밀리아 페레즈’
작품상-드라마 | ‘브루탈리스트’
감독상 | ‘브루탈리스트’ 브래디 코벳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 ‘서브스탠스’ 데미 무어
남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 ‘어 디퍼런트 맨’ 세바스찬 스탠
드라마 여우주연상 | ‘아임 스틸 히어’ 페르난다 토레스 (브라질)
드라마 남우주연상 | ‘브루탈리스트’ 애드리언 브로디
여우조연상 | ‘에밀리아 페레즈’ 조이 샐다나
남우조연상 | ‘리얼 페인’ 키에란 컬킨
각본상 | ‘콘클라베’ 피터 스트로갠
음악상 | ‘챌린저스’ 트렌트 레즈너, 에티커스 로스
주제가상 | ‘에밀리아 페레즈’-‘El Mal’
비영어 영화상 | ‘에밀리아 페레즈’
애니메이션 | ‘플로우’
웰메이드 블록버스터 | ‘위키드’
」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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