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 2단계' 뒤 아파트 거래 반토막…더 큰 게 온다
대출 규제로 부동산 한파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치 이후 넉 달(9~12월) 동안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직전 4개월보다 반 토막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25개 자치구 중 24곳이 절반 넘게 줄었고, 60% 이상 급감한 곳은 8곳에 달했다. 중앙일보가 5일 서울부동산광장이 제공하는 부동산 거래현황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매매 계약일 기준)은 5만5613건이다. 전년(3만5619건) 대비 56.1% 증가했다. 상반기에는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거래가 늘었다. 아파트 공급 부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매매·전세 가격 상승세 등이 얽히며 매수 심리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트레스 DSR 2단계가 9월부터 시행되면서 시장은 얼어붙었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 상환 능력을 심사할 때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다. 여기에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제한까지 더해지며 시장에 돈줄이 막혔다.

지난해 5~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만8933건. 7월에만 9216건이 거래되며 4년 만에 월간 거래량 최대치를 찍었다. 하지만 9~12월 거래량은 1만2205건으로 직전 넉 달보다 58%나 감소했다. 12월엔 1963건에 그쳤다.
광진구가 가장 타격이 컸다. 같은 기간 광진구 소재 아파트 매매는 68.1%(772→246건) 줄었다. 올해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도 거래 절벽을 피하지 못했다. 성동구(1542→533건)와 서초구(1643→569건)는 각각 65.4% 줄었다. 25개 구 중 두 번째로 높은 감소율이다.

서울 강북권 외곽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역시 거래량이 50% 안팎 줄었다. 도봉구(-47%)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40%대 감소를 기록했다. 강남권에 비해 중저가·노후 아파트가 많아 지난해 상반기 거래량이 많지 않고 가격 오름세도 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가 줄면서 새 주인을 기다리는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5일 기준 매물로 나온 서울 아파트는 누적 8만7620호다. 지난해 같은 날(7만5368호)보다 16.3% 늘어난 수치다. 3년 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금리 인하, 공급 부족, 전·월세값 상승 가능성, 주택시장 진입 인구 증가 등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부동산 시장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DSR 3단계가 변수다. 시장 충격을 우려해 일각에선 시행 유예나 연기 가능성도 거론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상반기엔 관망세가 강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로 갈수록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며 “스트레스 DSR 3단계가 도입되고, 가계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면 거래량과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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