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 뭉쳐 서서, 내란세력 몰아내야 한다
[김창현 기자]
▲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 한남대로에서 민주노총 노동자와 시민들이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을 촉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
ⓒ 권우성 |
▲ 12.3 윤석열 내란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3일 오전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걸어서 들어가고 있다. |
ⓒ 유성호 |
모인 대다수가 곧 탄핵은 인용될 것이며 봄 대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물론 필자도 그런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윤석열이 저항하고 국민의힘이 허파 뒤집어 지는 소리만 하고 있고 태극기 부대는 성조기를 흔들며 윤석열을 지키고 있지만 대세를 바꿀 순 없다. 곳곳에서 너무 많은 증거가 쏟아져 나오면서 내란의 혐의가 분명해졌고 무엇보다 온 국민이 이것을 밤새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당일 국회를 지켰던 국민들은 이제 길거리로 진출하여 한목소리로 윤 석열 정권의 아웃을 외치고 있다. 헌재가 감히 이것을 뒤집는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필자는 단호하게 만장일치 인용을 주장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 어떻게 될 것인가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 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나? 문재인 시즌 2가 되겠지."
지난해 정년퇴임한 한 선생이 이런 말을 던지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순식간에 분위기는 한탄조로 바뀌었다.
"정권을 바꿔도 세상이 바뀐다는 아무런 희망이 없으니 재미가 없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사실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으며 비판을 받고 있다. 엄청난 촛불의 힘으로 당선되었고 총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압도적인 힘을 몰아주었으나 그 어떤 개혁조치 하나 변변하게 한 것 없이 지지부진하다가 결국 정권까지 넘겨준 탓이다. 완전히 내려앉아 절대 다신 정권을 잡을 수 없을 것 같던 수구 보수 세력을 다시 살려 준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그는 어떤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 2024년 12월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촉구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응원봉(탄핵봉), 피켓 등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 권우성 |
광장이 세력화하고 시퍼렇게 살아 정권의 장악과 집행과정에 적극 개입할 수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민주당의 우경화와 타협을 막고 지속적으로 촛불의 항쟁 정부기조를 끌고 갈 수 있었다면 그렇게 맥없이 무너졌을까. 돌아볼수록 안타깝다.
그렇다면 오늘날 다시 이 상황을 맞으며 두 번의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우선 광장은 힘을 유지하며 쉽게 철수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탄핵과 파면을 통해 내란 상태를 종식시키고 상황은 장악해야 한다. 새 정부의 탄생은 곧 광장의 등장과 맞물려야 하며 광장의 근본적 개혁요구가 정부 내에 관철될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둘째, 이를 위해 광장은-오늘날 광장은 1500여 개 사회단체가 뭉쳐 만든 사회대개혁 비상행동으로 대표되고 있다-항쟁체로 자기 역할을 다할 뿐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이를 관장하며 투쟁해 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투쟁 동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문재인 시즌 2를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2024년 12월 4일 새벽 군 병력이 국회에서 철수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결코 그렇지 않다. 그들은 틈만 나면 다시 우리 사회의 주인으로 등장하기 위해 몸부림 칠 것이며 실패하지 않을 쿠데타를 준비할지도 모른다. 윤석열과 그 내란세력은 여전히 한국사회의 주류이다. 그들은 잠시 정권을 내려놓을 순 있으나 결코 무너지지 않을 강력한 힘을 여전히 갖고 있다. 제 발로 사라지는 기득권 세력은 없다. 또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목숨도 걸 준비가 되어 있는 극우세력들이 큰 규모로 세력화되어 있다.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지만 필자의 걱정은 곧 현실이 될 수 있다. 두고 보라. 우리는 느닷없이 군부가 동원되는 상황을 늘 걱정하며 살게 될 것이다. 내란세력들이 하려고 했던 짓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필자의 가슴속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무엇보다 한반도 전쟁위기를 부추겨 정권을 찬탈하려고 시도한 것이 가장 두렵다. 북과 대치상황이라는 현실을 이용하여 전쟁위기를 조장하고 이를 통해 정권을 잡으려는 이 미친 발상은 앞으로도 죽 지속 될 것이다. 그들은 망상과 아집을 넘어 확신범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말 반국가세력에게 정권을 넘겨주고 사회가 곧 공산화될지 모른다는 나라 걱정(?)을 하고 있다.
내란의 씨를 말려야 한다
탄핵이 인용되고 윤석열이 파면되면 바로 선거 국면에 들어가게 된다. 선거캠페인에 몰두하다가 새로운 대통령을 탄생시키고 그냥 조용히 집에 돌아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상상하기 싫은 최악의 모습이다. 이제 정말 큰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선 내란 세력의 씨를 말려야 한다. 보라. 윤석열은 특전사, 수방사, HID까지 동원하고 경찰력을 동원하여 내란을 획책했다.
말도 안 되는 부정선거 얘기로 그렇게 쉽게 군부대와 경찰이 움직이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목도했다. 그리고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공범이 바로 '국민의힘'임을 명심해야 한다. 추경호가 했던 일을 곰곰 떠올려 보라. 그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빼돌려 국회계엄해제 결의를 막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만약 그날 국민들이 몰려나와 국회를 가로막지 않았다면, 국회의원들이 담 넘어 신속하게 모이지 않았다면, 공수부대 헬기가 1시간만 더 빨리 왔다면, 그들의 계획대로 의장과 여야 대표들이 체포되었다면 과연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섬뜩하지 않은가. 국민의힘이야말로 내란의 본체이다. 그들은 지금 윤석열을 옹호하고 탄핵을 막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 당을 해체시키는 작업에 모든 공력을 기울여야 한다. 얼마나 역사가 무서운지 보여주어야 한다.
▲ 촛불행동 주최로 2024년 12월 28일 오후 헌법재판소 부근 안국역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2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 남소연 |
그동안 민주당은 계엄해제부터 한덕수 탄핵에 이르기까지 좌고우면하지 않고 단호하게 싸움을 이끌어왔다. 이제 문재인 시즌 2가 되느냐 역사에 길이 남을 사회대개혁, 7공화국의 상징이 되느냐는 향후 투쟁에 달려 있다.
4.19에서, 1987년 6월 항쟁에서, 그리고 지난 박근혜 탄핵 촛불에서, 그리고 이번 윤 석열 쿠데타 저지 투쟁과정에서 우리는 광장의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보았다. 그 민중의 출렁이는 파도가 더럽고 낡은 것들을 어떻게 쓸고 가버리는지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또 보았다. 그 투쟁을 중도에 멈추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들이 다시 등장한다는 것을.
이제 갈 길은 명확하다. 광장은 투쟁으로 뭉쳐 서고 민주당은 그 투쟁을 겸허하게 받아 안고 전면에 서야 한다. 눈앞에 다가온 정권 쟁취에 그만 눈이 어두워지는 순간 또 망한다. 광장과 유리되지 말고 타협론에 귀 기울이지 말고 단호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대개혁조치를 실현하고 내란세력을 몰아내야 한다. 그것만이 문재인 시즌 2로 가는 것을 막고 대한민국을 대격변의 시대 우주의 중심에 우뚝 세우는 길임을 명심하자.
필자는 모임을 마치고 일어서며 이렇게 말했다.
"이삼십대가 일어섰는데 뭘 걱정합니까? 바람 불어도 꺼지지 않는 응원봉까지 들었는데요. 함께 시작했으니 끝도 함께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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