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눈 쌓여도 관저 앞 '尹 체포' 찬반 집회…"자리 지키겠다"
서울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던 5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선 윤석열 대통령 체포 찬반 집회가 각각 열렸다. 양측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중단된 지난 3일부터 2박 3일째 밤을 새우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오는 6일 만료되는 만큼 양측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대통령 관저 인근 한남동 루터교회 앞 도로엔 윤 대통령 지지자들(경찰 비공식 추산 6000명)이 모여있었다. 같은 시간 관저 인근 한남초등학교 쪽에선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엔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만명이 참석했다.
양측은 각각 경쟁적으로 마이크와 확성기 소리를 높이며 신경전을 벌이는 등 크고 작은 충돌 상황을 빚었다. 윤 대통령 지지 측에서 “대통령과 함께 싸우겠다”는 등의 구호가 반복되자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측은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외치며 맞섰다. 한남초교 앞에서 약 50m 거리를 두고 모인 양측은 서로 몸을 밀치는 등 몸싸움을 벌여 경찰이 제지에 나서기까지 했다. 경찰은 도로를 점거한 일부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수차례 해산명령을 내렸다.
이날 오전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대설 특보가 발효됐다. 오전 6시 즈음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에 집회 장소 일대는 순식간에 눈이 쌓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은박 비닐이나 우비 등 방한용품으로 몸을 감싼 채 거센 눈발을 맞았다. 대설주의보는 오후 들어 모두 해제됐고, 양측 집회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대학생 임모(22)씨는“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는 생각으로 나왔다”며 “불법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은 체포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직장인 송모(31)씨는 “(더불어)민주당이 거대 야당이 된 건 부정 선거 때문으로, 비상계엄 선포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선 자발적으로 눈을 치우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경기 포천에서 온 한대수(70)씨는 바닥에 깔아 냉기를 막는 스티로폼 판자를 밀대처럼 사용하면서 눈을 쓸었다. 그는 “어제부터 와서 밤을 새우고 있는데, 오늘도 끝까지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집회 참여자들은 구청 등에 민원 전화를 걸며 제설 작업을 촉구하기도 했다.
서지원·전율·이찬규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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